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아빠를 닮지 마라
윤여수 지음 / 열린세상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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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짤막한 에세이들을 엮어 아들에게 삶의 지혜를 전해주려는 목적으로 쓰기 시작한 책인듯 하다. 책이름에 부응하는 것 같지만 책이름을 너무 힘있게 뽑아서 평범해 보일 수 있는 내용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아들아, 아빠를 닮지마라'


 아버지들의 심정을 담을 제목이다. 나는 아버지도 남자도 아니지만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내 아버지를 떠올렸다. 가끔 하시던 말씀이기 때문이다. 물론 당신보다 더 낫기를 하는 바람에서 하시는 말씀이시겠지만, 그 표현을 들을 때 마다 아버지의 삶이 얼마나 쉽지 않았는가를 느끼게 하셨다. '조금 더 똑똑했더라면, 조금 더 현명했더라면…' 세상 사람 모두가 같은 후회를 하겠지만 가장이라는 입장에서의 하나의 결정이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영향을 끼치기에 더 책임감이 막중하셨을 것이다.


 세상이 바뀌어 가장의 책임이라는 것이 조금씩 가벼워 지지만, 내 아버지는 담담하시다. 그렇다고 자신이 그동안 짊어온 것을 덜려고 하지도, 자랑하지도 않으신다. 그러면서 우리에겐 당연하다듯 짐 지우지 않으신다. 참 가혹한 부정이다. 


 개척과 변화보다는 지켜야한다는 삶의 자세에서 아버지는 종종 내게 답답해보이는 존재였다. 그러나 지금은 아버지의 행동에서 진정한 '보수적이다'는 말의 뜻을 알 것 같다. '우리아버지는 보수적이세요'는 '가끔 제가 불만을 가질 정도로, 가정을 수호하려고 하세요.'라고 들린다. 


이 책의 역할은 아버지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제목으로 충분한 것 같다.


 내용은 미리 못 보고, 책 제목과 몇몇 책안의 글귀로 홍보하는 책이라는 것을 파는데 완벽한 마케팅이었던 것 같다.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이런'하는 허탈한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책 제목과 홍보글귀는 완벽을 넘어서 신에 가까운 한수다. 차라리 제목에 끼운 낚싯밥을 좀 저렴한 것으로 끼우지…  저자의 직업을 걸고 넘어가기 싫지만 자꾸만 생각하게 한다. 제목에 80%의 노력이 들어가 있는 소위 낚시성 책이다. 


 모든 챕터는 주로 가족, 동료, 인생, 사회, (특히)독후감에 대한 이야기들을 큰 부담없이 시작한다. 그리고 몇 장 되지도 않는 한 글을 마칠 때 마다 끝 한 두페이지에 갑자기 무게를 실어주면서 '아들아 너는 ~~"하면서 훈계를 시작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 딱 중간까지 읽다가 서평을 쓰고있다. 뒷 부분으로 갈 수록 점점 더 제목과의 연관성이 떨어진다고 느껴진다. 그리고 사실 별로 흥미롭지 않은 내용이다.


 아빠들을 위해 쓴건지, 나중에 자기 아들에게 보여줄 책을 쓴건지, 그냥… 자기 자신을 위해 쓴것인지…. 독자에게는 나무에게 미안한 책이다. 정말 서평은 일개 독자보다는 객관적인 마음으로 출판인들까지 신경쓰게 되어 존중하는 마음으로 써야 한다는 생각에, 좋은면을 많이 보고 쓰려고 하는데, 오늘만큼은 날 존중하고 싶다. 뭔가 좋아보이게 글을 써주려고 하면 변절자가 된 기분이라서 안되겠다. 겉 표지와 유명연예인들이 써준 광고 문구만 읽는게 더 알차다.


이 책을 닮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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