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송이네책장 #요즘읽은책 <낱말의 장면들> #서사원평소 순우리말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온새미로,가온누리,하람 등 우리말에는 순수함이 담겨져 있는 것만 같아서 더 좋아했다. 대학생 시절까지만 해도 우리 말들을 찾아보고 필사하는 취미가 있었는데 최근들어 갑자기 몰아친 안 좋은 일들이 겹치면서 그 취미생활을 하지 못했었다. 그렇게 내 삶이 불행하다고만 느끼며 마음의 여유를 느끼지 못하던 순간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순우리말이 주는 아름다움에 대해 알려주고 지금 지쳐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에세이다. 가깝지만 낯선 낱말들이 주는 위안과 용기의 순간이 담겨져 있다. 새로운 낱말을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낱말을 통해 익숙한 것들을 새롭게 보게 한다. 작가가 선택한 단어 하나 하나, 상황 하나 하나가 어쩌면 다 내 이야기 같은지...내심 나만 이렇게 살고 있는건 아니구나,나도 잘 살고 있는 거였구나 라는 생각을 같게 해준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고민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펼쳐보길 바란다. 우리 말에 이런 단어가 있었는지 한번 놀라고 그 단어에 숨겨진 아름다운 뜻에 또 한번 놀랄 것이다. 민바람 작가는 부정적인 감정이 휘몰아칠 때마다 아름다운 산말(실감 나도록 꼭 알맞게 표현한 말)을 꺼내 글자 위에 기우다 보면 요동치던 마음이 제자리를 찾았다고 말한다. “낱말 하나하나가 마음에 잠재워온 것들을 꺼내놓도록 조용하고 격렬하게 나를 북돋웠다”라고. 책에서 만난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가을 부채’다. 아직도 나는 인생의 찬란한 순간이 이미 지나간 게 아닐까 서글플 때는 ‘가을부채’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철 지나 쓸모없어진 물건’을 ‘가을부채’라 하지만, 내 인생이 지금 가을쯤 왔다고 해도 그럼 또 어떤가. “여름에는 가을이 오지 않을 것처럼 뜨겁게 살고 가을에는 또 그 가을만이 전부인 것처럼 산다면. 현재에 흠뻑 젖어 살 수 있다면 언제나 지금이 전성기”가 아니냐고. 나의 전성기는 매년 돌아온다. 전성기가 아닌 계절엔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 전성기가 아닌 계절을 보내고 있는 조각들이 모이면 누구나 자신의 계절을 ‘화양연화’처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모든 순간 만족스럽고 눈부셨다는 뜻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가치를 알고 있었다는 뜻”에서.#낱말의장면들 #민바람작가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에세이 #순우리말 #우리말의아름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