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인간 - 니체의 인생론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함현규 옮김 / 빛과향기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니체의 사상은 한번도 의심의 여지없이 마땅히 받아들인 인간 사회의 가치와 기준에 대해 천천히 맛을 음미하며 곱씹어보게 한다. 곱씹을수록 처음 맛보다는 뒷맛을 알게 하는 니체의 글은 인간 사회와 역사에 대한 명제를 어디서 찾고 어디까지가 명제인가 하는 부분에서 전체를 따라보게 하는 인도자의 역할이 니체 사상의 매력일 것이다.

니체의 사상을 토막토막 내어 핵심을 재구성한 이 책은 니체의 사상을 처음 가볍게 접해볼 독자라면 조금은 오해의 소지와 단락들의 연계적 의미에 대해 혼란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옮긴이가 시작하는 글에 언급했듯이 철학자의 사상은 그의 글 한 구절 한 구절에 모두 살아 있기 때문에 그것을 갈기갈기 찢거나 생각 없이 짜 맞추면 철학자의 사상은 생명력을 잃고 만다. 다시 말해 철학자의 원래 사상과는 전혀 다른 사상이 독자들을 더 큰 혼란에 빠져들게 될지도 모른다는 전제를 하고 있다.

그렇다고 혼란스럽고 복잡한 글로 사람 진을 빼는 글은 아니다. 짧은 글과 문장으로 쉽게 읽히지만 그 내용만큼은 되내일수록 거미줄처럼 서로 연계된 생각들이 마구마구 떠오르게 하는 매력이 있다. 마치 책을 읽고 중요한 부분만 따로 노트에 적어 재구성한 느낌이다. 요약집을 보면 전반적인 흐름을 알고 다시 역추적하여 내용을 채워 넣을 수 있는 뼈대의 역할을 하는 것이 이 책이라고 말하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책 제목 <신과 인간>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많은 부분을 그리스도교와 인간에 대해 니체의 견해를 잘 나타내고 있다. 책의 비중은 전체 7부중 3부에서 5부까지 이어지는 책 절반을 넘는 신과 인간에 대한 내용이다.
‘신은 죽었다’라고 대표적으로 끊임없이 인용되는 니체의 이 말에 니체의 반 그리스도교 관점이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는 말이다. 선과 악은 단지 망상일 뿐 결코 이해된 것이 아니며, 인간 스스로의 정말과 스스로의 무능력을 탓하기 위해 ‘신’이라고 명명한 것이며, 허무를 신으로, 허무에의 의지를 신성한 것으로 선언하고 있다. 따라서 니체는 신은 하나의 억측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더 이상의 신은 존재하지도 않으며 인간의 허상에 불구하다는 니체의 말에 아직까지 종교로 끊임없이 분쟁하는 지역과 민족에 대해 말하고 있는듯하다. 종교로 인해 분열 대립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기를 바라는 니체의 예견된 사실이 아니었을까.

진실의 세계는 절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허주무의는 진실한 세계와 존재의 부인으로서의 신적인 사고 방식일 수 있다고 말하며 삶은 어떤 이론이나 논리 같은 논거가 아니라는 니체의 견해이다. 삶에 있어서의 가치는 그 자체로 가치를 가지는 게 아니라 사람이 한 때 가치를 부여하고 증여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권리와 의무로써 생각을 빗대어 보면 태어날 권리로 태어나는 인간이 얼마나 될 것이며, 살 권리와 의무는 갖지만 죽을 권리는 없는 인간에게 권리와 의무의 도덕적 가치를 어떻게 부여할 것이며 ‘무엇 때문에’ 이리도 고민하는가 하는 문제일 것이다.

사회 가치에 맞게 양성 육성된 편협된 시각이 아닌 인간 본연의 다양한 관점에서 가치에 대해 논하는 니체. 니체가 존경하던 쇼펜하우어의 사상과 함께 읽으면 ‘보편의 이면’이라는 현상에 대해 더 많은 주관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니체의 사상에 대해 적은 분량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려했는지 구성상의 아쉬움이 든다. 차라리 타이틀에 더욱 충실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니체의 사상이라는 큰 줄기 속에 잎이 곧 움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움트기 위한 관심은 1부 <니체의 자화상>에서 니체가 저작활동을 한 작품들이 고스란히 소개(집필동기 등)되어 니체에 대해 더 많은 사상을 찾아 공유하고 싶게 한다. 니체에 관해서 다양한 서적이 존재한다. 여건이 된다면 원어로 읽는 것이 니체가 그토록 말하고 싶던 세상에 대한 왜곡 또는 해석 없는 니체 본연의 사상에 대한 동행이 아닐까 싶다.

적은분량의 휴대하기 편한 소책자이지만 짧고 쉽게 읽히는 글자를 넘어 하나의 길에서 여러 길로 뻗어가는 생각의 인지와 인식이라는 활로의 묘미를 한껏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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