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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더 로드 -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박준 글.사진 / 넥서스BOOKS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은 많은 사람들을 삶의 철학자로 만드는 것 같아요. 저자가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은 모두가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자신을 찾기 위해서 여행을 통해 그 것을 실천하는 사람들로 보였어요. 많은 말들 중에 이들이 남긴 말들은 여행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였고 돈이 없어서 여행을 못한다는 생각, 언어의 장벽에 포기해야 했던 저의 모든 생각을 많이 바꾸어 놓았답니다. 조금 불편하고 조금은 긴장해야 하고 때로는 어려운 일을 겪어야 하는 상황일 지라도 여행은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것을 남겨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화려하고 좋은 음식에 유명한 곳을 찾아다니는 여행도 좋지만 카오산 로드를 방문하는 세계의 많은 배낭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여행과 삶의 참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외국의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은 단순한 커피가 아니라 그 곳 보통 사람들의 일상을 흉내 내는 일일 수도 있다. 커피 한 잔으로 다른 나라, 다른 도시의 시간을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Page 65
일반적인 관광지에서 표준화 되어 있는 그런 음식을 먹고 즐겨 먹던 그 맛을 찾아 찾아다니는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커피도 문화도 그리고 그들의 삶을 돌보지 않고 그냥 제가 편한 여행을 찾아서 떠나는 제 모습이 조금은 부끄럽기까지 한 내용이었습니다.
혼자서의 여행은 항상 불안을 달고 다닙니다. 낯선 곳에서 글도 말도 통하지 않은 곳에 놓여져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데요, 이들은 이런 상황을 그냥 여행의 일부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모두가 처음 떠났던 여행을 기억하고 그 기억에서 남았던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친절을 다음 여행에서 또다시 받고 나누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여행으로 현실과 멀어진다는 불안감을 또 다른 미래에 대한 약속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쓸모 없는 고민과 불안이었다는 것이죠.
우리가 불안해하는 일들은 대부분 원만히 해결되곤 하잖아. -중략- 어제 느낀 근심과 불안은 모두 내가 만든 거였지. Page 155
쉰을 넘긴 배낭여행 부부도 만났습니다. 그들의 모습에서 제 모습을 상상하기도 하고 그렇게 떠날 수 있다는 용기도 그리고 새로운 것을 같이 보고 행복해하는 모습에서 부부가 같이 느낄 여행의 의미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도 이들처럼 그렇게 여행을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들이 느낀 행복을 같이 느낄 수 있을까요?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그런 말들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네요.
행복이라는 단어의 범위가 넓은데 나는 마누라의 얼굴 표정에서 행복을 찾을 수가 있어요. 만족해하는 얼굴 표정, 별거 별거 다 타 보고, 별거 별거 다 먹고 보고 하면서 좋아하는 표정을 보고 나는 정말 행복했어요. Page 214
60을 바라보는 나이에 낯선 곳에서 둘이 손을 꼭 붙잡고 걸어다니는 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내가 꿈꾸는 그런 미래의 모습 그리고 그 자리에 제가 있었으면 하는 바렘이 가시질 않는 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