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임수진 지음 / 필름(Feelm)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저자는 자신을 곧게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인듯하다.
자신이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사람인지 솔직하게 마주했기 때문에 그에 따른 통찰이 담백하게 드러난다.
어린 나이에 그런 힘이 있다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나의 경우는 내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마주하게 되더라도 내 시선에서 보지 않았다.
타인의 이상에서 만들어 낸 이상향의 내가 나를 질책하고 또 독려했고 그걸 향해 달렸다.

'아냐 노력하면 변할 수 있어. 변해야만해. 넌 할 수 있어. 여기서 멈추지 마. 변화를 위해 노력해.'

이런 관점은 나를 성장시켰지만, 나를 갉아먹고 공허하게 만들었다. 
원하는 무언가가 되지 않았을 때는 내가 뭐가 부족한지, 또 무엇을 바꿔야하는지 생각했다.
그렇게 자기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 나는 지금 '부족한 사람'이 되어있다.

자신을 곧게 보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내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타인의 관점인지 혹은 경험을 통한 나의 결정에 따른 관점인지 분간하는 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을 마주봤고 그것을 부족함의 관점이 아니라 인정의 관점으로 받아들였다.
그렇다고 성장에 대한 욕구가 없는 것도 아니다. 
자신과 사회와 조화를 이루면서 딱 내어줄 수 있는 만큼만 내어주면서 내 행복을 위해 살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다 읽고 나서, 아 이 사람 딱 좋구나.
재료 본연의 맛에 딱 적당히 소금간을 한 맑은 국물처럼 '아, 좋다.'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변해야한다는 자극적인 생각이 들때 다시 종종 찾게 될 것 같은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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