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이름을 갖고 싶었다
김지우 지음 / 홍익 / 2019년 5월
평점 :
#소설 #소설추천
#나는이름을갖고싶었다 #김지우
이번 7월 한 달을 열심히 읽었던 책.
오랜만에 소설이라 더 열정을 가지고
읽었던 책이다_
어쩌면 나는 이 작가의 '소개글' 때문에
이 책을 더 열심히 읽었던 것 같다.
나 또한 국어교육을 전공하고
임용고시를 준비한 적은 없지만
국어강사로서 일하고 있는 지금,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
내 가장 큰 꿈이었던 '작가'라는 이름을
얻게 된 이 사람은 어떤 글을 썼을까,
그게 매우 궁금해서.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건
이 작가는 '소설가'라는 이름을 가지기에
충분하다, 라는 것.
갈수록 글을 쓰는데 자신이 없고
짧은 글이라도 꾸준히 써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점점 깨달아 가고 있는 나로서는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
끈질기고 성실하게,
온 몸으로 현실을 버텨내며
마침내 한 권의 책을 완성한 사람들을
존경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매일 소설을 쓰는 사람이 작가다.
라는 페르난두 페소아의 말.
사실 이건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말이니까.
모든 소설이 인상 깊었지만
그중 기억에 남는 건
'140번 버스의 아이들'이다.
140번 버스에서 놓고내린 '잠'이
어떤 치기와 충동을 표현한 듯 했는데
이 '잠'이 없어졌다는 게,
'잠'을 놓아버렸다는 게
뭔가 철이 드는 것만 같은 느낌,
충동과 광기(?)가 없어진
재미없는 어른이 되어버리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서 '잠'이 떠나가는 게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_
'목천에 당첨되다'도 흥미로웠지만
뭔가 조금 더 얘기할 거리가 많은데
끝난 느낌이라 개인적으론 아쉬웠고,
'완벽한 미역국을 끓이는 방법'은
완전 웃으며 즐겁고 가볍게 읽었던
유쾌한 글이었다 :)
'메데이아 러닝클럽'에서는
추방된 벌레가 사라졌다는 부분이
뭔가 모르게 좀 간지럽긴 했지만
여러 인물들이 같이 달리게 되는 과정을
풀어가는 내용이 흥미로웠다_
'크로스핏 독서수업'은
국어교사로서 독서수업을 이끌어본
경험이 있는 나에게는 굉장히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던 소설이었다_
대체적으로 재미나게 읽었고
결론은 시간이 아깝지 않았던,
좋은 소설이었음! :)
마지막 장에서 내게
'당신의 진짜 이름은 무엇인가요?' 하며
묻고 있던, 발칙하고 깜찍한 노란책 :)
이 책에 나오는 소설이 전체적으로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지라 책을 읽는 내내
나의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해볼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_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정신없이 살아가느라 나를 잊을 때가 많았는데
과연 나는 내 진짜 이름을
무엇이라 대답할 수 있을까,
무엇이라 대답해야 할까.
이 물음에 자신있게 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삶을 살아가봐야겠다_
오랜만에 좋은 소설책을 읽어 기분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