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스토리텔링 사전 - 창작자에게 영감을 줄 트릭, 공식, 규칙 110
미스터리 사전 편집위원회 지음, 송경원 옮김, 모리세 료 감수 / 요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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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란 '신비' '불가사의'를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흥미진진한 불가사의한 사건을 수수께끼 마냥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재미와 더불어 장르에 대한 세세한 설명이 듣고 싶어서 선택한 책이었다.

창작자에게 영감을 줄 110가지의 방법이 담겨 있다고 소개되어 있었는데, 이 방법들은 키워드로 내용을 세분화하여 정리하고 있었다.

장르, 상황, 트릭, 캐릭터, 장치, 공식 등의 여섯 장으로 크게 분류하고 있었고, 개인적으로 장르, 트릭, 공식 부분이 가장 흥미롭게 읽혔던 부분이었다.

미스터리를 좋아하기만 했지 장르에 대한 깊은 공부가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주고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예를 들면 '도서 미스터리'의 경우 도치 서술의 줄임말로 시간의 흐름과 반대로 서술한다는 의미로 범인을 처음부터 공개하는 전개 방식을 뜻하는 장르였고, 수수께끼 풀이 중심의 장품을 '본격 미스터리'라고 한다면 이와 대비되는 성격인 서스펜스나 스파이 소설, 모험소설, 하드보일드, 범죄소설 나아가 SF 소설까지 '변격 미스터리'라칭한다고 했다. 이외에도 사이코패스 성향을 띤 범인의 이상행동과 심리학 행동 과학적 분석 방법을 통해 추적하는 이야기를 '사이코 미스터리'라고 부르며 사회제도의 모순이나 각종 비리, 사회문제를 소재로 한 장르를 '사회파 미스터리'를 뜻한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장르에 대한 해설을 시작으로 진행하고 있어서 미스터리 장르 문학에 초보자에게도 굉장히 유익한 느낌이었다.

장르 이외에도 미스터리 소설에서 나올법한 상황에 대한 설명에서 외딴섬이나 눈보라에 갇힌 산장, 출입문이 봉쇄된 건물 등을 뜻하는 클로즈드 서클의 배경을 소재에 대한 이야기와 절도, 유괴, 사기, 실종, 살인사건 등의 다양한 소재로서의 미스터리 속 상황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어 소설안에서 어떻게 표현하고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주는 비법이 되는지 알 수 있었으며, 밀실 살인, 밀실의 발자국 트릭, 독살 트릭, 군중 속 트릭, 알리바이와 관련된 트릭 등 이야기하며 작가들이 실제 소설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트릭적 기술에 대한 설명을 통해 독자가 내용속에 빠지게 되는 매력적인 방법적 기술들을 소개하며 실제 작가들이 활용하기 쉽게 소개하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이 시리즈를 이전에 접한 적이 있어서인지 개인적으로 기대치가 높았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만족스러웠다.
장르물에 대해 궁금한 독자에게도 훌륭하지만 작가들이 작품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자료용으로 참고하기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있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특히 실제 소설을 예로 들어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지 적절한 예시를 들고 있어서 이해와 활용도가 높았던 것을 큰 장점으로 꼽고 싶다.
장르문학에 대해 궁금한 나같은 사람이나, 실제 미스터리 소설의 스토리텔링의 방법을 찾는 사람 모두에게 만족스러울 교과서라고 생각이 들어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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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의 진짜 공부 - 10대를 위한 30가지 공부 이야기
강원국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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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태어남과 동시에 공부라는 행위에 적응하며 살아가게 되는데, 반드시 혹은 강제성이 아닌 스스로 공부가 필요한 이유를 찾는 데 도움 되는 책이라고 소개하고 있었다.


공부는 종류에는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학업으로서의 공부, 지식 정보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자기 계발과 지적 성장을 위한 공부, 인격을 닦고 역량을 키우는 공부로 나뉘는데 우리는 이때 학습을 온전히 이루기 위해 배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익히는 것을 함께 할 때 공부가 완전히 이루어진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학창 시절에 배움만 있고 익힘까지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로 허비되는 경우를 배운 것을 내재화하여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한 교육이라고 보고, 배움보다 익힘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었다.

