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환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10여년간 모 잡지에 연재하다가 몇번이나 고치고 고쳐서 한권의 책으로 재탄생했다고 한다.

이 책은 초반부터 아주 강렬한 인상의 사건이 일어난다.


1962년 어느날, 집에서 나와 출근하려는 신이치.
그러나 갑자기 일본도를 들고 거리에서 난동을 부리는 사람이 나타났다.
그의 손에 신이치는 사망하고, 출근을 배웅하던 신이치의 아내 가즈코에게도 일본도를 든 괴한이 습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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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코는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공포가 전신을 훑어내렸다.
남자의 손에는 일본도가 들려 있었다. 게다가 피로 물들어 있었다. 셔츠가 붉은 것도 그 때문이었다.
공포에 질린 나머지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발도 움직일 수 없었다.
남자가 돌진해왔다. 그 눈은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벌겋게 물든 채 제정신이 아니었다.
신이치가 아내와 아이를 지키려는 듯 둘 앞을 막아섰지만 남자는 기세를 멈추지 않았다.
그 속도 그대로 신이치에게 돌진해왔다.
남편의 등에서 일본도의 칼날 끝이 튀어나오는 게 보였다.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그의 등이 점점 붉게 물들어갔다.
신이치가 쓰러진 순간, 저도 모르게 뛰기 시작했다.
남자가 남편의 몸에서 일본도를 빼내는 것을 보고 마침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깨달았다.
가즈코는 딸을 꼭 껴안고 몸을 돌려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엄청난 속도의 발소리가 쫓아왔다.
도망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즈코는 몸을 웅크리고 딸을 안았다.
그 직후, 등에 충격이 느껴졌다. 벌겋게 달군 거대한 젓가락이 꽂히는 것 같더니 이내 의식이 아득해졌다.

-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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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최근으로 돌아와서...

가모 소타의 집안은 대대로 나팔꽃 행사에 참여한다.
중학생인 소타는 그게 무척 싫었지만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이다.
올해도 어쩔 수 없이 나팔꽃 행사에 끌려갔지만...
그곳에서 또래의 한 이바 타카미라는 소녀를 만나게 된다.
소타는 그 소녀와 메일 주소를 건네 받고, 메일로 연락을 하며 점점 친하게 지낸다.
외부에서 따로 만나면서 점점 친해지는 듯 했지만
어느날 갑자기 그 소녀는 두번 다시 연락하지 말라며 소타와 연락을 끊어버린다.

이후 현대로 돌아와서....
국가 대표 수영 선수였던 아키야마 리노는 친척 나오토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나오토는 아마추어 밴드에서 활약하며, 그가 활동하던 밴드는 인기가 높아 프로로 데뷔할 가능성이 생기고 있었다.
갑자기 자살한 나오토의 상을 치르면서 할아버지 아키야마 슈지와 좀더 가까워진다.

식물 관련 연구소에서 퇴직한 후 꽃을 키우며 홀로 살고 있는 노인 아키야마 슈지에게 손녀 아키야마 리노가 찾아온다.
최근 시간이 생긴 리노는 할아버지인 슈지의 꽃 블로그를 같이 운영하기 시작했다.
어느날 할아버지가 이상한 노란색 나팔꽃을 리노에게 보여주었다.
리노가 이 꽃도 블로그에 올리려 하자 할아버지가 반대를 한다.
이 꽃은 블로그에 올리면 큰일난다며 올리지 말라는 것이다.

그 후 리노는 학교를 마치고 슈지 할아버지 집으로 왔지만...
할아버지는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상태였다.
경찰에 신고를 한 후 리노는 그 노란 나팔꽃을 블로그에 올렸다. 이 꽃을 알고 계신 분은 연락을 달라며...
그러자 누군가에게 연락이 왔다. 그 꽃은 블로그에서 지우는게 좋을 것 같다며...
그러고 리노에게 만나자는 제안을 한다.
리노는 정체 불명의 사람과 만나기로 하고...
그 사람은 보타니카라는 식물 연구소에 근무한다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 사람의 실제 정체는 소타의 형 요스케로 경찰이다.
요스케는 블로그에 그 사진을 지우라고 하고, 뭔가 비밀스러운 행동을 한다.

리노는 요스케를 다시 만나기 위해 그의 주소를 찾아갔다가 동생 소타를 만난다.
이후 소타와 리노는 서로 친해져서 살인범의 정체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할아버지가 근무했던 식물 연구원을 가는가 하면
나오토가 활동하던 밴드의 공연을 보는데...
하지만 나오토가 활동하던 밴드에서 나오토 후임으로 들어온 여자는!
소타가 어릴 때 만났던 이바 타카미처럼 생긴 사람이었다.
소타가 아는 척을 하자 그 여자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밝히고 밴드를 그만 둔다.
소타는 이에 이바 타카미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고...

범인에 대한 윤곽이 잡혀갈 즘 소타의 어머니도 갑자기 한통의 쪽지를 남기며, 소타 앞에서 사라지고...
수많은 수수께끼와 떡밥은 결국 마지막에 깔끔하게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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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꽤 많은 등장 인물과 다양한 배경, 그리고 수많은 떡밥과 비밀이 존재한다.

몽환화란 무엇인가. 할아버지를 죽인 범인은? 과거 일본도로 사람을 죽인 사건의 전말은?
소타와 이바 집안의 이상한 전통은? 나오토의 자살 원인은?
이바 타카미는 왜 갑자기 소타와 연락을 끊었나? 소타 형의 실제 임무는? 갑자기 사라진 어머니는?

이 수많은 떡밥과 수수께끼가 결말에 모두 깔끔하게 정리된다.
꼬치의 달인이 수많은 재료를 한방에 꿰듯이 멋지게 연결된다.
할아버지를 죽인 범인은 생각지도 못한 예상 밖의 인물이었지만...
살해 동기 같은 것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그리고 몽환화는 소타 집안과 3대에 걸쳐 악연을 맺고 있었다.

꽤 많은 등장 인물과 수많은 떡밥이 있었지만...
그래서 약간은 어수선한 느낌도 들고 지루했던 부분도 있었다.
원전 사고를 일으킨 일본의 현재 상황도 약간 나오고...
꽤 재미있는 책이며, 엔딩 부분은 정말 강렬하고, 멋진 반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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