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퍼즐 조각 좋은책어린이 고학년문고 4
박서진 지음, 백대승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아이가 먼저 읽고 저한테 주면서 하는 말이 이 책은 가슴이 아픈 책이야~라고 하더군요.
표지에서 우울한 감이 없지 않았고 남자아이의 표정이 썩 밝지 않아 명랑한 얘기는 아니겠구나 싶었는데 아이의 말을 들으니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슬픈가 보다 하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죠.
다 읽고 나니 아이가 왜 가슴이 아프다고 했는지 이해가 되더군요.
가족을 잃는다는 건 정말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무너지는 일이고 아이가 부모를 잃는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절망이겠죠.
여기 자신의 잘못으로 아빠가 돌아가셨다고 생각하며 그 비밀을 가슴에 묻고 말도 거의 안 하고 모자로 자신을 가리며 자학하는 한 소년이 있습니다.
 별명이 그림자인 주노는 학교생활을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로 지내고 있어요. 주노의 취미는 퍼즐 맞추기이고 힘들 때면 아빠와  산책할 때마다 쉬었던 하늘 공원의 소나무 아래로 갑니다. 아빠가 없는 지금은 주노에게 '아빠 소나무'라고 불리고 있지요.
주노는 스스로도 왕따가 되고 있지만 실제로 따돌림을 당하고 있어요. 5학년 같은 반 진구는 주노의 뒤통수를 자주 때렸지요.
그걸 그냥 참는 주노가 이상했지만 나중에 보니 아빠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그렇게라도 벌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거더라고요.
답답한 것은 아이들이 말을 하지 않으면 그 아이를 사랑하건 안 하건 부모가 알기 쉽지 않다는 것이고 나중에라도 그런 사실을 부모가 뒤늦게 알면 정말 마음이 찢어지게 아플 것 같다는 거예요. 그래서 주노의 모습을 보면서 감정이입이 되어 정말 마음이 아팠답니다.
그런데 정말 아빠가 보내준 요정처럼 이서가 주노 앞에 나타납니다.
6학년이 되면서 같은 반, 같은 짝꿍이 된 친구인데 밝고 긍정적인 친구네요.
주노에게 말도 걸어주고 먼저 다가와 주니 주노에게도 그 밝은 기운이 스며들기 시작합니다.
자전거 실력이 서툰 이서를 가르쳐주며 자신에게 자전거를 가르쳐주던 아빠를 떠올려보네요.
이서와 주노는 동생 지민이를 불러 함께 떡볶이를 먹으며 가까워지는데요. 사람이 변화하는 데에 한 사람의 힘이 크다는 것을 주노를 통해 보여주지요.
주노는 그런 마음을 가슴에 자그마한 촛불이 켜진 것 같다고 표현합니다. 작은 변화의 희망의 불꽃! 이서를 향한 마음의 불꽃!
 여전히 학교에서 주노를 괴롭히는 아이들이 있었지만 이서가 있어서 견딜만했고 늘 어두운 색의 옷만 입었는데 환한 옷을 입고 싶어졌으며  자신을 가리고 있었던 모자도 벗을 수 있는 용기가 생겼어요.
그리고 수업 시간에 손을 들고 발표도 할 수 있을 만큼 주노는 점점 어둠을 벗고 밝은 빛으로 나오고 있었죠. 그런데 정말 세상이 너무하게도 그런 힘이 되어준 이서가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맙니다. 그것도 주노가 보는 앞에서요. 이제 조금씩 아빠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었는데 자전거를 가르쳐 준 자신 때문이라는 죄책감의 둘레가 또 주노를 억누르게 되지요. 너무 안타까웠어요.
아직 어린 주노가 감당하기엔 너무 큰마음의 짐인 것 같아서요.
 주노는 이서에게 생일 선물로 준비하려 했던  퍼즐을 직접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림에는 이서가 지민이에게 준 머리핀인 나비 그림까지 넣어서요.
주노가 이 퍼즐을 만들면서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어요.
주노가 열심히 퍼즐을 만드는 모습을 보면서 제발 이서의 생일날 꼭 선물로 전할 수 있기를 저 역시 바라게 되더라구요. 너무 슬픈 엔딩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죠.
퍼즐을 만들면서 이서의 뺑소니에 대한 기억의 퍼즐도 찾아가는 주노랍니다.
한편 여전히 주노를 괴롭히는 반장 현채와 진구의 못된 행동도 효정이와 철우의 도움으로 선생님께 진실을 보여드릴 수 있었어요.
핸드폰으로 주노를 때리고 괴롭히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선생님과 교장선생님께까지 보여드렸는데요. 착한 척, 바른 척하던 현채와 진구의 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제 속이 다 후련했어요.
왜 현채와 진구가 그런 모습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알지만 그래도 강자 앞과 약자 앞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건 좀 화가 나더라구요. 학교에서도 처음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려고 해서 화나려 했는데 친구들의 강력한 항의로 현채와 진구는 전학을 가기로 합니다.
지금까지 주노가 현채와 진구에게 맞으면서 그냥 참았던 것도 아빠에 대한 죄책감 때문이었는데 주노의 탓이 아니라고 엄마가 말해줘서 저도 한시름 놓았어요.
아이가 품고 있던 죄책감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을지... 오죽하면 친구들한테 맞아도 그걸 벌받는 거라 생각했을까요?
아무튼 이제 주노를 힘들게 했던 여러 상황들이 하나둘 해결이 되어 가고 있는데 가장 큰 문제인 이서가 얼른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역시 해피엔딩이 좋죠?
주노가 제공한 단서로 이서를 치고 도망간 뺑소니의 범인도 잡았고 이서 역시 주노의 간절한 마음이 전해졌는지 극적으로 깨어났답니다.
주노를 괴롭히던 아이들은 전학을 가는 벌을 받게 되겠지요.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았고 주노도 흩어져있던 자신의 퍼즐을 모두 찾아 진짜 주노의 모습을 되찾았답니다.
진짜 헤피엔딩은 바로 주노의 자아 발견과 자아성장이겠지요.

처음부터 주노는 어두웠고 우울했어요. 아빠가 자신 때문에 돌아가셨다는 비밀을 숨겨야 했기 때문에 모든 것에 마음의 문을 닫았고 그것을 어렵게 열어준 것이 이서였지요.
하지만 이서마저 교통사고를 당해서 생사를 오가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요. 그런 과정에서 주노는 자신의 어두운 틀을 깨고 잃어버린 퍼즐을 찾아 끼우며 자신의 본질을 찾게 됩니다.
이 이야기에는 왕따와 학교 폭력 등 다소 무거운 소재가 나오지만 결국 자신을 찾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말하고자 하는 거같아요.
나를 찾는 것은 누군가가 도와주는 것도 때로는  필요하지만 마지막 조각은 결국 자신 스스로가 찾아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닐까요?
우울하고 슬프기도 한 내용이었지만 결국 해피엔딩이고 기분 좋은 마무리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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