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나라는 가라
이어령, 우에스기 사토시 외 지음, 이충호 옮김 / 한길사 / 2001년 5월
평점 :
품절


내가 이 책을 만난 것은 일본의 역사 왜곡 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던 바로 그 때 였다. TV에서는 매일같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여 방송했고, 서점에는 각 종 관련 서적이 넘쳐나고 있었다. 일본의 교과서 왜곡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려고 관련 서적을 둘러보던 내가 하필 이 책을 고르게 된 것은, 이 책이 다른 서적들과는 달리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일본인 그들의 손으로 쓰여진 책이었기 때문이었다.

'신의 나라는 가라' 이 책은 일본의 대학교수등 4명의 지식인들이 공동으로 집필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교과서 왜곡 문제를 하나하나 찝어 가며 일본에게 항의한 것처럼 이들 역시 자신들의 학자적 양심에 기반을 두고 개선해야 할 내용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있다. 또한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교과서 검정과 채택 과정에 있었던 일본 정부와 후쇼샤의 비리, 법률 위반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잘못을 묻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책이 가치가 있는 것은, 위에서도 말했듯이 이런 비판이 일본인 그들의 손으로 직접 이루어졌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자국의 위험하고도 위법적인 교과서를 사회적으로 저지함으로써, 우호와 평화를 지키고 건전한 학생들을 육성하여, 이웃인 한국과 진정한 파트너로 21세기를 걸어나가고 싶다는 강한 염원을 드러내고 있다.

이 책은 우리의 이웃나라인 일본에는 역사를 왜곡함으로써 과거의 잘못을 묻어버리려는 사람들도 있지만 스스로의 잘못을 지적하며 앞으로 나아가려고 힘쓰는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기분좋은 사실을 알게 해주었으며, 무엇이 문제인지 무엇을 우리는 알아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 준 가치있는 한 권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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