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아이 사춘기 처방전 - 초4부터 중3까지, 다양한 사례로 배우는 사춘기 부모 필독서
이진아 지음 / 한빛라이프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사춘기에 막 접어들랑 말랑하는 딸아이를 키우고 있다 보니 사춘기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책만 봐도 눈이 번쩍, 손이 저절로 가네요.
하도 사춘기의 폐해와 사춘기에 대한 공포감을 사회적으로 만들어놔서 내 아이도 사춘기가 되면 반 괴물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는데요.
초등 6학년이 된 딸아이는 쿨하기는  하지만 그다지 큰 변화는 느끼지 못하겠네요.
아직은 제 속을 뒤집어 놓는다거나, 미워지게 만드는 행동은 하지 않는 걸 보면 좀 더 기다려봐야 하는 걸까요?^^
<지금 내 아이 사춘기 처방전>을 읽으면서 내 아이를 돌아보게 되고 또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면서 아이들은 그저 자신의 폭풍 같은 변화를 감당하느라 애쓰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 주어야겠구나 싶더군요.
이상해진 게 아니라 아이도 애쓰는 거라는걸요.
 

먼저 사춘기에 대한 기본적 정의부터 확인해 보자구요.
사춘기의 사전적 의미는 15세에서 20세에 이르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성인이 되어가는 시기라고 합니다.
여기서는 15세라고 나오지만 요즘은 사춘기가 시작되는 나이도 점점 내려가고 있지요.
성호르몬의 분비의 증가로 이차성징이 나타나고 생식 기능 완성의 시작, 이성에 대한 관심의 증가와 더불어 성적 호기심과 성적 충동도 강해지며 급격한 신체 발달로 인한 호르몬의 변화를 정서적 발달이 따라가지 못하는데서 시작된다고 해요.
한마디로 몸과 마음의 성장 불균형 사이에서 갈등하는 청소년기를 사춘기라고 한답니다.
감정 기복이 심하고 불안정한 상태이며 부모의 말에 회의를 품는 아이들이 부모님 입장에서는 곱게 보일 리 없으니 갈등이 안 생길 수가 없겠죠.
아이들이 안정 상태가 되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이 기다리는 시간이 부모님에게도 필요하다고 합니다.
 


중 2병에 대한 명쾌한 정의도 되어 있네요.
왜 이 시기에 가장 치열하게 사춘기 반응이 나오는지, 왜 부모가 가장 견디기 힘든지도 말이죠.
여기서 아이들이 왜 엄마를 쉽게 생각하는지 설명이 되어 있는데요. 자신의 생존을 책임 지던 신과 같던 존재가 자신과 덩치가 비슷해지면서 자신도 엄마와 같은 레벨이 되었다고 생각한대요. 이때 아이의 자존감이 가장 커진다고 하네요. 또 한없이 부푼 허세와 현실의 괴리에서 힘들어하는 과정이 반복이 되구요.
그리고 이 시기의 맨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허세가 필요한데 그래서 자세도 삐딱, 거친 말을 밥 먹듯 하는 거더라구요. 그것이 반항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기 위한 본능이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어요.
나도 그 시기를 지나왔지만 그렇게 힘들다 생각 안 했는데 요즘 아이들은 이래저래 참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뭔가 정리가 차분히 되는 느낌이에요.
아이들의 반항이 자연스러운 자신의 표현이고 그것이 못마땅한 부모는 주도권을 놓치고 싶어 하지 않죠. 둘 사이에 팽팽한 기싸움이 시작되면 갈등도 시작되고 불신과 미움의 골을 깊어질 테죠.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이 잘못한 행동이고 뭔가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아이들에게 밀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거구나, 믿고 기다려주면 되는 거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된 것만으로도 안도감이 드네요.
 



허세는 청소년기를 지탱하는 힘!
하늘에 떠있는 자신감과 땅에 떨어진 자신감의 틈을 허세로 메워 버티고 있다고 표현했는데 그렇다면 그것을 이해하고 아이가 커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적어도 갈등은 적어지겠죠?
막상 그 상황이 되면 저 역시 견디기 힘들겠지만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큰 차이가 있으니까요.
알고만 있어도 한숨 덜지 않을까 싶네요.
 


실제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솔루션을 주시는데 아무래도 사춘기의 증상은 다 비슷비슷하다 보니 이 책에 있는 에피소드 중 내 아이와 비슷한 반응이 있다면 그 솔루션을 참고하면 좋겠어요.
저도 몇 가지 아이에게 약하지만 나타나는 증상에 대해 주의 깊게 읽어보니 결국 아이를 그렇게 만든 원인에는 부모의 태도가 많이 영향을 미치더라구요.
정말 육아도 힘들지만, 교육도 힘들지만, 아이와의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도 참 힘들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이런 좋은 책들이 해결책도 주고 위안도 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자녀의 행복을 부모 기준으로 생각하면 절대 안 된다.
청소년기 부모의 역할은 자녀가 홀로 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 두 문장이 마음에 확 와닿네요. 아직 초등학생을 키우고 있는 터라 아이들과 완벽한 분리가 되지는 않지만 이제 서서히 아이들과 나를 분리하고 나는 지켜보며 격려해주는 역할을 해야 될 시기가 오겠지요. 지금도 그 생각만으로도 마음 한편이 공허한 느낌으로 가득 차는데 그것이 아이를 위한 길이라고 하니 그렇게 하는 게 당연한 거겠죠.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아이들을 향해 마음속으로 거리를 두는 연습을 해야겠다 싶습니다. 슬프지만.
 


내가 잘하고 싶은 거, 바로 평가하지 말고 진심으로 안아주기.
개인적으로 칭찬에 인색하고 입에 발린 말을 잘 못하고, 기분 좋게 거짓말하는 것도 잘 못하는 터라 아이에게 그렇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커요. 근데 쉽지는 않더군요. 특히나 내 자식에게는~
이 책에서 우리 아이를 옆집 나이 대하듯이 해보라고 합니다.^^
뭔가 씁쓸하지만 효과는 아주 좋을 것 같네요.
사랑스러운 내 아이를 옆집 아이 대하듯 해야 한다는 사실이 씁쓸하지만 그렇게라도 내 아이에게 좋은 피드백을 줄 수 있다면 열심히 노력해 볼랍니다.


다양한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가볍게 솔루션도 알려주며 사춘기가 두려운 부모들도, 사춘기 아이로 고생하고 있는 부모들도 사춘기에 대해 다시 한번 정리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책을 쭉 읽다 보니 사춘기라는 특수한 상황인 아이들에 집중되어 있기는 하지만 결국 아이와 소통하고 아이와 큰 문제없이 지낼 수 있는 방법은 유아나, 초등시기나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해하고 제대로 칭찬해서 아이 자존감 높여주고, 기다려주고 참아주고.
어느 것 하나 쉬운 건 없지만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이와 맨날 신경전을 벌이고 미워하고 마음과 몸의 거리가 멀어지는 게 더 견디기 힘들다고 생각하면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연습하고 준비해야겠어요.
7가지 유형에 따른 처방전이 때로는 너무 교과서적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것이 진짜 해답이기 때문이겠지요?
이 책은 아이가 나를 힘들게 할 때마다, 아이가 이해 안 될 때마다 읽어야겠어요.
그게 나와 내 아이를 지키는 방법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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