무거운 이야기가 구름 위에 도사린다. 표지와 제목만 보았을 때는 뭉게구름이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감싸줄 것만 같지만 정반대의 전개를 보여준다. 빈부의 격차는 그 틈이 너무도 넓어서 하늘과 땅으로 갈라졌고 서서히 금이 가던 관계는 어느덧 이어붙일 수 없는 균열이 되었다. 아이러니한 점은 상대적으로 가난한 계층이 구름 위에 자리잡아 구름 사람들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고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유한 계층은 지상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며 땅 사람들이라 불리운다. 소설 속 구름은 지상에서 나타난 오염물질로 만든 것인데, 땅 사람들은 건강에 해롭다는 이유로 구름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들이 주장하는 오염물질 위에는 사람이 살고 있다. 정부가 인공 강우제를 살포해 구름을 없앨 것이라는 소문이 돌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철거를 해야하니 퇴거하라는 대사는 비단 픽션 속의 설정만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항의하며 일어서는 구름 사람들을 향해 철저한 무관심을 띄며 그들의 투쟁의 의지를마저 꺾어버린다. 구름을 철거하겠다는 말이 땅 사람들에게는 그저 걸리적거리는 존재를 지워버리는 일이지만 구름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존재할 수 있는 조건 자체를 지워버리는 일이다. 그래서 항의하는 구름 사람들을 직접적으로 탄압하지 않고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반응하는 정부의 태도는 현사회에서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는 권력의 방식이다. 대응하지 않고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이 방식들은 투쟁하는 누군가의 존재를 아예 논의대상으로 바라보지도 않는다. “우리가 아직 여기에 있다.”라고 외치는 구름 사람들에게 고개도 돌리지 않으며 구름 사람들의 외침은 공중에 흩어진다. 이 소설에서 ‘구름’은 이야기를 끌고 가는 중심 소재이기도 하지만 구름 사람들의 의지가 발화되는 중심지이기도 하다. 구름이 철거되면 그들의 의지마저 사라지는 것이다. 단순히 설명하면 디스토피아라고도 설명할 수 있지만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라고 느낀다. 상당히 우울하고 비극적인 전개가 이어져서 감정소모가 꽤 크다. 어딘가로 무작정 도망치고 싶지만 오하늘이 도망칠 수 있던 곳은 구름 끝의 낭떠러지, 딱 거기까지였다. 새로운 환경에 놓여질 오하늘에게 높고 쾌청한 하늘이 존재하길, 그 하늘에 구름 한 점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