공부도 지식과 정보를 쌓기만 하면 의미가 없고 연결하고 결합하여 온고지신(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것을 안다는 뜻)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 특히 책상물림이 되지 말아야 하는데, 세상에 보탬이 되고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는 공부를 위해 세상 물정을 알기 위해 힘쓰고 세상으로 들어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공부는 때가 있다는 말은 틀렸다고 말하며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우리는 공부를 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학교를 졸업한 이후 본격적으로 공부해야 한다는 각성이 필요하며 인격 도야와 역량 함량을 위한 공부에 정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잘하는 것을 찾고 애호감을 키워야 하며 애호감을 키우기 위해서는 싫은 건 싫다는 표현을 스스럼없이 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다시 좋아하는 걸 찾아야 하고 자신에게 맞는, 그리고 원하는 공부를 찾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고 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두 가지 시간의 개념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크로노스 시간과 카이로스 시간이라고 했다. 크로노스 시간은 물리적 시간, 죽 시계를 통해 측정하는 객관적 시간이라면 카이로스 시간은 주관적 시간이라고 한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지급되는 크로노스의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카이로스 시간이 늘어 날 수 있음을 보고 공부의 방법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었다. 첫째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둘째 공부가 잘되는 시간에 공부하기, 셋째 마감 효과와 위기의식을 활용하기, 넷째 미루지 않고 즉시 공부하기, 다섯째 평소에 하기, 여섯째 친구들과 공부하여 남의 시간 쓰기, 일곱째 시간 안배 잘하기 그리고 계획과 규칙을 잘 세우고 멀티태스킹 공부법을 활용하라고 조언하고 있었다.


공부를 위한 습관의 루틴화하는 방법, 공부의 목적은 경쟁이 아닌 협력이라는 것, 공감력과 창의력에 대한 고찰, 작가만의 집중력 높이는 열 가지 방법과 뛰어난 관찰력의 중요성과 암기력의 중요성, 질문이 공부에서 중요한 이유, 문해력과 어휘력의 상관관계 등 수많은 공부에 대한 작가님의 끊임없는 생각과 방법들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가득 담긴 책이었다.

어릴 적 공부는 의무감이었고, 남들이 말하는 꼭 필요한 과정이었으며, 중요도를 모르는데 한없이 별표 가득한 중요한 과제였다. 

당시에는 의무감으로 공부했지만 공부의 중요성이 진심으로 와닿지 않았다. 오히려 성인이 돼서 공부가 필요하다는 걸 느껴서 공부법을 찾아다니곤 했다. 많은 책이 공부의 방법을 이야기했다면 이 책은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스스로 답을 찾는 끊임없는 질문과 대답이 가득한 책이었다. 덕분에 머리로만 하는 공부가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공부, 지식보다 지혜와 지성을 키워야 하는 하는 오늘을 다시 돌아보게 했고 행복을 위해 공부해야 한다는걸 가슴에 콕 박히게 했다.

공부의 본질은 변하지 않으며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진짜 공부를 위한 해답이 이 책에 있었다. 나처럼 막연한 공부의 정의를 찾는 사람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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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 제물 - 인민교회 살인사건 명탐정 시리즈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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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리코는 오토야 다카시 탐정 사무소의 아르바이트생이다. 겉으로는 오토야의 조수지만 실제로는 사무소에서 가장 우수한 탐정인데다가 도쿄 대학 문학부의 종교학 연구실에 소속된 인물이었다.

오토야 다카시는 탐정이고 오토야 다카시 탐정 사무소의 대표이다. 평탄하지 않은 유년시절 다카시에게 구니오삼촌이란 인물은 현실 탐정 그 자체의 모습을 보여줬고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준 사람이었다. 그렇게 동경하다보니 탐정이 되어버렸고 탐정으로 의욕이 없는 인물이었다.

