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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 어린이회장 만들기 작전 ㅣ 즐거운 동화 여행 13
김희숙 지음, 박미경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 봄방학을 하기 전에 전교 어린이회장 선거가
있었어요.
6학년이 되는 딸아이에게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고 했지만 별로
하고 싶지 않다며 출마를 하지 않았어요.
다만 선거에 출마하는 몇몇
친구들이 딸아이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는데 딸아이는 어느 누구만 도와주면 다른 친구가 속상해할 거라며 중립을
지키더군요.
이 책을 먼저 읽었더라면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대응을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더라구요.
<전교 어린이회장 만들기
작전>은 선거를 준비하고 선거운동을 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본보기를 보여줄 수 있는 책이랍니다.
새 학기가 되면 전교회장뿐만 아니라 각 반의 반장선거도 이루어질 텐데요. 이 책을 읽고 나면
무언가 직책을 맡는다는 것의 책임감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미주는 회장 선거가 있다는 말에 진영이를 적극적으로 추천을
해요. 본인은 전학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회장하기 힘들 거라 생각해서 진영이를 적극적으로 밀어주기로 하는데요. 보통은 본인이 나서거나
무관심이거나 둘 중 하나인데 친구를 적극 추천하는 미주를 보면서 색다른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처음엔 소극적이던 진영이도 미주와 승인이의 응원에 회장 선거에 나가기로 하고 셋은 구체적인 전략을
함께 짜기로 합니다.
상대들의 인기 포인트를 체크하기도 하고 동생들 표를 얻기
위해 승인이 동생인 승재를 4학년 홍보기사로 영입하기도 하지요.
진영이는
선거 공약을 생각하고 미주와 승인이는 선거 구호 문구와 소품들을 생각해 오기로 하는데요. 솔직히 이 글을 읽으면서 선거에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친구가 있는 것도 현실에서 쉽지는 않겠지만 이 세 명의 우정이 참 예쁘면서도 부러웠어요.
내 아이들에게도 이런 친구가 있었으면 참 좋겠다 싶기도 하구요.
남자애 표를 얻기 위해 현선이를 선거 캠프에 들어오라고 부탁하는 등 적극적인 미주가 참
멋지더군요.
미주가 회장으로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책을
읽으면서 들기도 했지만 그래서 진영이를 아무 사심 없이 도와주는 미주가 더 근사하게 느껴졌어요.
선거를 즐기면서 재미있게 참여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지요.
서로 목소리만 높여서 경쟁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의 선거 전략을
세우고 그것을 즐겁게 표현하며 선거 기간 자체를 즐기는 진영팀의 모습은 어른도 배워야 할 선거전략이더라고요.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고 드디어
투표날!
조마조마하게 투표 결과를 기다리던 진영, 미주, 승인이에게 회장
당선이라는 기쁜 소식이 날아옵니다.
열심히 선거를 하고 당선이 되는
스토리에서 끝났으면 아쉬울 뻔했는데 당선 이후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답니다. 서로 수고한 부분에 대해 고마워하고 공로를 인정해주며 당선의 기쁨도
즐기고 앞으로 학교를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도 하는데요.
아빠 회사 화장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화장실에 꽃을 두어
화장실을 예쁘게 바꾸고 등교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회의 시간에 건의를 하기도 했지요.
또 수재민을 돕기 위한 성금을 안건으로 내서 모금을 하고 방송국에 성금을 내기도
했답니다.
이 모든 것은 미주가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의견을
내기에 가능했고 진영이 역시 그것을 알기에 미주에게 정말 고맙다고, 친구여서 행복하다고 진심을 전하지요. 어찌 보면 회장인 자신보다 더 열심인
미주가 곱게 안 보일 수도 있을 텐데, 본인이 아이디어를 내고 열심히 하지만 회장에게로 그 공이 다 가서 미주 입장에서 속상할 수 있을 텐데 두
아이는 그런 마음을 갖지 않고 서로에 대해 고마워하는 마음을 갖는 모습을 보면서 어른들이 부끄러워하고 반성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저자가 넌지시
보내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해요.^^
미주와 진영이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어요.
학교 신관을 짓는데 여자 화장실을 남자 화장실보다 더 늘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그것에 대해 조사를 한 후 교장선생님을 찾아갑니다.
이미 계획이 되어있는 일이라 변경이 쉽지는 않겠지만 교장선생님도 아이들의 이야기라고 그냥 무시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의 의견을 귀담아듣고 반응을 해주시고 관심을 가져 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어른의 올바른 피드백이 있어야 아이들도 함께
성장한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선거를 하고, 당선이 되고, 맡은 역할을
하면서 의견을 제시하고 조율하고, 변화를 이끌어가는 미주와 진영이, 그리고 교장선생님의 모습을 보면서 민주주의는 멀리에 있는 것이 아닌,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이 책이 알려주었어요.
전교 회장인
진영이보다 미주가 더 열심히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하고 의견을 제시하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색다른 캐릭터라는 생각도 들었고 참신한
스토리 전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2학기에는 미주가 회장을 나가보면
어떨까 싶기도 했구요. 진짜 학교의 발전을 위해서 열심히 할 것 같은데 말이죠.
우리는 우리를 대신할 사람들을 뽑기 위해 투표를 하지요. 하지만 투표가 끝났다고 해서 우리의 역할이
끝나는 것은 아니잖아요.
미주가 진영이가 전교 어린이 회장이 되도록
열심히 돕고 나서 회장이 된 후에도 진영이를 돕고 관심을 갖고 학교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우리가 뽑은 사람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잘하고 있는지 끝까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자신들이 뽑은 전교 회장이 열심히 할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도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일깨워주며 멋진 캐릭터 미주가 현실에도 있어주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