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젊었던 로즈는 필의 침묵을, 그의 혐오를 삶의 또 한 가지 신기한 측면 정도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가족 중에 말을 섞지 않고,
지내는 식구가 있는 집은 분명 많았다. 그러나 이는 웬만큼 살아봐야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식구에게 기대를 접을 줄도 알 만큼,
불쾌한 점을 받아들이고 장단점을 합산하여 나머지를 취하는 법도 터득할 만큼 나이를 먹은 후에..
그런데 피터는 참고 버틸 준비가 되어 있을까? 그 애가 필의경멸과 침묵을 무슨 수로 견딜까? 로즈가 미리 귀띔해 줘야 할까?
하지만 아들에게 자신이 존중받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은어머니가 있을까? 세상의 어떤 어머니가, 어른들은 대처하는을 이미 배운 혼돈으로부터 자기 자식을 지키고 싶지 않을까? - P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