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실의 미용과 치장 조선왕실의 의례와 문화 6
이민주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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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흥미로운 주제를 이렇게 쓰시다니요?

조선왕실의 의례와 문화를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책으로 만드신 것 아닌가요.
쉬운 우리말로 대체할 수 있는 표현을 굳이 어려운 단어를 골라 쓴 문장들을 보며 실소를 금치 못했습니다.
조금의 재미라도 있다면 오로지 컨텐츠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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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수첩 : 미술 명작 수첩
앤디 팽크허스트.루신다 혹슬리 지음, 박상은 옮김 / 현암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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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년 뉴욕여행 중 방문한 뉴욕 현대 미술관(MoMA) 4층에서 나는 걸음을 멈췄다. 내 눈이 향한 곳은 잭슨 폴록의 거대한 유화. 그냥 무언가 땡- 울리면서 그 자리에서 멈추어 계속 그림을 볼 수 밖에 없었다. 캔버스에 물감들이 흩부려져 있어 혼란스럽기까지 한 작품을 보며 나는 엄청난 에너지를 느꼈다. 그림은 마치 내게 "이 그림 속으로 걱정 따위 던져 버려. 그리고 너는 평화롭게 살아"라고 말하는 듯 했다. 그러다 아차 싶었다. 잭슨 폴록의 추상화는 내가 고등학교 다닐 적 그렇게 좋아하던 미술시간에 내가 ""하며 실소했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큰 캔버스에 물감 아끼지 않고 뿌리면 되는 거야?' 싶어서 빈치나 보티첼리 같은 화가들과 어깨를 견주는 폴록이 곱게 보이지 않았다. 그랬던 내가 2012년, 낯선 곳에서 폴록 추상화 <원-넘버 31> 사로잡혔던 것이다.  
 
예전에는 그저 그런 그림이라고 생각했던 작품이 지금은 위대한 예술품으로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제까지 수없이 탄생했고 지금도 쏟아지고 있는 무수한 작품 중에서 어떤 작품은 그저 그런 도전으로 끝나고, 어떤 작품은 세계의 주목을 받는 작품이 된다.것이 드러나는 시점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결국 그렇게 된다. 그렇다면 단순한 작품을 위대한 예술작품으로 만드는 '한 끗 차이'는 과연 무엇일까. 앤디 팽크허스트와 루신다 혹슬리의 명작수첩-미술)>은 바로 그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은 고대 동굴벽화에서부터 그리스의 조각, 로마시대 모자이크, 그리고 앤디워홀 등 현대 작가들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세기의 작품들을 다루 단순한 작품들을 예술품으로 만든 그 키워드를 뽑아냈다. 책은 10개의 키워드들을 차례대로 소개하는데, 공통의 키워드를 가진 작품들을 한 작품씩 분석적으로 설명해준다. 작품과 관련된 작가 자신 또는 타인의 언급, 이와 비슷한 소재나 기법의 작품들도 함께 추천해주고. 
 
세잔의 1878년 작품 <사과가 있는 정물>은 형식면에서 뛰어난 작품이다. (키워드 10개 중 하나가 '형식'이다) 폴 세잔은 한 알의 사과로 파리를 놀라게 하겠다고 했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세잔은 색과 선을 모두 사용해 형식을 구성했다. 실제로 <사과가 있는 정물>에서 세잔은 색상과 색조, 밝음과 어둠의 차이를 수직 붓질로 표현했다. "자연을 원통형, 구형, 원뿔형으로 다우러야 하며 모든 것을 원근법 속에 넣어야 한다"는 폴 세잔의 말처럼 사과 일곱 알을 그리면서도 위엄이 느껴지고 깊이있게 표현한 것이다. 보고 있으면 편안하기만 했던 세잔의 그림은 바로 이러한 형식미의 완결이었다. 
 
'아름다움'이라는 키워드에서 소개된 작품 중 하나는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의 <그랑드 오달리스크>다. 고운 살결과 미묘한 눈빛, 동양적인 소품과 손이 닿지 않아도 어떤 촉감일 지 느껴지는 다양한 소재들까지. 참 아름답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허리가 지나치게 길다. 앵그르는 예술을 실제가 아니라 기교라고 했고, 이렇게 긴 허리는 내재적 아름다움이라는 개념에 경의를 표하는 '기교'였다. 그림이 이토록 아름다운 데는 일반인보다 한 뼘이 더 긴 허리가 한 몫 했다는 이다.
 
'왜곡'이라는 키워드에서도 앵그르의 작품이 소개된다. 1814년작 <세논의 여인>이다. 이 그림에서는 여인의 오른팔이 지나치게 길다. 오른팔의 비율이 왜곡되어 있는 것이다. 작가에 따르면 이 왜곡 역시 작가를 위대한 예술가로 만든 한 끗 차이다. 작가는 "팔이 길어진 덕분에 손목에서부터 뒤쪽 공간으로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고, 머리가 앞으로 나와보이게 해 감상자가 여인의 얼굴에 집중할 수 있다. 또 팔이 실제와 같은 비율이었다면 그림의 부조화가 일어났을 것"이라고 말한다. 화가 막스 리베르만은 이 작품에 대해 "경탄할 만큼 아름답게 그려진 팔은 아무리 길어도 상관없지 않은가"라고 말하며 작품에 해부학의 잣대를 가져다 대려는 사람침묵케 한다. 
 
