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정원.

망가진 정원 - 2019 칼데콧 아너 상 수상작 ㅣ 밝은미래 그림책 42
브라이언 라이스 지음, 이상희 옮김 / 밝은미래 / 2020년 1월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의 망가진 정원!

2019년 칼데콧 아너상 수상 그림책이다.

제목만 봐도,

망가진..

뭔가 부서지고 찌그러져 못 쓰게 된 상태.

상황이나 상태가 좋지 아니하게 된 상태.

풍부한 색채가 인상적인 그림책이며

선명한 색상들과 큼직하고 현실적인 그림,

이야기 전개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분위기의 그림은 아이들의 시선을 끌만하다.

어른이 봐도 좋은 그림책...

상실과 슬픔, 사랑과 희망, 우정과 호기심

자연에서 비롯된 치유의 위력에 대한 더없이 아름답고 눈부신 그림책이라고 소개가 되어있다.

주인공 에번이 느끼는 만큼의 소중함을 잃은 상실감은 아직 느껴보지 못한 아이.

요즘 아이들이 상실감을 느끼기 힘든 이유로는

옆에 있는 부모들이 그런 감정을 느낄새도 없이 다른 무언가로 채워주려고 애를써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그 빈자리로 인한 감정을 직접 겪으면서 스스로 이겨내며 성장하는 아이로 자라게 도와주기를...

주인공 에번과 그의 멍멍이는 뭐든지 함께 하는 사이이다.

그리고 그들의 공간에는 함께 가꿔가는 멋진 정원이 있다.

모든것을 함께 하는 에번과 멍멍이는 정말 평화롭고 행복해 보이기만 한다.

에번의 얼굴에는 항상 미소가 가득하다.

보고 있는 입장에서 행복함이 묻어난다.

색채들도 화사하고 밝다~

그러나... 생명에 영원은 없는것.

그렇게 에번은 멍멍이를 잃은 상실감에 삶의 모든 의욕이 없어진다.

소중한 이를 떠나보낸 이의 상실감을 어찌 말로 설명할 수가 있을까...

에번의 마음만큼 집안의 채색이 어둡다.

집안의 어두움... 에번의 마음을 대변하는것 같아 보인다.

멍멍이가 없는 농장은 낯설기만 하고... 그것을 망가뜨리고마는 에번.

돌보지 않는 농장에선 뾰족하고 고약한 잡초들만이 무성하게 크는데, 그런 잡초가 마음에 들어서 그걸 돌보는데...

이렇게 변해가는 농장을 통해 에번의 심리상태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쓸쓸한 정원을 가꾸고 있는 동안

울타리 밑으로 기어들어온 호박덩굴을 정성스럽게 키우게 된다.

이 호박을 키우면서 에번의 마음에도 변화가 찾아오는것 같다.

상실감을 인해 차가워졌었던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그리고 호박 품평회에 참석한다.

에번에게 다시 활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본인의 시간을 즐기는 것이 보인다.

혼자있던 시간에서 친구들과도 어울리게 된다.

오랜만에 보게되는 에번의 미소.

3등을 하게 된 에번.

10달러와 아기 동물이 든 상자 중 에번은 10달러를 선택한다.

돌아서다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 상자를 들여다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에번의 뒷모습을 보니 옆에 누군가가 있다.

에번에게 행복한 미래가 보이는 마지막 페이지.

어찌보면 이런 감정을 아직 느끼지 못한 아이에겐 내가 느끼는 만큼의 공감이나 이해가 힘들 수도 있는 책일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알려주고 싶었다.

너도 혹시 이런 비슷한 일을 겪는다면 당황하거나 그렇게 힘들어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에번의 아픈 마음이 치유되면서 함께 읽는 독자의 마음도 치유되는 듯한 책.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좋은 그림책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