사건의 시작은 리리코가 컬럼비아 대학 미국 종교학회 세미나 참여한다는 소식을 마지막으로 종적을 감추면서였다. 리리코가 사라지고 그녀의 행방을 스토킹하던 우토 후쿠타로라는 도쿄 대학생을 오토야가 우연히 만나게되고 리리코가 말쑥한 중년 남자와 함께 자리를 한 이후 사라졌다는것과 , 복잡한 가족사로 모모즈 상사와 마루우치 신도가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를 모으던 리리코가 희대의 살인마 108호와 연관성이 있는 신흥종교 교주인 짐 조든의 조사를 한 남자에게 의뢰 받게 되었고 위험을 무릎쓰고 신자들을 데리고 1200헥타르의 토지를 개척해서 만든 조든 타운이라는 마을에 들어가게 된것을 알게 된다. 갖혀 있을지도 모를 리리코를 구하기위해 오토야 역시 조든 타운에 들어가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타운안에 살인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며 극이 고조된다.

추리 소설을 읽다보면 주인공으로 보여지는 인물을 중심으로 읽는 버릇이 있는데, 이 책은 나의 습관을 완전히 깨버리는 전개를 보여줬다. 살짝 스포를하자면 제일 명석해보이던 리리코가 사건 중간에 살해 당하는데 왜 리리코를 죽였을까 안타까워하며 읽던 내게 리리코의 죽음의 정당성을 당당하게 보여주는 작가의 대범함에 놀라워했다는 후문이다.
반전에 반전이 두번정도 나오는데 되짚어보려 다시 앞으로 읽어나가니 작가님이 미리 던져놓은 떡밥을 착실히 수거하며 진행했다는것을 알 수 있어서 감탄했던 부분이었다.
조든 타운에서 벌어지는 3명의 연속살인사건에 대한 두 탐정의 이유있는 각기 다른 추리로 독자들을 한껏 긴장시켰다면, 핵심으로 보여지는 조든 타운에서의 신도들의 집단 자살 사건은 방심했던 차에 다시한번 긴장감을 높혀주는 역할을 했던것으로 보여진다. 이외에도 희대의 살인마 108호의 미스테리도 처음과 마지막 연속으로 언급하며 의문을 갖게하는 장면이 나와 독자를 한시도 쉬지 않고 긴장하게 했던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게 했다. 추리소설의 극도의 긴장감을 끝없이 맛보고 싶은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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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말 - 작고 - 외롭고 - 빛나는
박애희 지음 / 열림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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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잘 논다. 문득 논다의 의미를 생각해봤다. 어른이 된 나에게 노는것이란 쉬는 날을 의미한다. 소리치며 밖을 뛰어논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까무룩하다. 하지만 어린이들은 자신의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하여 어디서든 놀고 있다. 놀고 놀아도 지치지 않고 또 노는것이 좋다고말하는게 어린이라고 했다. 나는 어린이의 밝은 에너지가 사랑스럽다고 느껴졌다.
작가님은 행복한 사람이란 자기 자신과 잘 놀줄 아는 사람이라고 했다. 자신과 잘 놀 줄알고, 거침없이 내가 좋아하는것을 향해 달려가는 어린이들은 놀다보면 하루에 500번 넘게 웃는다고 했다. 그 웃음이 싱그럽고 부럽고 대견했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행복하다. 자신을 기쁘게 하는 것을 바쁘다고 미루지 않고 순수하게 즐기며 자신이 찾은 행복을 기꺼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누리려고 애쓰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어른을 견딘다. 아이들이라고 모두를 사랑할 수 없고, 힘들고 지칠때가 있지만 꾹 참고 견뎌내고 있다는걸 알 수 있었다. 무섭게 화내는 엄마, 하기싫은 일(공부)을 억지로 권하는 엄마,언제나 옳다고 우기는 어른들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지만 시간을 샌드백처럼 버텨서 견디고, 어른들을 향해 무한한 상상력(이를테면 빨래를 짜듯 엄마를 쭉쭉 짜내는 상상, 쓰레기처럼 버리는)으로 경험이 다소 부족하지만 아이들만의 공상으로 한편의 만화처럼 힘듬을 이겨내고 있다는걸 실제 아이들의 이야기로 알 수 있던 부분이었다. 아이들의 가장 큰 무기는 상상력이라는걸, 그 무기를 언제까지나 잃지 않도록 응원하고 싶었던 부분이었다.

