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지옥에 빠진 크리에이터를 위한 회사생활 안내서
폴 우즈 지음, 김주리 옮김 / 더숲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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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제목만큼이나 목차만 봐도 범상치 않다. 모든 회사원들의 숙제일 브리핑, 회의, 프레젠테이션, 피드백은 물론 디자이너의 숙명인 야근과 클라이언트와의 협업부터 퇴사와 구직 채용까지 아우르는 <개미지옥에 빠진 크리에이터를 위한 회사생활 안내서>는 이제 막 크리에이터 산업에 입문한 주니어 디자이너부터 클라이언트, 임원이나 CEO들까지 크리에이티브를 업으로 하는 회사원들이 참고 가능한 실용적인 도서이다.



디자이너들을 비롯한 크리에이티브 종사자들이 선택할수 있는 회사의 폭이 과거보다 좋아졌다지만 여전히 자행되는 고질점들을 지적하는 저자는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는 디자인그룹 에덴슈피커의 수장으로서 그동안 겪어온 일에 대해 솔직히 털어놓는데 자신의 직급이 있는데도 이렇게 모든걸 오픈할수 있다는것이 놀라웠다. 열정페이, 야근을 위한 야근, 터무니없는 기한 같은 크리에이터들의 희생이 해외라고 우리나라와 별반 다를게없구나라는 생각과 내가 그동안 겪었거나 들었던 이야기들과 비슷한 고질적인 문제들이 가져오는 악영향에 대해 다시한번 되짚어 보면서 어쩐지 책을 읽고있는데 근무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좀 괴로웠다. 나는 비교적 혼자서 일하는 디자이너이고 팀단위로 움직이는 프로젝트는 많이 진행해보지 않았음에도 익히 들어온 너무 짧은 마감기한동안 자신의 방식이 맞다고 의견을 고집하는 것은 물론 화만 낼줄아는 디렉터들과 클라이언트들에게 시달린다는 수많은 디자이너들의 사례들이 떠올랐다. 이러한 문제들은 반복되며 나중에는 고착화되고 그런 요구들을 당연시 여기는 관행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저자는 자신이 겪었던 사례를 예로 들며 주위할 점과 더 나은 방향으로 모색할 것을 당부한다. 나 역시 일하면서 알아서 아마추어처럼 보일까봐 혼자서 해석하는 편인데 이제 구체적이고 명확한 작업의뢰서와 피드백을 위한 질문과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로 나의 작업 능률을 올려야겠다 생각했다.




해외 크리에이터들 역시 업무가 개미지옥같다는데서 씁쓸한 공감이 들었다, 특히나 한국 크리에이터들의 현실은 더욱 지옥같다. 사람을 갈아 만드는 만행들이 여전히 진행되고있고 너 아니어도 이 일 할사람 많아 라는 태도로 직원을 부속품 대하듯 부려먹는 클라이언트들과 일감을 놓치면 안되서 그들의 이해관계에 묶여있어 '을'을 자청하는 디렉터들도 많다. 한순간에 모든것이 바뀔수는 없지만 우리는 이제 우리를 위해서라도 개미지옥을 빠져나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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