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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 평전 ㅣ 역사 인물 찾기 10
장 코르미에 지음, 김미선 옮김 / 실천문학사 / 2005년 5월
평점 :
제국주의와 맞서 싸운 혁명가 체 게바라.
젊음, 열정, 지칠 줄 모르는 투지.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실패할 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시도도 하지 않고 포기하곤 했던 나에게
극강의 대리만족을 주는 이 남자의 삶은 경악 그 자체이다.
자전거를 타고 남미 여행, 의사의 삶을 포기하고 목숨을 건 혁명가로 변신,
쿠바 혁명에 성공하여 기득권을 잡는가 싶었더니 다시 원점부터 시작.
그리고 38살의 젊은 나이에 총살 당함.
아. 정말 이 남자의 삶은 짧고, 굵다.
그러므로
나같은 소시민 여자가 이런 남자를 남편으로 둔다는 것은 재앙 그 자체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만 봐도 가슴 설레게 하는 외모부터 내면과 인생사까지
모두가 한 편의 영화같은 이 남자의 이 마력을
당할 재간이 있을 여자가 몇이나 있을까 싶다.
정말 사랑할 수밖에 없는 남자다.
불륜은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생각하는 나라 해도
이런 남자라면 다른 여자를 만난다 해도 용서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런 남자를 혼자서 독점하겠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꿈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여기까진 체 게바라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었고,
책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나처럼 지리에 약한데도 디테일하게 읽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고전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지도 기능으로 남미 지역 지도를 좀 켜 놓고 보면, 확실히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대부분의 번역서가 그러하듯이
초벌 번역 수준의 매끄럽지 않은 문장들 때문에 책에 몰입하다가도
울화가 치밀기도 했었다.(이거 읽을 때, 내 성질이 많이 더럽긴 했었다 ㅠㅠ)
이건 옥의 티 정도가 아니라 옥에 금을 그어 놓은 정도의 수준이었다.
체 게바라의 불꽃같은 삶 때문에 감동을 받은 것과는 별개로
별 세 개를 주는 것은 거지같은 번역 때문이다.
인문학에 대한 투자가 없는 우리 나라에서 번역자들의 처우가 워낙 열악한 것을 알기에
무작정 번역자를 욕하기도 뭣하지만,
그래도 이건 좀 너무했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