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엄마는 너를 기다리면서, 희망을 잃지 않는 법을 배웠어
잔드라 슐츠 지음, 손희주 옮김 / 생각정원 / 2020년 7월
평점 :
여러 번 유산이 되면서 5주에 임신을 알았다가 8주에 유산이 되기도 하고, 12주가 넘어서 하혈을 하면서도 아이를 살리고 싶어 하루 두 번 울면서 주사를 맞으러 다녔다. 힘겨운 노력에도 아이를 잃고 내가 불가능한 일을 원하는 것인지 심히 낙담했다. 잔드라도 마르야를 바라는 것이 자연을 거스르는 일인가. 자연에 반하는 것이란 무엇일까. 마르야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인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12주까지는 유산이 반복될까봐 매일이 지옥이었다. 12주가 지나서 출산 병원으로 옮기고 나서야 한 숨 돌렸는데, 잔드라는 나와 반대였다.
그토록 원하는 임신 기간 동안 태아를 끔찍히 위하고 보호한다.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꿈에 부풀어 아이와 이것도 하고싶다, 저것도 하고 싶다 많이도 생각했다. 중절 수술을 앞둔 잔드라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와 부모로서의 자신의 권리에 대해 동등하게 고민하는 모습에서 어떤 모습이 성숙한 부모인가를 생각해보았다.
내가 아이를 낳았던 나이도 잔드라와 같아서 이 나이에 임신을 하면 뭐든 시기마다 하는 검사를 재검사까지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노산이면 아이에게 장애가 생길 위험수치가 올라간다며 계속 검사를 권한다. 이러한 긴 시간을 마르야를 생각하며 견딘 덕에 아이를 낳기 전부터 잔드라와 마르야는 이미 가족이었다.
가장 공감되었던 부분은 아이를 낳기 전에 만나는 산부인과 의사, 그 이후에 소아과 의사들은 자신이 맡은 분야 외에는 서로 아는 것이 거의 없어서...기형이나 어떤 진단을 받은 아이가 출생 이후에 몇 년이 지난 후까지 어떻게 지내게 될지에 대한 기록이 없다는 것이었다. 잔드라는 그런 책임을 의사에게 넘기기 보다, 본인이 그런 역할을 했다.
이런 부모라면, 이런 가족이라면 마르야는 정말 근사한 사람이 되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