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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여행에게 묻습니다 - 진짜 여행에 대한 인문학의 생각
정지우 지음 / 우연의바다 / 2015년 12월
평점 :
여행을 왜 떠나고 싶어 하는 것일까? 여행이 가진 본질은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는 여행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 것일까? 이런 질문들에 대한 저자의 고민은 철학적이기도 하고 조금은 어려운 부분까지 파고들어서 복잡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누군가 너는 왜 여행을 가니? 하고 물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맛있는 것을 먹고, 멋진 풍경을 보며, 새로운 것을 경험할 수 있어서가 대부분이 아닐까, 이런 여행을 저자는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그리고 숨어있는 여행의 심리는 무엇인지 말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여행을 ‘삶의 혁명’이라고 표현하고 싶어 합니다. 여행을 통해 현실에 적응할 힘을 얻어 돌아오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맞설 수 있는 힘을 기르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는 삶의 주체가 되는 자신을 찾아야 한다는 말고 일맥상통하는 이야기 인 것 같아요. 역설적이게도 이런 주제가 아니라 기분전환이나 쾌락을 추구하는 여행을 목적으로 한다면 현실의 삶이 얼마나 찌들고 불행한 상황인지를 말하는 것이니 여행의 목적은 현실의 반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면 여행을 통해 우리는 무엇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 저자는 몸, 몽상, 이미지, 시간, 이별과 끝에 대한 삼ㄹ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여행에서 느끼는 신체의 변화는 현실을 살아가는 몸의 상태와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수동적인 삶의 신체의 피곤과 여행으로 힘들어진 몸의 상태는 상반된 기분을 전달하니까요. 그리고 여행은 많은 상상과 자신에 대한 성찰을 할 시간을 주기도 합니다. 시각을 통해 들어오는 새로운 이미지 역시 또 다른 생각의 시작을 말하기도 하고요. 결과적으로 사람의 삶이 만남과 이별을 근간으로 한다면 여행은 그 것의 축소판일 수도 있으니 저자의 선택이 훌륭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은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여태 제가 다니던 여행의 패턴과, 저자가 말하는 여행의 목적을 비교해 봅니다. 자신을 찾는 여행이 아니라 쾌락에 가까운 여행이었더군요. 결과적으로 여행은 잠깐의 현실 도피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돌아오기 싫고 돌아와서는 다시 여행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현실을 끌어안고 맞서 싸울 용기를 받기위한 여행. 즉 여행지에서도 현실을 살고 있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받아들이며 그들의 방식에서 힌트를 얻고 새로운 모티브를 받아서 현실을 보다 슬기롭게 살아가는 힘을 받아오는 여행을 해 보지 못했으니 말입니다.
특이한 여행에 관한 책이었습니다. 여행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과 긍정적인 시선을 질문하고 답하면서 우리가 여행을 대하는 태도와 이점 그리고 어떤 형태의 여행이 되어야 할 것인가를 제시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다시 여행을 간다면 배낭을 꼭 챙겨서 그렇게 그들의 삶의 현실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