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묻고 싶은 것들 - 세상의 모든 아들과 아버지를 위한 시간
빈센트 스태니포스 지음, 이종인 옮김 / 맛있는책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아버지에게 묻고 싶은 것들이라는 제목에 반해 이 책을 보게 되었는데 책을 열어보는 순간 깜짝 놀랬다. 여타의 다른 책들은 수많은 글들이 빼곡빼곡 적혀 있거나 사진이나 그림이라도 채워져 있어서 내가 책이다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는데 이 책은 장마다 간단한 질문들만 있고 글보다 여백이 더 많은 책이라고 해야 맞을 거 같다. 도대체 이 책은 뭘까? 내가 바라는 것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해주는 인생의 지혜 같은 것이었였는데 내 의도와는 전혀 다른 질문으로만 만들어진 책이라니...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책의 질문들을 하나 하나 읽기 시작하면서 도대체 왜 이런 책이 쓰여졌는지 알 수 있었다. 저자 빈센트 스태니포스도 아버지가 생각보다 일찍 돌아가셨다. 그 뒤에 아이를 키우면서 아버지께서 자기에게 어떤 영향을 주셨는지 기억하게 된다. 축구를 하기 몇분 전에 신발끈이 끊어져버린 사건이 있었다. 저자의 아버지는 당황하지 않고 "저기 운동장에서 끊어지지 않고 여기서 이렇게 끊어진 게 다행이야"라 말해주며 침착하게 신발끈을 묶어주었다고 한다. 저자 역시 아들의 축구경기전에 똑같은 상황을 경험하게 되었고 아버지가 자신에게 해줬던 것들을 자신이 아들에게 고스란히 해주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서 이 책을 쓰게 되었던 거라 생각된다. 그리고 인생을 살면서 부딪히게 되는 상황마다 아버지에게 조언을 좀 더 일찍 구했더라면 좋았겠다라는 아쉬움이 잔뜩 묻어나는 질문들로 이책을 구성한 것 같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와 아들의 사이에는 어떠한 간극이 있는 걸까? 어머니와는 그래도 자주 이야기를 하는 편인데 아버지와는 왜 이렇게 소소한 대화하는 것조차 어렵게 되었을까? 아마도 가부장적인 제도 때문에 그렇지 않았나 싶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아버지와 대화를 자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니 어느나라건 상관없이 아버지와 대화하는 것이 세상의 모든 아들들에게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질문 하나하나를 되짚어 생각해보게 된다.  
 
"아버지가 됨으로써 어떤 것을 배우셨나요?
내가 자라는 동안 가장 큰 걱정거리는 무었이었나요?
여자를 미소짓게 만드는 아버지 나름의 비결이 있으신가요?
아버지는 지금도 두려운 것이 있으신가요? "
 
많은 질문들을 읽어보니 내가 물어볼 수도 있지만 나라면 어떤 대답을 해 주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보게 만드는 내용이다. 늦었다고 할때가 가장 빠를때라는 말이 있다. 나도 지금부터라도 아버지께 간간이 물어야겠다. 내 아들이 내게 할아버지는 어떤 분이셨어요? 라고 물을 때 아버지가 이런 분이셨노라고 무엇을 좋아하셨고 어떤 대화를 주고 받았었는지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아버지를 내가 참 모르는 구나 싶기도 하다.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모르는 부분이 더 많은 것 같다. 저자에게 감사하다고 해야겠다. 이런 생각들을 품을 수 있도록 도와주니 말이다. 더 늦어 후회하기 전에 꼭 말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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