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왜 닌텐도 다이어리일까? 저자가 아이와 함께 플레이한 게임들이 닌텐도 게임들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닌텐도 게임을 고른 이유는 간단하다. 아이가 커 가면서 게임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으나, 모바일 게임이나 온라인 게임에는 아이에게 유해한 사람이나 광고 등을 마주칠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확실히 랜덤으로 나오는 모바일 게임 광고 중에는 저자가 예시로 든 '좀비가 사람을 내리쳐 죽이는 게임'도 있고, 때로는 성적인 내용의 광고들도 있어 아이들이 보기에 그리 적합하지는 않을 것 같다. 온라인 게임의 세계에는 온갖 욕설이 난무하고, 이따금 어린이를 착취해 범죄를 일으키려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게임을 좋아했던 저자는 게임을 하고 싶어 하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어떻게 하면 아이가 안전하고 즐겁게 게임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 결과가 콘솔 게임기인 닌텐도 스위치 구매다.
책의 각 챕터는 주로 특정 게임 타이틀을 제목으로 걸고 있다. 각각의 챕터에서는 저자와 저자의 아이가 어떤 게임을 어떻게 즐겼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느꼈고, 어떤 점이 좋았는지를 다룬다.(가끔 게임의 핵심적인 스토리 내용이 나와 있기도 하므로, 해당 게임을 플레이할 예정이라면 해당 챕터는 게임을 플레이한 뒤에 읽어도 좋다) 개인적으로는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 파트에서 저자의 가족들이 각각 잘 하는 것을 맡아 하나의 캐릭터를 돌아가며 조작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아이가 요리를 좋아해서 재료 모으고 레시피 알아내서 요리하는 걸 주로 하고, 저자의 남편은 탐험을 하고, 저자가 전투를 도맡아 했다고 한다. 그런 식으로 게임을 즐겼다면 싱글 게임이라도 가족들과 함께하는 팀 플레이 같은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챕터 중간중간에는 어린이와 게임을 하려는 부모들을 위한 팁들이 나와 있다. 기초적인 게임기 관련 용어 설명, 게임 패키지를 구매하는 방법부터 시작해서 아이에게 게임 시간을 어떻게 제한해야 할 것인지, 게임 방송을 아이들에게 보여줘도 될지, 게임과 관련된 여행지에 관한 소개 등등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많다. 나도 어릴 때 게임하는 걸 좋아했는데 부모님이 게임을 마음껏 하지 못하게 해서 슬펐던 기억이 있다. 저자는 게임 시간 제한에 관해, 30분이나 1시간처럼 시간 단위 제한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나도 저자의 의견에 적극 공감한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는 흐름이 있기 마련이다. 조금만 더 하면 보스를 잡을 수 있는데 약속된 시간 30분이 지났다고 게임을 꺼야 한다면 아이들이 아주 슬퍼할 것이다(어른인 나도 슬프다).
책의 챕터 마지막 파트에는 저자의 딸(사실 공동 저자다)이 각 챕터에 소개된 게임에 관해 남긴 코멘트가 있다. 나는 그 코멘트 부분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