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가이드 - 노벨 생리학.의학상 수상자 피터 도어티 교수의
피터 도어티 지음, 류운 옮김, 손상균 감수 / 알마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1994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게임이론의 창시자 존 내쉬(John F. Nash)에 대한 일대기를 다룬 영화 <뷰티풀 마인드>. 존 내쉬가 생활하던 창가에 어떤 암호처럼 빼곡히 적힌 연산기호를 보고 수의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새삼 느꼈던 적이 있다. 두꺼운 수학의 정석을 잡고 씨름을 해야 했던 지난 날의 나에게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연산기호들의 숨어 있던 매력을 알려주었고 그렇게 난 지금까지 수의 아름다움에 빠져있다. 그뿐만 아니라 존 내쉬가 쓴 비협조적 게임(non-cooperative games)의 논문을 원문으로 찾아서 이해하려고 애썼던 기억이 떠오른다.

노벨상이 모든 학자의 목표이자 목적이 아니고 노벨수상자와 그렇지 않은 학자로 구분하는 것부터가 쓸데없고 무의미한 일이지만 지난 날의 업적을 칭송 받는 다는 점에서 세계의 권위 있는 상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면 어떤 업적을 어떻게 이루었길래 노벨상을 수상하게 된 것일까? 대체 얼마나 많은 학자로서 고민과 연구가 있었길래 그런 노고에 보답하는 것일까? 노벨상이 궁금해지고 노벨상 뒷이야기가 궁금하다. 수상자의 목소리로 그 이야기를 듣는다면 묻고 싶은 게 참 많다.

노벨상 가이드라는 제목처럼 가장 쉽고 편하지만 확실하게 갈 수 있는 노벨상 수상방법에 대한 이야기 같지만 그 내용은 총 9장 중 마지막 장에 적은 분량으로 있을 뿐이다. 설마 노벨상 수상으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을 원해서 이 책을 들었을 분이 계실까? 노벨상에 대해 호기심이 있는 분들 일거라 본다.

책 제목이 내용을 담기에는 너무 가볍다(원제와 뜻이 같다.). 마치 여행가이드처럼 정해진 목적지를 설정해두고 그에 맞추려는 세속적인 노력으로 연상되기 때문이다. 분명하게 책에 대해 말하자면 책 제목이 담지 못한 과학자로서의 고민과 방향을 진실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과학자로서 확고한 의식과 자세 그리고 무엇보다도 과학자로서 사명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자신이 평생을 걸쳐 연구한 분야, 앞으로 연구하고 싶은 분야에 대해 자전적인 내용과 함께 후배 과학자들에게 조언을 아낌없이 담고 있다. 물론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아쉬운 부분과 개선점 또한 진솔한 목소리에 함께 담겨 있다.

책 속으로 들어가면 첫 장은 노벨상을 수상 확정 소식을 접한 후 수상 받는 과정이 일기처럼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2장부터는 진정한 과학자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권위에 대해 재확인해야 하는 당위성과 과학자의 역할을 말한다. 결국 과학의 의의는 우리가 맞닥뜨린 현실의 참모습을 탐구하는 도구로서 가장 훌륭하며 인류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계를 보호할 책무를 지닌 기제로서 역할이다. 이를 위해 인재에 대한 투자와 아이들을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도록 어른들의 역할 또한 강조한다. 동시에 종교와 과학에 대한 문제로 구분하는 것보다 인류를 위한 서로의 공존에 동의하고 큰 역할을 해야 한다며 힘있게 말하고 있다.

가끔 서술이 기존 노벨상 수상자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가치판단의 기준으로 전개되어 학자로서 반드시 이루어야 할 업적 달성 수단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 점이 책에서는 아쉬운 부분이었지만 노벨상 가이드라는 타이틀에는 걸맞기 때문에 노벨상에 호기심이 있는 분이라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과학자의 역할과 구체적으로 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보면 좋을 것 같다. 책을 아이들 혼자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르지만 아이들과 함께 보면서 과학자라는 꿈을 지닌 아이들에게 보다 구체적인 그림을 알려줄 것 같다. 지적 호기심을 실제적인 연구로 발전시키는 메커니즘의 규명이라는 실현과정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근데 이 책으로 인해 또 내가 과학에 눈을 뜨면 어쩌지…? 다시 지난날로 돌아갈 수 없는 나이 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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