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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심리학
윤현희 지음 / 믹스커피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화가가 그림에 풀어놓은 생각과 감정은 무엇일까?
어떤 스토리가 그림 속에 담겨있을까?
그림 너머에 있는 화가의 삶과 이야기,
심리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화가의 심리까지 읽어볼 수 있는 책,
<미술관에 간 심리학>을 읽어보았다.
19세기와 20세기 초에 활동한 화가들의 작품과 삶을
시대적 배경과 심리학으로 관련지은 시도가 새롭다.
작년 한동안 열심히 읽었던 아들러 심리학이 있기에,
반가운 마음에 2장부터 읽었다.

사과 정물화로 유명한 폴 세잔.
사과가 썩을 때까지 그리고 또 그린 세잔은 사물의 본질적 구조를 그림에 담고자 했다.
그런 그의 탐구는 다자적 관점에서 대상을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현시대의 우리에게도 꼭 필요한 유연한 시각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세잔은 전통적인 시선에서 벗어나 당시에는 인정받지 못한 '아웃사이더'로
살아있는 동안에는 비평가들의 냉담과 대중들의 외면을 받았다고 한다.
세잔의 자화상은 처음 보았는데, 외모에서부터 그의 외골수적인 모습이 풍기는 것 같다.
하지만 그의 그림은 사후 재조명되었고,
훗날 피카소와 같은 입체주의와 몬드리안의 추상화에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세잔에 대해 읽고 그림을 보니, 그저 대표 정물화라고만 생각했던 그림에서
그의 외로움과 고독,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 같다.

프랑스 화가 에드가 드가의 삶은 우울했다고 한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불륜을 저지른 어머니가 그의 나이 13세 때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그의 나이 40세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나이 30대 후반부터는 유전병인 눈부심병으로 인해 실내의 조명등 아래에서만 그림을 그려야 했고,
남동생의 부도로 생긴 엄청난 빚을 갚기 위해 모델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여인들을 관찰하고 그렸다고 한다.

발레리나 그림은 그렇게 그려졌다고 하니...
미처 몰랐던 드가의 우울한 삶을 알게 되니 아름다운 발레리나 그림이 달리 보인다.
그는 여성을 후원하고 동등하게 대우했지만,
어머니의 불륜과 죽음으로 여자와 정서적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고,
그는 소통과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으며 평생 독신으로 지냈다고 한다.
심리학 책이다 보니, 간혹 이해하기 어려운 심리학 용어가 나온다.
하지만 뒷편에 인물과 용어해설을 친절히 해두어서 편히 읽을 수 있었다.
<미술관에 간 심리학>을 통해 화가가 그림에 담은 삶과 심리를 느낄 수 있었다.
책을 읽기 전과는 달라진 시각, 책을 읽으니 그림이 더 잘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