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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래시 ㅣ 그린이네 문학책장
찰리 하워드 지음, 오영은 그림, 김수진 옮김 / 그린북 / 2020년 7월
평점 :
품절
body positive, 자기 몸 긍정주의.
현재 수많은 미디어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찰리 하워드부터 시작해서 미국에서 유명한 가수, Lizzo 등 수많은 연예인들이 자신의 몸에 대한 검열, 열등감, 죄책감을 멈추고 "나의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자"를 외치는 운동이다. 사회적인 기준, 누가봐도 저체중인 사람들만이 예쁠 수 있는 그 기준일 부정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몰리는 수영을 사랑하고, 큰 키와 다부진 체격을 가졌다. 수영을 하기엔 딱 제격인 것이다. 하지만 클로이와 톰, 엄마 등 다른 사람들로부터 외모에 대한 지적, 놀림을 듣고 자신의 몸을 싫어하기 시작한다. 이를 더 견고히 만들어주는 건 잡지 속 모델, 티비 속 연예인들이다. "나는 왜 마르지 않았을까, 나도 아담하면 좋을텐데, 나도 가녀리고 싶다"와 같이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을 스스로에게 하며 자신을 세상 모든 사람들과 비교한다.
자신의 몸뿐만이 문제가 아니다. '쿨'한 클로이에게 잘 보이기 위해 언제나 애를 쓴다. 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하고, 내가 좋아하는 건 숨긴다. 그게 싫으면서도 클로이의 눈 밖에 나면 중학교에 갔을 때 외톨이가 될까봐 걱정한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 특히 여성들이라면 몰리가 경험하는 이 모든 생각과 감정에 동감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그리고 수많은 학생들이 겪고 있는 감정일 것이다. 몰리는 좋은 친구들이 있어 중심을 잡고, 클로이에게 소리칠 수 있었지만 현실에선 용기를 내기 어려운 학생들도 있을것이다. 특히 청소년기에 잘못된 걸 알면서도 하게 만드는 것이 친구관계니까.
이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가족 형태는 정상가족이 아닌, 다양한 가족 형태를 띄며 그 안에서 여러 갈등을 겪는다. 당장 그 어려움과 혼란을 겪는 아이들에게는 무엇이 도움이 되고, 무엇이 위로가 되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막상 그런 환경에서 자라온 친구와 대화를 나누거나, 그런 환경에 처한 학생을 마주했을 때 내가 과연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아직도 모르겠다.
내가 어떤 어려움을 겪을 때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 만으로 위로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은 학생들에게 자신과 다른 사람들도 존재함을 알려주고, 내가 겪는 감정을 다른 사람들도 겪는 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잔잔한 위로를 건넨다. 많은 학생들이 이 책을 보고 나의 몸을 있는 그대로, 그저 몸으로 바라보고,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자존감을 찾았으면 좋겠다. 누군가에게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작은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