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파리 포롱이 - 동화로 배우는 아름다운 양보 즐거운 동화 여행 64
이시구 지음, 신재원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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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경쟁을 어릴 때부터 하게 되지요.
현대는 경쟁 사회니까요. 내 옆의 사람뿐만 아니라 심지어 기계와도 경쟁해야 하는 사회에 우리 아이들이 살고 있어요.
참 안타깝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다양한 것을 배우는 이유의 저변에는 남보다 잘해야 한다는 경쟁심리가 숨어있는데요. 남들보다 잘하고 1등을 하면 행복할까요?
똥파리 포롱이도 그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요.
 




우리에게 똥파리는 더러운 똥을 좋아하는 녀석이고 우리를 귀찮게 하는 죽어야 하는 녀석이지요.
하지만 포롱이는 그렇게 생각 안 해요.
너무나 예쁜 자기 모습을 자랑하고 싶어서 하루빨리 세상에 나가고 싶어 하고, 거울을 보며 자신의 빛나는 몸을 스스로 마음에 들어 하고 있어요.
'나'만 생각하면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요?
거울 속 내가  불만스러워지는 이유는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내가 못나 보이기 때문이니까요.
 


포롱이가 자신에 대해 흔들리게 된 것은 아름다운 나비를 봐서이기도 하고 그 나비가 포롱이에 대해 비웃었기 때문이에요.
우리의 본질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평가에 흔들리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쇠똥구리의 당당함이 포롱이에게도 전해져 자신이 똥을 먹는 일이 꼭 필요한 일임을 깨닫고 다시 힘이 난다는 사실이에요.
어쩔 수 없이 외부의 평가가 나의 자존감 형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겠지만 그 영향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는 어떤 외부자를 선택하냐에 달려있기도 하다 싶어요.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파리라면 당연히 손비비기를 잘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하지만 포리는 손비비기를 잘 못한다고 하네요.
당연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아이들도 알았으면 해요. 파리라고 해서 손비비기는 당연히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파리에게는 그것이 너무 어려운 일일 수 있다는 걸 이해해 봅니다. 그렇다면 우리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꼭 당연한 것은 없다는 걸 확장해 볼 수 있겠죠. 아빠가 일하고 돈 버는 일도 당연시 여기면 안 되고 엄마가 가족을 위해 하루 종일 종종거리는 것을 당연시 여기면 안 돼요. 모든 걸 당연시하면 감사한 마음을 잊기 쉬우니까요. 또 한편으로는 부모님들도 아이들이 공부하는 걸 당연시 여기지 말고 아이들의 고충과 힘듦을 이해하고 격려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포롱이가 포리에게 하는 것처럼.^^
 



저는 이런 시선이 재미있고 좋아요. 인간의 시선이 아닌 다른 존재가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이 흥미로워요.
인간이 벌레를 잡으려고 하는 모습을 파리들의 입장에서 볼 때 어떤 느낌일까요?
두렵기도 하고 자신들을 못 잡고 허우적거릴 땐 우습기도 할까요?^^
 


이 책의 핵심은 이제부터 시작이에요.
개구리는 파리의 천적이죠. 더군다나 일병이는 포리를 잡아먹으려 했었죠. 하지만 포리는 아이가 개구리 일병이를 잡았을 때 일병이의 엄마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일병이를 구하기로 합니다.
포리와 포롱이, 알쏭달쏭 아저씨는 아이의 곁을 계속 돌면서 귀찮게 했고 결국 아이가 개구리를 손에서 놓았지요.
자신을 잡아먹으려 했던 일병이를 구해주는 포리의 마음과 1등을 앞두고 전국 대회 기권을 했던 알쏭달쏭 아저씨의 마음에는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미덕이 있었네요.
자신의 뒤에 오는 친구의 엄마가 너무나 애타게 응원하는 모습 때문에 그 친구에게 우승을 양보했던 알쏭달쏭 아저씨의 마음은 정말 아름답지요.

알쏭달쏭 아저씨의 더듬이가 물음표인 것도 재미난 표현이네요.
 



그런 알쏭달쏭 아저씨한테 비행 기술을 배운 포롱이였으니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포롱이 역시 비행대회에서 1등으로 앞서고 있었지만 아픈 친구를 두고 갈 수 없어 짱이를 부축하고 들어옵니다.

우승을 눈앞에 두고 아픈 친구를 챙겨야 하는 결정은 그리 쉬운 건 아니었을 거예요.

하지만 포롱이는 머뭇거리지도 않았어요.

다만 알쏭달쏭 아저씨께 대회 1등 선물인 빨간 머플러를 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들었을 뿐이었답니다.

포롱이 참 멋진 친구죠?


포롱이는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지만 모든 걸 잃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짱이라는 친구도  생기고 포리와도 더 가까워졌지요. 손해라고 생각했지만 양보를 통해 더 많은 것을 얻었답니다.

처음엔 하필 왜 주인공이 똥파리일까 싶었어요.

그런데 오히려 우리가 무시하고 거북해 하는 똥파리를 주인공으로 함으로써 이야기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 더 잘 전달이 되는 거 있죠?

보잘것없는 똥파리도 이렇게 행동하는데 나도 당연히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마음도 아이들이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양보라는 것은 쉽지 않아요. 특히 요즘같이 귀하게 자란 아이들은 더욱더 양보가 어렵죠. 그래서 이런 책을 더 많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양보를 하면 손해라고 생각하고 지는 거라고 생각할 게 아니라 양보를 통해 오히려 더 얻는 것이 많다는 것을 포롱이를 통해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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