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마이크로 소사이어티로 간다 - 세상의 변화를 읽는 디테일 코드
팔란티리 2020 지음 / 웅진윙스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인터넷과 휴대전화로 친구나 가족과 소통하는 양이 많이 늘었다는데, 그럼 그만큼 친해진걸까?”
“인터넷 덕분에 연애 기간이 짧아졌을까?”
“세컨드 라이프에서 아바타끼리 결혼한 유부남 이야기는 무척 흥미로워, 우리의 정체성이 하나가 아니라 더 많을 수 있는지 궁금해.”
“인터넷을 많이 쓰면 정보량도 늘어나고 더 똑똑해질까? 또 현명한 활용 방법은 뭘까?”
“일과 놀이의 개념이 바뀌면서 그 경계도 희미해지고 있다. 정말 잘 놀아야 일도 잘하는 걸까?”
“네트워크 시대, 권력과 권위는 누구에게로 옮겨가고 있을까?”

책은 이와 같은 질문을 문제제기로 삼아 7가지 갈래(정체성, 프라이버시, 지식, 경제, 놀이, 권력, 예술문화)로 일상적인 현상을 진단한다. 정체성을 논의로 삼는 1. 나는 몇 개인가? 와 프라이버시를 중심으로 논한 2. 여기가 너희 집 안방이냐?, 지식(3. 네가 아는 것은 나도 알고 있다), 경제(클릭의 경제학을 읽어라), 놀이(나는 논다, 고로 존재한다), 권력(누구나 파워 게임의 승자가 될 수 있다), 예술문화(당신도 앤디 워홀이 될 수 있다)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결론적으로 정리하면 ‘기술의 변화로 인해 의사소통 행위 도구가 많아져 다원화된 사회를 더욱 진전시키고 그렇게 다원화된 사회구조는 다시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채널을 확장시켜 사회는 더욱 작은 단위의 집단 그리고 개인의 참여를 다양한 공론영역으로 끌어들인다’로 정리할 수 있다. 그만큼 사회단위인 개인과 집단에 대해서 소통할 수 있는 도구가 많아졌고 이러한 상호작용을 촉진시키는 순환구조를 지닌 사회인 ‘마이크로 소사이어티’로 방향을 설정하고 진단하고 있다. 책에서 마이크로 소사이어티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리고 있다. 작고 사소한 힘이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사회, 네트워크 환경의 변화로 누구든, 언제, 어디서나,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작은 신세계를 일컫는다.

개인의 일상공간인 싸이월드, 블로그, 그리고 온라인상에서 또 하나의 나인 아바타, 닉네임, 집단으로서 까페, 클럽, 의견표출로써 댓글, UCC 등 생활이 되어 버린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현상들을 철학, 심리, 경제, 사회, 경영학적인 여러 관점으로 진단한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진단하고 그 원인을 찾아가는데 원인을 먼 곳에서만 찾지 않고 싸이질, 악플, 검색어, 게임, 개죽이, 된장녀 등 신조어나 한 때 이슈를 몰았던 현상을 가까운 데서 찾아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어 재미있다.

그리고 단순한 재미를 넘어 개인과 집단이 가지는 가치와 에너지 발산 그리고 개인과 집단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또 사회가 다시 개인과 집단에 영향을 미치는 순환적 구조를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또한 기업시각에서 비즈니스 수익 모델을 설정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소비자의 공통된 원칙을 살펴볼 수 있어 책은 재미와 함께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언론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진 것 같다(저자구성을 보면 언론관련 교수가 4명이다). 여러 댓글이나 사회 이슈를 만들어가는 온라인 미디어인 포탈에 대해서인데 사이트에 접속하면 화면 중앙에 위치하는 뉴스가 그것이다. 헤드라인 뉴스가 얼마든지 의도대로 노출빈도를 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은 다루지 않고 있다. NHN의 지원으로 책의 집필이 이루어졌기 때문인지도 몰라도 포탈 사이트 뉴스가 노출빈도의 포장이 ‘가장 많이 본 뉴스’, ‘최다 조회수’로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헤드라인이 이틀이 가도 바뀌지 않고 속보가 아닌 이상 관리자의 근무 시간에 따라 얼마든지 포탈 뉴스가 재구성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에 관해 논의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누군가의 의도대로 여론 형성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 또한 마이크로 소사이어티의 현상으로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현상에 대한 진단은 대부분 공감을 하지만 다루는 분야와 원인 진단과정은 그렇게 새롭지 않다. 전체인 큰 틀에서 한번쯤 생각해보았거나 논의가 충분히 경과한 분야도 다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다루는 분야가 가치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몇 년 전에 출간됐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생활하는 사회를 정리하고자 하는 면과 주제는 새롭지 않지만 분명하게 진단하고 체계적으로 설명할만한 가치가 있는 주제라는 사실에 이 책은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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