아이들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자라고 있다.
아이들은 그대로 두기만해도 본능적으로 부족한 점을 깨닫고 섬세한 관찰력으로 더 좋으쪽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어른들의 시선으로 보이는 문제가 전부인것처럼 아이들에게 쏟아낸다면 그것은 낙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어제의 아이가 오늘의 아이가 아니듯, 아이는 성장하고 어른들은 그 성장을 지켜봐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새롭게 자라나는 아이를 만나기 위해 어른들도 날마다 새로워져야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아이들은 어느 순간에 고착하지 않는다. 지나간 일은 잽싸게 묻고 언제나 빠르게 지금 이 순간으로 돌아온다. 그래야 재미있고 행복할 수 있으니까, 수시로 싸우고 상처받지만 수시로 화해하며 웃는게 어린이다. 참 좋을때지라고 말하는 말은 어린이의 유연성과 회복력에 대한 부러움이 담긴 어른의 말일거라고 했다.
어른과 아이, 우리 모두 자가치유능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일어나지도 않은일에 하루를 써버리거나, 과거에 휘둘리며 자신을 괴롭히는 나쁜 습관을 버리고 순간에 고착하지 않는 습관을 전적으로 어린이에게 배워야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감하고 사랑스러우며 누구보다 선한 존재는 바로 어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에도 물들지 않는 순수함을 어른으로써 지켜줘야겠다는 생각과, 세상을 향한 수많은 질문 세례에도 당황하지 않고 선듯 대답해줄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성장은 어린이에게만 해당되는 단어가 아니고, 어린이로 인해 어른도 성장할 수 있다는걸 여러 이야기로 배울 수 있었으며, 어린이의 눈으로 어른을 바라보고, 어린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때의 느낌, 낯설지만 생소하지 않은 느낌이 주는 따뜻함이 이 책의 장점이라고 생각되어 어린이의 따뜻한 마음을 전달받고 싶은 어른들에게 꼭 같이 읽자고 권하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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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쓰레기의 처리 방법
이희진 지음 / 씨엘비북스(CLB BOOKS)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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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에는 플라스틱병이라고 불리는 희귀병이 존재했다. 이 병은 신체 말단부터 점차 플라스틱으로 변하다가 결국에는 온몸이 반투명하고 딱딱한 플라스틱으로 변하는 질병이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미세 플라스틱이 신체에 쌓이다가 변이를 일으켰다는 게 주장이었으나 정확한 원인은 누구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죽은 연인의 초상]

나영은 믿음 상조에 근무 중이다. 요즘 늘어만 가는 플라스틱병 환자들 문의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매장도 화장도 안되는 시체들이 몰래 상조에 들어와서 처치 곤란으로 곤욕 중이었다.

그런 와중에 연인인 준에게 오랜만에 연락이 닿았고 자신의 집으로 와달라는 전화를 받게 된다. 

오랜만에 만난 연인은 플라스틱 병으로 진행 중이었고, 죽어가는 와중에도 자신이 연구했던 플라스틱병 연구의 실마리를 찾았다며 산속 깊은 곳에 자리한 소각장에 준의 시체를 들고 찾아가게 된다.


[악취] 

오동나무로 짠 관과 삼베로 지은 수의를 입은 하얗고 불투명한 시신, 시어머니의 시신은 무척이나 깨끗했다. 

어머니도 플라스틱병에 걸린 상태였다. 함부로 처리가 안되기 때문에 시신을 행정복지센터에 갖다주면 합법적으로 처리할 수 있었지만, 그 처리라는 게 병뚜껑과 페트병에 섞어 재활용하는 것이라는 게 알려지자 누구도 대 놓고 고인의 시체를 쓰레기로 분류하지 못하는 상황에 남의 시선을 중시하는 남편이 독단적 결정으로 시어머니 시체를 집으로 데려오게 된다. 

