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적맨 / 웅진주니어

끈적맨 ㅣ 웅진 우리그림책 112
차야다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12월

우주를 활강하는 <끈적맨>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요. 8개의 팔다리와 제목 여기저기 쳐져있는 거미줄로 거미 캐릭터임을 알게되네요. <끈적맨>은 어떤 영웅일지 궁금해져요~~^^

끈적맨

웅진주니어

차야다

23.12.01

개미 나라에 사는 거미는 개미 초등학교에 다녀요. 거미는 거미라서 거미줄을 칠 뿐인데 개미들에게 온갖 질타를 당하며 눈치를 보는 게 일상이죠. 결국 '거미줄 장난을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말을 빼곡히 노트에 적다 속상한 마음에 TV를 켰는데 혜성과 지구의 충돌로 지구 종말이 다가옴을 알게 돼요. 억울함과 분노가 폭발하며 거미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걸 다 해보기로 했어요. 식당이며 놀이공원, 하늘뿐 아니라 도로와 우주선까지 끈적맨의 거미줄 치기는 계속되고 개미들은 지구 멸망의 순간까지 <끈적맨>을 악당이라고 손가락질하네요. 억울하고 속상한 끈적맨의 최후는 어떻게 될까요?

거미가 왜 개미 나라에서 살게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타인들과 어울리기 위해 자기 자신의 본성을 버려야 하는 거미의 선택이 씁쓸한 현실을 반영한듯해 슬픔이 밀려와요. 나와 다르다고 선입견을 갖고 마녀사냥하듯 저격 당하는 거미가 안타까웠어요. 자기 자신임을 포기해야 하는 마음이 얼마나 억울하고 속상했을까요.

거미의 마지막 선택에 박수를 보내고 싶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악당으로 치부되는 상황이 암담했어요. 결과적으로는 <끈적맨>의 활약으로 운석이 튕겨나가게 되었지만 손가락질하던 개미들이 한순간에 영웅으로 추켜세우는 모습도 그리 좋지만은 않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끈적맨>은 자신이 선택한 길을 걸어요. 타인의 기준에 맞춘 게 아닌 자기만의 재능으로요.

<끈적맨>은 그래픽 노블은 아니에요. 하지만 만화처럼 분할 컷을 다양하게 사용하며 전체의 상황과 <끈적맨>의 감정 변화를 잘 표현하고 있어요. 혜성이 지구에 근접할 때는 개미들과 혜성의 거리를 매 순간 표기해 긴박감에 눈을 뗄 수 없어요. 지구 멸망 예고 이후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 하기도 하고, 연주하는 장면에서는 타이타닉이 침몰할 때 마지막까지 연주에 임하던 연주자들의 모습도 연상되더라고요.

여러 이야깃거리와 재미가 가득한 <끈적맨>의 후속 이야기도 왠지 기대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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