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기의 달인 좋은책어린이 고학년문고 2
윤해연 지음, 안병현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좋은책어린이 고학년문고 1권 <내 이름을 불러줘>에 이어 2권 <뽑기의 달인>만나봤어요.
<뽑기의 달인>은 하나의 이야기로 된 책이 아니라 윤해연 작가의 짧은 글 6개가 모인 책이랍니다.
제목만 살펴봐도 하나같이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매력이 있어요. 이야기 하나하나에는 더 재미가 있지요.
 가장 먼저 읽어본 글은 < 엉뚱한 발레리나 >랍니다.
뚱뚱한 발레리나에 대한 이야기겠지요.
이 이야기의 주인공 수지가 저는 참 마음에 듭니다. 발레를 누구보다 잘하지만 뚱뚱한 몸 때문에 위축될 수도 있지만 누구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먹는 것과 발레를 둘 다 포기하지 않으니까요.
만약 발레를 위해 먹고 싶은 것을 꾹 참아야 한다면 수지가 온전히 발레를 사랑할 수 있을까요?
다른 사람의 시선이 아닌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는 수지가 참 매력적이에요.
 발표회에서 실수를 해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한껏 발휘하는 수지의 발레 하는 모습을 보면 누구라도 수지를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런데 수지가 어떻게 그렇게 당당할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은 책 말미에 나온답니다.
수지 할머니가 수지를 인정해주고 믿어주시더라구요. 그런 할머니를 통해 수지는 자신에 대한 자부심과 믿음이 생긴 것 같아요. 오히려 그런 수지를 짜증스러워했던 윤아가 스스로를 더 부끄럽게 여겼으니까요.
무엇이 더 부끄러운 것인지 수지를 통해 윤아가 느낀 것 같죠?
 여러 이야기 중 책 제목으로 선택된 이유가 있겠지요?
그래서 더 궁금한 내용이었어요.
뽑기의 달인이라는 제목과 상반되게 주인공 영찬이는 운이 참 없는 아이였어요. 머피의 법칙이 영찬이에게만 일어나는 것 같았죠. 
 산을 가져오지 않는 날에는 비가 오고 횡단보도 건너려 하면 꼭 신호등은 빨간색, 아파트 일층에 도착하면 언제나 엘리베이터는 꼭대기에 서 있는 것처럼 사소하지만 반복되는 상황에 영찬이는 스스로를 운이 없는 아이라고 단정 짓고 있었죠. 그런데 그런 영찬이에게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요. 미나 문구점에 등장한 뽑기판에서 운 없기로 소문난 영찬이가 일등을 뽑은 거예요.
그것도 두 번이나 말이죠. 친구들은 영찬이를 뽑기의 달인이라고 하지만 다른 아이들은 모르죠. 또 일등을 뽑기 위해 친구들이 안 보일 때 간식 사 먹는 것도 포기하고, 심지어 준비물 살 돈까지 뽑기 하느라 다 써버린 것을요.
 뽑기의 달인이라는 호칭에 대한 부담감과 늘어가는 거짓말에 영찬이는 힘들어질 수밖에요. 그래도 수호라는 친구가 생겼네요.
여전히 영찬이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없는 아이랍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영찬이도 알아요. 운이 없다고 생각했던 상황도 시간이 흐르면 별거 아니라는 것을요. 운이 있던 그때가 오히려 더 힘들었던 걸 보면 운이 좋다고 다 좋은 건 아니라는 것을요.
이 작가의 글은 뭔가 독특해요.
이야기를 읽다 보면 뭔가를 안 가르쳐준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불친절하게 뭔가 글 속에 감춰두고 감춘 게 뭘까 찾아볼래? 혹은 생각해 볼래? 하고 무언의 질문을 툭 던져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읽고 나면 재미있었어~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뭘까? 이 애매한 기분은 뭐지? 싶어지더라구요. 그래서 더 만족스러운 책이랍니다. 가벼운 책은 아니거든요.
6가지의 이야기가 모두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결국은 우리 아이들 삶 속에서 한 번쯤은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무엇 하나 그냥 넘어갈 수가 없네요. 다른 사람의 시선과 평가 때문에 자신을 드러내기 힘들어하는 아이, 언제나 힘들지만 꼭 필요하면서 아이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친구관계 등 절대 가볍지 않은 상황을 담담하게 풀어가고 있어요.
때로는 힘들고 때로는 고통스럽고 그러다 때로는 친구도 얻고 힘을 얻으면서 아이들은 성장해간다는 것을 이 책이 전하고 있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