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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 따끈 베이커리 1
하시구치 타카시 지음, 이지은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처음에 이 책을 받아보았을 때 대략적인 줄거리를 듣고는 바로 '미스터 초밥왕'을 떠올렸다. 한 소년이 밥보다도 맛있는 빵을 만들겠다고 나서는 모습과, 그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만들어 낸 빵을 한 입 베어물고는 놀라움과 감동으로 소리지르는 주변 인물들. 또 전문지식으로 똘똘 뭉친 빵의 비화들...솔직히 이런 만화는 '미스터 초밥왕' 이래로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기에 식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물론 보는 사람 입장에서 즐거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빵이라는 일상적인 소재를 가지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든 가능하든간에 놀라운 작품들을 완성해 내 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나도 한번 먹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마련이다. 빵의 기원이나 그 종류, 특징 등 평소에 아무렇지도 않게 접해 왔던 빵도 이 만화를 읽고 나면 다시 보게 된다. 나도 어디 한번 해 볼까, 라는 생각까지 들면서 읽었던 만화책을 다시 앞에서부터 넘기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말이다.

캐릭터의 성격은 순진하고 열정적인 주인공과 오버액션으로 웃기는 라이벌, 맘씨 곱고 예쁜 여자 주인공 등 판에 박은 듯 하지만 작화 실력은 상당하다. 부담없이 쉽게 읽을 수 있는 만화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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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빛 1
와타나베 다에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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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가 물밀듯 들어오면서 참 어설프고 유치한 작품들도 많이 보인다. 일본의 에도 시대나 명치유신에 관한 작품들 중에도 그런 것들이 종종 눈에 띄는데, 제대로 그 시대를 이해하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을 접하게 된 건 일본의 친구의 추천때문이었다. 난 일본에서 5년정도 생활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사귄 한 일본인 친구가 괜찮은 작품이 하나 있다면서 들려 준 게 이 작품이다. 원제는 '바람 빛나다'. 화풍은 결코 내 맘에 들지는 않았지만 참 잘 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주인공 여자아이가 남장을 하고 신선조에 들어간다는, 어떻게 보면 참 고전적인 설정의 이 만화는 작가의 철저한 고증과 빛나는 캐릭터성에 의해 현실감을 갖는다.

굵은 줄거리가 아니라 배경으로 깔린 이불 한 장과 신발 한 짝, 화로 하나 등, 일본인 조차도 알기 어려운 에도 말기의 쿄토의 일상생활을 눈물겨운 노력으로 철저히 재현해내고 있다. 캐릭터 역시 그렇다. 역사 속의 인물을 스토리에 맞춰 등장시키되, 작가 나름대로의 이미지에 맞도록 때로는 희화화하고 때로는 심각하게 주인공 여자아이의 머리를 밀어가면서까지 캐릭터성을 부각시킨다. '순정만화니까 뭐~'라고 변명하며 어설프고 대충대충 그리는 건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반드시 '순정만화'로 그리겠다는 작가의 결의가 세세한 곳까지 잘 드러나 있다.

한국어판이 되면서 아쉬웠던 건 제목이 원제와 다르게 바뀌어 버린 것과 등장인물인 오키타 소시가 반말을 한다는 것이다. 원제인 '바람 빛나다' 는 시의 계절을 나타내는 한 구절로서 의미있는 말이었고 오키타 소시는 누구에게나 공손하게 존댓말을 하는 캐릭터인데도 바꿔버려서 안타깝다. 하지만 그것들이 이 만화의 장점을 가리기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프로 정신이 빛나는 이 작품을 많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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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없다 1
전여옥 지음 / 푸른숲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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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일본에서 5년간 유학생활을 했던 학생이다. 일본에 있을 때도 한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책들을 여럿 구해다 읽곤 했는데 이 책도 그 중 하나였다. 일본에서 살면서 직접 일본에 대해 느끼는 것 뿐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쓴 일본 관련 책을 읽었다. 다른 사람들이 본 일본이라는 나라와 내가 살면서 느낀 일본이란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했고, 그 차이를 대조해 봄으로서 우리 나라 사람이 가장 싫어하는 나라인 일본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여러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여옥의 '일본은 없다'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참으로 가치 없는 한 권이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5년을 살았던 난 적어도 그렇게 느꼈다. 전여옥이 말하는 일본은 대부분이 지극히 주관적이고 편협된 시각으로 비추어져 있다. 우선 3,4년의 일본주재근무로 그 나라를 판단하려는 것 자체가 허황된 생각이다. 전여옥이 본 것은 일본이라는 나라 중 극히 일부인 동경이었고, 그가 만난 사람들은 그 중에서도 자신의 생활환경에 끼여 있었던 몇몇일 뿐이다.