안방 침대와 옷장 사이 약간의 공간이 시어머니의 차지가 되자 두 부부는 안방을 사용하지 못하고 거실만 전전하게 되었다. 시체와 남편의 행동에 알 수 없는 감정이 계속되었고, 시어머니의 생전 모습이 겹쳐지기 시작할 즘 플라스틱 시신에서 알 수 없는 악취를 딸이 먼저 맡게 되고 딸의 한마디에 악취에  이유 없는 강박이 생겨 집안을 수차례 청소와 탈취를 하다 49재로 시어머니 시신을 절로 모시고 나오게 되는데 그때 예기치 못한 사고로 어머니의 시체를 처리할 기회를 얻게 된다.


[역 피그말리온]

수현은 메일 한 통을 받게 된다. 내용은 길지 않지만 수현의 취미는 합법적이지 않은 일이라 조언을 구하는 연락은 딱히 반갑지 않은 상태였다.

한쪽 벽에 기묘할 정도로 섬뜩한 조형된 조각품으로 보이는 전시물들은 작은 동물 형체를 한 플라스틱 덩어리로 일명 특수 화물이라고 불리는 물건이었다. 플라스틱 병은 인간에게도 있으나 드물게 동물에게도 전염이 있었고, 수현은 플라스틱병에 감염된 동물 중 깨끗하고 온전한 개체만을 취급하는 취미를 갖고 있었다. 

여자의 이름은 임연이,  예닐곱 때쯤 되는 아이의 사진을 보여주며 아이를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불법적인 일을 원하는 그녀의 부탁은 위험하였으나 수현은 점점 그녀에게 빠져가고 있었고, 삶의 빛을 잃어가는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마음먹게 된다.


[인간쓰레기의 처리 방법]

현재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파쇄하고 재성형해 쓸만한 물건으로 만드는 일, 하나는 분자 단위로 처리해 원료로 돌리는 일, 태주의 재활용센터에서 일은 전자였다. 정부가 플라스틱 시체들을 재활용으로 공식적으로 허가한 뒤로 플라스틱 양은 폭발적으로 늘어가며 현 상황을 호황이라고 불리는 시기였다. 하지만 늘어가는 플라스틱 시체로 다들 일 자체를 기피했고 태주는 그나마 무던한 성격으로 지끔까지 버텨온 거였다. 그러다 인권단체에서 재활용 센터에 취재를 오게 되고, 인터뷰를 위해 마주친 사람을 다음에 처리장 시체로 만나게 되며 인권 단체가 주장했던 재활용 센터와 범죄단체의 유착관계에 대해 의심을 하게 된다. 알 수 없는 의구심에 인권단체에 전화를 걸다 김주임에게 들키게 되고, 인권단체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추궁을 받게 되는데...


흥미로운 주제였다. 감염병이 만연한 요즘 사회에 생각해 보면 있을법한 느낌의 소재였다.

소설 속 세계관은 플라스틱으로 변하는 병, 일명 페트병에 걸리면 수시간 안에 투명하게 변하고 플라스틱처럼 가벼운 몸만 남게 된다. 

'죽은 연인의 초상'에서 결국 항체를 밝혀냈으나 플라스틱병은 만연했고 '악취'에서는 시어머니 시체를 함부로 처리하지 못하는 남편과 그 남편 곁에서 속타는 며느리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악취의 원인은 플라스틱 시체의 냄새라기보다 생전 시어머니와의 기억 그리고 현재 자신만 감당하고  현실에 대한 며느리의 마음의 소리가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던 부분이었다. '역 피그말리온'은 피그말리온 현상의 반대말로 이해되며 사랑에 빠진 수현의 행동이 보였는데 마지막을 준비하는 연이 옆에서 끝까지 삶의 희망을 주고 싶어 했지만 마음이 닿지 않았고 결국 해피엔딩을 만들어내진 못했지만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자신의 마음을 소장하는 주인공 다운 사랑 방법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인간쓰레기의 처리 방법'은 말 그대로 쓰레기를 처리하는 주인공이 실제 플라스틱이 아닌 인간쓰레기인 사람들을 처리하는 과정이 담겨 있었다. 단순히 오해일 수 있지만 분명 인권 단체 사람이 죽은 것, 인권단체에 연락하는 태주는 협박하는 태도, 그리고 손쉽게 센터장을 처리하는 김주임의 행동에서 모든 것이 유추되는 순간이어서 짜릿했던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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