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주의자의 꿈 - 어느 헌책수집가의 세상 건너는 법
조희봉 지음 / 함께읽는책 / 2003년 1월
평점 :
절판


헌책방에서 책을 사면 그 푸짐함에 비해 초라한 가격이 마음에 들고 집에, 쌓아둠으로 얻어지는 축적의 뿌듯함.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야 헌 책이던 새 책이던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만 절판된 책중에 명작이라도 운 좋게 헌 책방에서 건질 수 있는 즐거움들을 “전작주의자의 꿈”속에 고스란히 담아 두었다.

먼저 작가에 대한 놀라움은 헌책방 순례기가 아니라 결혼식 주례를 한 통의 편지로 사람의 마음을 였다는 사실이 너무 감동적이면서 충격적 이였다. 결혼식장에 가서 주례사를 듣는이가 과연 몇 이나 될까? 뜻깊은 주례사 한 마디가 새 출발하는 신혼부부의 삶에 있어 지침서가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소중히 아는 이 윤기님이 인생의 후배 사랑에 대해 놀라울 따름이라 몇 번이나 되 뇌이며 읽었다.

그에 걸맞게 이 윤기님의 주례사 또한 명 주례였다고 생각한다. 명 주례 였다는게 주관적인 생각일지라도 나는 참으로 10년 이상 매주 주례를 들어왔다. 왜냐고? 난 결혼사진을 찍는 사람이니 일요일이면 예식장, 혹은 교회, 성당에서 많은 주례를 들어봤기 때문이다.

새 출발하는 신혼부부들이여! 예식장에서 돈 십 만원 주면 10분 정도 때워주는 주례를 면식도 없이 어떻게 돈까지 주면서 시간만 때운다 생각할 수가 있을까? 이런 잘못된 예식 문화도 바뀌어야 되지 않을까. 길일이라도 되면 말 잘하는 주례는 7탕씩 뛰고 간다. 테이프 돌리듯 똑 같은 말을 읊조리는 주례사는 들으면 참 어처구니 없는 일이고 어쩌다 보면 전, 혹은 후에 예식이 있을 신랑,신부의 이름을 잘못 불러 헤프닝 아닌 우격다짐까지 벌어지는 일 들도 가끔 있기도 하는데. . .

이런 풍경을 늘상 보다가 <전작주의자의 꿈>에서 한 통의 편지로 사람을 움직였다는 조 희봉님이 이 윤기님에 대한 전작주의는 드라마와도 같은 이야기 꺼리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에서 헌 책방순례기는 덤으로 얻어지는 보너스라고 생각하면 좋을것 같다. 그래도 아쉬움이 있다면 이왕지사 헌책방 순례기를 쓸려면 지방의 헌 책방들도 조사를 해서 기록해 두었으면 더 빛나는 <전작주의 꿈>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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