그런데도 그는 자신이 본 것을 모두인 양 말한다. 이건 마치 붐비는 지하철에서 자신의 발 밟은 어느 한국인이 사과하지 않는 것을 보고 '한국인은 사과할 줄 모른다'고 말하는 셈이다. 특히 일본 여성에 대한 묘사는 너무나도 단정적이어서 당황스러웠다. 그가 말하는 대로라면, 일본 여성은 다들 이중적이고 주체적이지 못하며 외국인에게 환장하는 그런 인형같은 존재일 것이다. 그러나 내가 본 일본여성은 그렇지 않았다. 물론 전여옥이 말하는 그런 사람들이 없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부이고 전체적인 모습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일본을 싫어할만한 이유가 많았다. 과거의 악행과 오늘날의 위선적인 언행 등 그래서 우리는 일본을 꺼리고 욕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에 대해 많은 의문을 가진다. 일본이란 과연 어떤 나라인지, 우리는 어떻게 그들을 이해하고 넘어서야 하는지 우리는 알고 싶어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오히려 우리가 무엇보다도 피해야 할 일본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부추김으로서 일본과 장벽을 쌓는 한권일 뿐이다. (별 한개도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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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S 1
마츠모토 토모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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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만화를 많이 보는 편이다. 장르를 불문하고 섭렵한 나의 자랑스런(?) 만화편력 덕분에 종종 주위 사람들로부터 괜찮은 만화를 추천 해달라는 소릴 듣곤 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순정만화를 이야기하면 내가 두말없이 권해 주는 것이 마츠모토 토모의 '키스'다.

사실 이 만화의 설정이나 스토리는 흔하디 흔한 순정만화 그 자체이다. 젊고 잘 생긴 피아노 선생과 귀여운 학생의 연애 이야기. 첫장만 들쳐 봐도 마지막 권의 결말까지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만화를 나의 애장서 목록에 집어 넣은 이유는 이 만화에는 특별한 감칠맛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선을 과감히 생략하는 깔끔한 그림체. 그러나 그것이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은 한장면 한장면을 배치하는 그 멋진 센스 덕분이다. 움직임이 있으면서도 고요한, 그래서 한장 한장이 모두 일러스트 집 같은 느낌을 준다. 첫 장편 연재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실력을 과시할 수 있다는 것은 크게 평가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두번째는 스토리의 배경음악이다. 종이 평면 위의 만화에 무슨 음악이 있겠냐고 생각되겠지만 한 화마다 거의 빠짐없이 들어가는 음악들은 스토리와 결합되어 훌륭히 배경음악으로서의 제 몫을 해 내고 있다. 피아노를 치는 모습 또한 충분히 감정이 배어져 나온다. 그래서 만화를 덮으면 배경음악들을 찾아보고 싶어진다. 음악을 찾아 들으면서 주인공들의 손놀림을 상상할 수 있는 만화가 '키스'인 것이다.

