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고양이다 2 - 어느새 너는 골목을 닮아간다 고양이는 고양이다 2
김하연 글.사진, 김초은 손글씨 / 이상미디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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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고단한 삶이다. 골목길에 있는 고양이는 늘 주변을 경계하고 시선이 느껴질라치면 잽싸게 도망가버린다. 도둑고양이에서 길고양이로, 길고양이에서 길냥이까지 그 명칭의 변화속에 우리가 바라보는 고양이에대한 시선이 담겨있다. 고양이 한마리를 집에서 키우고부터는 길에 다니는 고양이를 마주치면 잠시 멈춰서서 바라보곤한다. 그렇다고 간식이나 먹이를 챙겨주거나 들고다니는 캣맘,캣대디는 아니지만 내가 길을 걸어가다가 발견하고 지켜보는 동안이나마 도로위의 차나 오토바이같은 위험요소에 보호해주고싶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몇해전 집과 멀리 떨어지지않은 곳에서 새끼가 홀로 있었다. 낮과 밤 할것없이 엄마를 찾아 울어서 아마 동네사람들은 다들 그 새끼고양이의 존재를 알았을것이다. 섣불리 데리고 올수없었던것은 주변에 어미가 잠시 사냥을 위해 떠나것뿐 곧 돌아올지도 모르고, 우리집에도 이미 고양이가 있어 임시보호할 상황이 아니었으며 두번의 구조된 고양이를 임시보호했던 경험상 우선은 며칠 상황을 지켜보고자 했었다. 다만 마음이 쓰였던것은 우리집근처에 공사를 하고있어 커다란 덤프트럭들이 자주 출몰했었다는 점이었다. 밥이라도 챙겨줄까 새끼를 보러갔던 동생은 집 건너의 대야와 화분사이에 요리조리 피하고 있는 모습과 어미가 어쩐지 안보인다고 데리고 와야하는거 아니냐는 말에 나는 며칠더 기다리다가 어미가 안나타나면 그때 구하자고 했고 밤에 잠자리에 들때면 우리가 구조될때까지 그 자리에 잘 있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그렇게 이틀도 채 안되서 새끼가 도로에서 죽어있었다. 엉엉울며 새끼를 묻어주었는데 그때부터 내 마음속에는 늘 그 새끼고양이에대한 미안함과 길냥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존재했다. 밤에 새끼냥이 울음소리가 들릴때면 늘 걱정이 된다. 그러나 여전히 나는 그냥 지켜볼수밖에 없다. 작가도 나와 비슷한마음이라 생각든다. 책 말미에 적힌 "구조는 안하시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보면 더 그렇다. 길고양이의 삶이 구조만으로 해결될수없다는 생각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는 김하연 저자의 사진과 김초은작가의 손글씨로 이뤄진 에세이 사진집인 이 책은 사진속 고양이의 꼬질한 모습에 귀엽다가도 마음이 참 먹먹해지고 차 아래에서 쉬는 모습이 있으면 심장이 두근두근한다. 길위의 삶은 늘 아슬아슬해보인다. 봄,여름,가을,겨울을 지나 다시 봄이 올때까지 영역동물인 고양이처럼 아무래도 작가 역시 자신의 영역안에 있는 고양이를 찾아 참으로 많이 관찰한 모양이다. 이책 초판이 2015년도이니 어쩌면 여기 나온 친구들은 별써 무지개다리를 건너 고양이 별에 가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동네에도 나타나는 고양이들이 얼굴을 익혀 익숙해질려고하면 또 다시 사라지고 새로운 고양이들이 나타난다. 나는 그저 더이상 우리동네에서 만날수 없는 고양이들은 살아있어서 더 좋은 인심이 있는 곳으로 갔을거라 생각을 하며 골목길에서 고양이를 마주치기 기다리면서도 나타나지않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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