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출판사. 독서 운동에 가입해서 책을 받아보았다. 세바스찬 무어라는 카톨릭 사제가 쓴 글이다. 출판사 비아는 성공의 계열 출판사인 걸로 아는데 이 책 저자가 가톨릭 사제라는 사실은 조금 뜻밖이었다. 개인적으로 카톨릭 신앙을 가지고 있어서 이 책을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사실 이 책을 끝까지 다 읽을 동안 저자의 깊은 신앙적 통찰을 알듯 모를 듯 계속 헤매이었다. 손에 잡힐 듯하면서도 스르륵 놓쳐 버리는 과정이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한 가지 명확한 깨달음을, 이 책 제목 십자가에 달린 예수는 낯선이가 아니다에서 찾을 수 있었다.그럼 낯선 이가 아니라면 과연 누구인가? 에 대한 해답이었다. 바로 낯선이가 아닌 너무나 익숙한 나 자신이라는 사실이었다. 가톨릭에서는 십자가고상을 성당마다 걸어놓는다. 신자마다 가정에 십자가고상을 걸어놓은 집도 많다.이 십자가 고상에 달린 예수의 떨군 얼굴. 철저히 체념하고 죽음의 이른 이 얼굴은 바로 나의 얼굴이었다. 죄에 대해 죽은 바로 내 얼굴 말이다. 이 책 238 페이지에는 이런 글귀가 나온다. 우리는 나를 숭배하는 감옥에서 풀려 났습니다. 하느님께서 이를 그만두게 하시고 생명을 지향하게 만드십니다. 나는 나를 숭배하는 죄악에서 죽은 것이다.그분의 용서는 단순한 면죄가 아닌 바로 나를 숭배하는 자아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사실. 바로 이 점 하나만 부여잡더라도 이 책은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이 책은 부록이 달려 있다. 나는 이 부록과 책의 후기에서 더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274 페이지 거절당했음을 인정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의식 안에서 그분 예수는 받아주시는 하느님만을 아십니다. 그리고 그 하느님은 언제나 용서하시는 분이라고 선포하십니다. 번역이 좀 이상해서, 맥락을 모르는 상태에서 이 글귀만 잃는다면 사실 어떤 의미인지 알기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하느님은 거절이라는 단어는 일체 모르시고 그저 용서하시고 받아주시는 하느님 이라는 말! 마지막으로 이 책에 대한 후기를 끝내면서 남기고 싶은 마지막 문장이 있다. 우리는 곧잘 인생은 어차피 혼자야라고 마치 인생을 다 살아본 듯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인생은 어차피 혼자야 라는 말처럼 가장 그럴싸한 거짓말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이야기한다. 이 감정이 죄책감의 근원이며 죄로 이끄는 바탕이 된다는 사실을.기억하자. 하느님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한 번도 나를 떠난 적이 없었다는 사실. 그러니 나의 가장 깊은 정체성은 나는 혼자야가 아니라 하느님과 늘 함께하는 나. 바로 순간순간 자기 초월의 삶을 살고 있는 나라는 사실이다. 나에게 오신 분은 내 안에서 깨어나는 자. 바로 하느님이시다. 내안에 계시는 하느님과 늘 마주하며 나를 사랑으로그윽히 바라 보시는 하느님. 나 또한 사랑으로 하느님을 바라보며 사는 삶 이것이 자기 초월의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