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믿을 수 있는 변화 - 버락 오바마 연설문 2002~2008 영어 원문 수록본
버락 H. 오바마 지음, 모린 해리슨.스티브 길버트 엮음, 이나경 옮김 / 홍익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 진실한 감동, 구체적인 희망, I'm asking you to believe.

버락 오바마의 연설문을 엮어낸 책 한 권에 불과하지만 그의 공정한 신념과 확고한 소신이 담긴 철학을 그것도 원문과 함께 담아낸 이 책은 공감할 수밖에 없는 희망을 진실한 감동으로 이끌어 담아 내고 있다.

We say... We hope... We believe... yes, We can. (2008년 3월 4일 San Antonio 연설 중에서)

2002년부터 2008년 1월 29일까지 주요 연설문을 담은 이 책에는 3월 4일 San Antonio 연설이 없지만 그동안 버락 오바마의 연설문을 꾸준히 스크랩해온 나는 위의 말이 오바마가 구상하는 미래의 미국사회 모습을 그려내는 가장 적절한 말이라 생각한다.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는 검은 돌풍, 최초의 유색인 대통령 후보, 검은 케네디, 제2의 링컨 등 여러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민주당 경선 후보 버락 오바마다. 그만큼 각 계층의 다양한 기대가 그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고 그에 대한 기대를 보여주는 의미일 것이다. 그래서 그가 말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환호하고 갈채를 보내는 사람들은 희망을 품고 있다. 그들이 환호하는 이유는 버락 오바마의 연설에서 찾을 수 있다. 책은 오바마의 연설에 대한 평가와 해석 없이 그대로 그의 말을 전하고 있다.

그는 달변가가 아니다.

하지만 그의 말을 따라가다 보면 분명한 메시지에 자연스럽게 공감을 이끌어 낸다. 그의 말에는 한 가정의 아빠로서, 아들로서, 손자로서, 미국의 이민자로서 겪은 경험과 그 과정에서 형성된 가치관 그리고 그가 그리는 미래상에 진실함과 신뢰가 담겨 있다. 자신의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다수의 관심에서 소외된 계층인 일자리를 잃고 건강보험 없이 아들 약값을 걱정하는 아버지, 합격하고도 등록금이 없어 좌절하고 있는 어느 대학생, 이라크에 파병한 군인 가족을 위한 보살핌 등 힘없는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있다. 오바마는 그들의 입장에서 성장했고 그들의 입장에서 공감하고 그들의 입장을 미국인 모두가 감내하고 있는 상황으로 가치를 형성 발전시키고 있다.

단순히 감상이나 동정에 젖어 있지 않고 현상에 대한 정확한 문제인식과 구체적인 단계별 대안을 제시하는 데 그가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분열되고 있는 여러 쟁점과 소모적인 이념 논쟁을 넘어 그 보다 더 높은 가치인 희망, 믿음, 책임, 가능성을 미국인에게 불어넣고 있으며 이러한 신념은 그에 대한 확신으로 발전하고 있다.

희망

미국인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개인성을 공동의 목적에 맞게 희망의 가치로 이끌어내고 있다. 그리고 함께 이루어갈 가치로 희망을 제시한다.
“누군가 제게 8월의 오늘 그 나무가 어떻게 서 있는지를 물어본다면, 저는 싹을 틔우고, 뿌리는 강하며, 다시 자랄 준비가 된 나뭇가지를 500개나 보았다고 대답할 것입니다(p99).”
“제게는 세 살과 일곱 살배기 두 딸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바로 제가 애초에 이 나라에 변화를 일으키고자 하는 이유라고, 그 아이들이 자신의 아이를 키우기에 더 나은, 더 희망찬 세상을 주려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p170).”
“미국의 상황이 달라져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언제나 존재해 왔습니다. 악과 고통은 언제나 존재할 테지만, 이 땅은 작은 기적과 무한한 꿈에 의해 작동되는 나라이며 보다 큰 선을 추구하기 위해 가장 큰 도전 또한 두려워하지 않는 곳이며, 온갖 역경을 이기고 결국엔 우리들이 승리하는 곳이라고 믿는 사람들 말입니다(173).”

