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9급 공무원입니다 - 88년생 요즘 공무원의 말단 공직 분투기
이지영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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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이 20만 명에 육박하는 요즘 공무원에 대한 관심은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11년 차 현직 공무원이 공무원으로 일하며 느낀 소회와 각양각색 에피소드를 담은 책 '나는 9급 공무원입니다'는 공무원을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9급 공무원의 세계가 수험생의 입장에서 마냥 우러러보듯 밝지만은 않다고 털어놓는다. 매일 고시반에서 시험을 준비하며 캠퍼스 생활을 즐기지 못할만큼 공시생의 기회비용은 작지 않은데에 비해 첫 월급날 통장에 찍힌 89만 8600원이라는 숫자를 보며 눈을 의심하기도 하고 합격 후 연수 마지막쯤에는 공무원의 환경 정비 업무를 대비하여 땡볕 아래 잡초 뽑기를 해보기도 하고 민원 창구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요구나 다툼에 지치기도 한다. 이러한 에피소드들은 제 3자의 입장에서 보기에는 코믹하게 보일만큼 재미있게 그려져 있었으나 막상 실제 입장에 처한다면 고충이 컸겠다는 안타까움도 함께 들었다. 토막 상식으로 '급수별 진상 민원 대응'이라고 하여 1단계부터 3, 4단계까지 민원인을 어떻게 대처하는지 급수가 올라갈수록 점점 유연해지는 대응방법을 재치있게 도식화해둔 것도 유머러스했다. 그리고 주민행정센터에 갔을 때 민원을 처리하는 앞줄과 뒤에서 사무업무를 보는 뒷줄 사이에는 아예 보이지 않는 벽이 만들어져 관여하지 않거나 서로 도와가며 일하기도 하는 등 지역마다 분위기도 다르다는 것이 신기했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만큼 공무원은 '철밥통'이라거나 쉽게 돈을 번다는 인식이 아직까지도 뿌리깊이 박혀있지만 다른 일들처럼 아니 그보다 더 힘든 일도 많다고 토로하는 저자의 이야기가 솔직하고 새롭게 느껴졌다.

'공무원은 불친절하다'는 낭설에 대해서도 저자는 고충을 토로한다. 악성 민원이 많고 그에 대한 공무원 보호 체계가 미흡하다는 말에는 그럴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업무를 할 때 힘든 일이나 사람을 겪으면 전화 통화를 하거나 직접 다른 사람을 대응하면서 친절함이 나오기 힘들었던 경험을 종종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절실히 느끼는 것은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자'는 것이다. 무턱대고 '진상'을 부리는 민원인들에게 끝까지 친절함으로 대할 수는 없고 그리해서도 안 될 일이겠지만 나의 힘듦을 드러내는 일은 줄여갈수록 프로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그 전에 저자가 지적하듯 공무원도 사람임을 인지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절실히 필요할 것이다.

코로나19 시기를 맞아 일선에서 고생하는 공무원들에 대한 이야기도 시기 상 반갑게 느껴지고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그리고 추운 겨울에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보이지 않는 많은 곳에서 국민과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많은 공무원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이 더욱 커졌다. 어린 나이부터 1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9급 공무원으로 일한 저자도 존경스럽고 앞으로 퇴직 후 이민을 갈 지 모른다니 응원하고 싶어지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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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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