그 밖에도 주인공이나 조연 등 캐릭터성과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재미를 더한다. 순정만화는 물론 현실과 크게 동떨어져 있곤 하지만, 그런 것을 감안하고 아름다운 꿈을 보고 싶을 때 이 만화를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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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 Blu 냉정과 열정 사이
쓰지 히토나리 지음, 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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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전부터 살까 말까 망설이다 결국 두 권을 함께 사 온 내가 먼저 읽기로 결정한 것은 빨간 색 책이었다. Rosso-아오이의 이야기. 많은 기대와 함께 첫장을 넘겼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점점 지루해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느릿느릿한 스토리 전개, 긴장감없는 심리 묘사, 나른하고 공감이 가지 않는 주인공.....도중에 읽기를 포기하려다가 그래도 주인공 두사람이 어떻게 되는지가 궁금해서 마지막장까지 읽었던 나는 두사람이 그렇게 서로를 그리워하며 10년만에 만났음에도 결국은 헤어지고 마는 결말을 읽고 정말 허탈하기 그지 없었다.

이게 뭐야....나는 이런 재미없는 사랑이야기를 읽고 싶어 비싼 책을 두권이나 샀단 말인가....실망감에 파란색 책, 즉 Blu는 읽지 말아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다가 그래도 돈주고 사왔는데, 하는 생각에 또 한권의 책을 펼친 나는 순식간에 이 책에 빠져들고 말았다. 쥰세이의 10년...그의 이야기는 아오이의 그것보다 훨씬 리얼하고 또 감동 깊었다. 에구니와는 확연하게 역량의 차이가 드러나는 작가 츠지의 수려한 심리묘사가 흥미를 더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아오이와는 달리 쥰세이의 이야기는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내가 이 소설을 정말로 재미있다고 감탄한 것은 Blu의 마지막 부분을 읽었을 때였다. 서로를 10년전의 서로와는 다르다고 느끼며 헤어지는 두사람...열차에 오르는 아오이...여기까지가 내가 알고 있는 두사람의 이야기였다. 그러나 쥰세이는 다시 뒤돌아 선다. -나는 아직 아무것도 시도해 보지 않았다. 그녀를 혼자 그녀의 현재로 돌려 보내서는 안돼-----그리고 그는 다시 역을 향해 뛰기 시작한다. 과거로 만들지는 않겠다고 외치면서...! 그리고 쥰지는 아오이보다 먼저 도착하는 유러스타에 올라탄다. 앞으로 기다리고 있을 아오이와의 새로운 100년을 위해서......

멋지지 않은가. 페이지는 다했지만 둘의 이야기는 이제부터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아오이의 이야기인 Rosso가 정말로 지겨웠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소설들에게 후한 점수를 주는 것은 다 이 결말 때문이다. 여자는 둘의 미래를 포기하고 떠난다. 그러나 그 후 남자는 결국 포기하지 못하고 다시 여자를 쩣는다. 이것은 사실 매우 식상하고 그저그런 결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결말이 이 두 권의 사이에서는 매우 매력적인 방법으로 표현되고 있다. 두 작가에 의한 두 권의 책으로 이루어진 소설이기에 가능한 방법이다.
적어도 나와 같이 Rosso를 먼저 읽고 나서 Blu를 손에 잡은 독자는 이 소설이 끝난 후의 아오이의 심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것이다. 10년간을 사랑해왔던 남자와의 결별, 실망, 안타까움, 슬픔....모든 것을 체념하려는 순간 열차에서 내린 그녀 앞에는 쥰세이가 서 있을 것이다. 그녀를 포기하지 못하고 다시 나타난 쥰세이...그 순간 아오이가 느낄 놀라움과 기쁨, 행복......헤어짐의 체념에서 순식간에 만남의 희열로 바뀌는 놀라운 전개를 나는 아오이와 똑같은 방법으로 만날 수 있었다. 이것은 처음으로 시도되는 이 독특한 집필 방식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앞으로 읽을 사람들에게 꼭 나와 같은 순서로 책을 손에 잡기를 권하고 싶다. Rosso에서 Blu로. 아오이와 쥰지의 두번째 재회의 놀라움과 기쁨을 아오이가 밀라노에서 내릴 때 함께 느끼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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