믿음

분열, 이념의 벽과 당파 장애물에 부딪치는 현실을 넘어 미국의 정체성을 찾고 분열과 구분이 아닌 공통가치를 만들어 미국인 모두가 희망을 품고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는 미국을 만들기를 원한다.
“이 나라가 자유와 평등이라는 원칙에 진정으로 근거하고 있다면 수백만의 사람들이 피부색 때문에 족쇄에 묶여 있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는 믿음입니다(p175).”
“여럿으로 이루어진 하나 그것이 바로 우리가 개인의 꿈을 추구하면서도 미국이라는 하나의 커다란 가족으로 화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p261).”
“신앙이 아무리 깊다거나 깊지 않든지 간에 사람들은 이제 신앙이 공격 도구로 사용되는 것을 지켜보는 데 지쳤습니다. 그들은 신앙이 상대를 얕보기 위해, 또는 파벌을 나누기 위해 사용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그들은 각자의 삶 속에서 신앙에 대해 생각하는 바는 그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p135).”

책임

“시카고의 사우스사이드에 글을 읽지 못하는 어린이가 있다면, 비록 그 아이가 제 자식이 아니라 해도 그것은 제 문제입니다. 어딘가에 살고 있는 노인이 약값을 내지 못해 약값과 집세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면, 그분이 제 조부모님이 아니라 할지라도 제 삶은 더욱 가난해집니다. 어느 아랍계 미국인 가족이 변호사도 선임하지 못한 채로 올바른 절차 없이 체포된다면, 그 사건은 제 인권을 위협하는 것입니다(p261).”

가능성

현 부시 행정부에 대한 쓴 소리도 마다치 않는다. 그들의 신념과 실행에서 비롯된 많은 결과들이 힘있는 소수자의 의도대로 흘러갔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다문화, 다민족으로 구성된 미국, 잠시 잊고 있었던 미국인의 정체성에서 찾을 수 있는, 미국인이라면 현실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말한다.
“지금 우리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순간에도 아무 정치나 닥치는 대로 팔아먹는 홍보자들, 흑색선전을 유포하는 비방꾼들이 우리를 갈라놓으려 하고 있습니다. 오늘 밤 저는 그들에게 전합니다. 민주당의 미국과 공화당의 미국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미합중국이 있을 뿐이라고 말입니다. 흑인의 미국, 백인의 미국, 라틴계 미국, 아시아계 미국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미합중국만이 존재할 뿐입니다(p262).”

희망, 믿음, 책임, 가능성이 가지는 의미를 살펴보면

무엇을 말하느냐 보다 사람들이 무엇을 듣느냐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오바마는 그 원칙에 진실과 신뢰를 담아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의 연설에 환호한다. 그의 연설에는 모든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고 공동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가 만난 사람들의 여러 상황을 전달하고 그에 대한 오바마의 직접적인 평가가 있으며 그리고 함께할 가치에 대해 구체적인 대안까지 있다. 그리고 그가 지금까지 말한 내용을 모두 기억하고 자신이 한말에 책임을 지려는 모습 또한 지지자들이 신뢰를 보내는 이유일 테다.

그러나 현재 오바마에 관한 루머와 의혹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bitter’라는 말을 했다는 의혹과 여러 사안에 대한 불분명한 판단 등 여러 의심이 그의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있다. 사실이든 아니든 상대 후보 흠집내기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어쩌면 정치과정에서 치러야 할 수순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의 신념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도 많다. 하지만 구성원 모두를 포함할 수 있는 공통가치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그의 진실은 훼손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입장에서 민주당 경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버락 오바마, 공화당 후보인 존 매케인 등 선택하고 싶은 사람이 많다는 것,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은 행복한 고민이어서 부럽기까지 하다. 희망을 품게 하고 기대를 하게 하며 확신을 심어주는 대표자가 있다는 사실이 미국의 변화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을 넘어선 미국인으로서 가져야 할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이념, 종교, 민족 논쟁을 넘어서 미국이라는 틀에서 생각할 수 있는 올바른 지도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버락 오바마는 약간 쉰듯한 거친 목소리지만 신념을 담고, 믿음을 담은 분명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다.

We say... We hope... We believe... yes We 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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