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남자 금성여자의 침실가꾸기 - 개정판
존 그레이 지음, 김경숙 옮김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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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들이 여자의 몸을 알아가고, 성을 알아가는 방식. 그것은 대부분 친구나 형들의 경험담 또는 야동에 의존한 경우가 많다. 과시하고 싶은 영웅심리로 친구들 모아 놓고 교실에서 히득거리면서 떠벌리는 그 과장된 경험담이 얼마나 왜곡된 것인지는 안 봐도 뻔한 이치이다. 게다가 남자라면, 중학생 때부터 본다던 야동. 말초신경을 자극하기 위해 지극히 남성적인 시각으로만 제작된 그 동영상. 거기에 등장하는 말도 안 되는 애무 기술 때문에 흥분하며 몸을 비틀고 오르가즘에 이를 여자는 현실에 없다는 것을 남성분들이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친한 애들 있을 때,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었다. 아들을 낳으면, 10살 때부터 성교육은 확실하게 시킬 것이라고. 어차피 아이가 엄마 몰래 볼 야동이라면, 그것이 어떤 점에서 얼마나 왜곡된 것인지를 알고서나 봐야 할 것이 아닌가? 무엇이 틀렸는지도 모를 나이에 무분별하게 접한 야동 때문에 왜곡된 성의식은 그 아이도 모르게 상대방과 자신을 불행하게 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내 아이는 자신의 몸은 물론 상대의 몸도 소중하게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을 아는 성인으로 성장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래서인가? 친동생처럼 아끼는 그 녀석이 전화를 하더니, 머뭇거리다가 얘기를 꺼냈다. 요즘 폭풍같은 사랑에 붙들려 불같은 사랑을 하는 그 녀석. 점점 관계가 깊어짐에 따라 운명처럼 그렇게 될 것을 예감하고 있는지, 나중에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하나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아이에게 말해 주었다. 성 행위라는 것은 상대방에게 자신의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자신의 만족감을 충족시키는 수단이 아니라는 점은 확실하게 알고 가라고. 그러므로 기교나 지속 시간 등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라고. 그리고 이 책을 선물했다.   

  성인이 되면, 성인물 동영상만 볼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섹스 지침서 하나 정도는 기본으로 읽어 주어야 한다고 본다. 상대방을 위해서. 또 자신을 위해서.

  이 책은 남녀의 신체 구조상의 차이, 남자와 여자의 차이로 인해서 성적인 체험에서 느끼는 감정이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 무엇을 중시하는지. 또 성관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들을 아주 쉽고,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화성금성 시리즈 중에서 실용면으로는 최상이라고 본다. 그 아이 역시 이 책을 통해서 남자들이 성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싸이즈가 중요하다, 지속 시간이 길어야 한다, 많이 할수록 정력이 센 것이다 등 등)에서 확실하게 벗어나는 동시에 행복한 성 생활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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