위대한 작품을 가능하게 만든 그 한 끗을 하나하나 짚으며 그림을 읽어나가는 맛이 있었던 이 책은 시대와 나라를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을 접할 수 있는 종합 과자선물세트같은 책이다. 내가 좋아하는 양파칩처럼 내 취향의 작품도 가득했지만, 내가 못먹는 양갱처럼 보기에 불편한 작품도 있었다. (이 책의 양갱은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춘화 <어부 아내의 꿈>이었는데, 에로틱 키워드에 있는 작품 중 가장 적나라했다.)책을 읽으며 무릎을 탁 치며 '아하' 싶었던 분석도 있었지만, 번역체가 어색해서인지 아니면 나의 미술이론이 부족해서인지 보면서도 이해가 어려운 분석도 있었다.
 
예술가를 위대한 예술가로 만드는 그 한 끗 차이를 위해 얼마나 연구하고 그리고 또 그렸을까 생각하니 고맙고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동시에 '비밀의 레시피가 이거였군요, 폴록씨?'하며 고개 들어 씩 웃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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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수첩 : 사진 명작 수첩
발 윌리엄스 지음, 박우정 옮김 / 현암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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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WHAT MAKES GREAT PHOTOGRAPHY? 명작수첩: 사진>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는 '아, 사진의 황금비율을 알 수 있겠구나', '사진의 구도와 색감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겠다, 공부하는 마음으로 봐야지'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이 책은 위대한 사진을 만든 것은 그 사진이 담은 내용과 그 사진이 불러오는 그 무언가라고 말하고 있었다. 위대한 사진은 의미가 담긴 사진이었다. 책의 들어가는 글과 처음 대여섯 점의 사진과 설명으로 좋은 사진은 멋진 구도와 색감, 기법일 거라고 생각했던 나는 어퍼컷을 맞았다. 
 
깨달음을 얻은 뒤부터는 화집 넘기듯이 편안하게 책을 넘겼다. 그리고 참 근사한 사진들과 그 사진을 찍은 사람들의 주옥같은 말들에 큰 인상을 받았다. 지은이 발 윌리엄스는 일, 이야기, 아름다움, 관계, 일상, 집, 갈등, 돌방상황, 움직임, 야외에서 의 10가지로 챕터를 구분했다. 챕터는 사진의 주제 또는 대상이다. 나를 사로잡은 사진 3점을 골라보았다. 
 
첫 번째 사진은 '일 챕터의 첫 번째 사진 루인스 하인의 <방직공장, 미국>이다. 미국의 아동노동현장을 보여주는 사진이다. 루인스 하인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두 가지다. 바로잡아야 하는 일들을 보여주는 것, 그리고 올바로 인식되어야 하는 일들을 보여주는 것." 사진가는 대통령도, 노동부장관도 아니지만 이 사진을 사회에 보여주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을 것이다. 그리고 조금씩 사회는 변화했을 것이다. 
 
두 번째 사진은 '관계' 챕터 있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게슈타포의 정보원>이다. 
지켜보는 많은 눈에 둘러싸여 안경을 쓰고 앉아 있는 한 남자가 게슈타포에 협조한 사람을 바라보고 있다. 제슈타포의 정보원인 여자는 부끄러움과 수치심, 후회가 느껴지는 표정으로 땅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 있는 여자는 '어떻게 우리에게! 왜 그랬어!'라는 표정으로 그녀의 어깨를 치고 있다. 관리인, 정보원, 그리고 비난자. 이 세 사람은 극적인 순간을 만들고 있고, 이 사진에서는 인간의 참 많은 심리가 읽힌다. 사진 맨 왼쪽에 줄무늬 죄수복을 입고 정보원의 뒷모습을 쳐다보는 남자를 보면 하나의 드라마가 보인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나는 내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과정 속의 어떤 상황이 지닌 모든 본질을 포착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세 번째 사진은 에른스트 하스의 <귀향하는 포로들>이다. 오른쪽에 사진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남자가 환한 표정으로 앞을 보며 걸어간다. 포로다. 그 옆에 아들인 것으로 추정되는 남자의 사진을 들고 걸어오는 남자의 얼굴을 쳐다보는 여성의 얼굴이 보인다. 혹시 내 아들이 아닐까 얼굴을 쳐다봤는데, 아닌 것 같아서 복잡한 얼굴이다. 내 아들도 오고 있나, 저 사람은 좋겠다 등등. 에른스트 하스는 "가장 좋은 광각렌즈가 필요하다고? 그냥 두 걸음 뒤로 물러서라. 그리고 '무릎을 탁 칠 만한 순간'을 찾아라"라고 했다. 
 
공교롭게 내가 고른 세 장의 사진은 평범하고 일상적인 사진이 아닌 메세지가 강하고 사회적인 이슈를 담은 사진이지만, 이 책에는 노부부가 창문을 사이로 서로 바라보고 있는 사진(래리 설턴 <부엌 창에서의 대화>, 해변 매점에서 핫도그와 커피를 사고 뒤에 줄 서있는 사람들이 많은 사진(마틴 파 <마지막 유원지>) 등 평범하고 자주 볼 수 있는 사진들도 많이 있다.
 
이 책을 보지 않았다면 크게 관심갖고 보았을 것 같지 않았을 것 같은 사진들도 골고루 볼 수 있었던 영양밥같은 책이었다. 이제 사진을 찍는 것도, 사진을 보는 것도 어렵게 생각하지 말아야지. 여행가기 전에 구입해서 여행기간에만 반짝 사용하고 집에서 잠자고 있는 나의 사진기를 꺼내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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