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리는 맛 - 식탁과 세상을 연결하는 비건 살림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이라영.전범선 지음 / 동녘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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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12통의 편지를 나누며


한 달에 한 번씩 1년간 편지를 두 작가가 서로 나누었다.
시스젠더 헤테로 섹슈얼 남성인 전범선 작가님은 페미니즘에 대해, 비거니즘을 지향하지만 비건이 아닌 이라영 작가는 채식과 동물권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점이 기억에 남았다.

각자 12통씩 24통의 편지가 오갔고, 각자의 안부와 근황과 더불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함께 담아내고 있었다.

특히 기후 위기와 동물권에 대해서 이야기를 일상에서 다루는 게 신기했다. 
특히 음식 이야기가 곳곳에 많아 기억에 남는다.

비건 식당 큔에서 사 온 샌드위치와 시오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식재료의 보관과 발효음식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하고, 해녀들이 채취하는 해초인 지누아리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기후 위기를 대하기도 했다. 

미원이 소 100마리를 대신할 감칠맛을 선사하며 대표적인 비건 식품이라는 것과 부모님 집 근처 파밭에서 이삭줍기로 얻은 파로 단맛을 찾은 이야기, 봄맞이 냉이 장칼국수 이야기에서는 칼국수에 대한 개인적 추억과 지역색에 대한 주제를 건네는 것도 자연스러운 대화라고 보였다. 

전범선 작가님이 양반들이라는 밴드로 활동하면서 풍류를 찾는 이야기, 동물해방 물결에서 소들의 보금자리를 만드는 이야기, 그리고 코로나를 극복한 이야기들로 주제를 건넸다면, 이라영 작가님은 전범선 작가님의 이야기에 대한 코멘트들과 파괴적인 세상에서 비거니즘을 지향하면서 생각해온 많은 질문과 답변에 대한 이야기, 정치권에 대한 자신의 생각, 남성의 시각으로 보는 페미니즘에 대한 코멘트들을 자신만의 생각으로 답하고 있었다.

두 사람의 1년간의 대화를 읽은 기분은 이렇게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생각이었다. 연애편지가 아닌지라 애틋하고 감성적인 말만 있진 않았지만 서로의 안부를 묻고 생각을 나누고 수신인을 생각하며 한자 한자 채워간다는 게 편지로만 다룰 수 있는 감정선을 갖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주제를 다양한 각도로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지구를 살리는 일에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는 것을 두 사람의 대화로 하여금 다시 한번 경각심을 갖게 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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