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섬 즐거운 동화 여행 62
김경구 외 지음, 이채완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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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비어린이 즐거운 동화여행 62번째 이야기<크리스마스 섬>이에요.
섬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차곡차곡 담겨있는 책인데요.
8명의 작가가 각자의 섬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이라 작가만의 스타일을 다양하게 느껴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이 책 읽으니 평화로운 섬으로 여행 가고 싶어지더라구요.
진짜 섬의 사진과 지명이 나오니 스토리가 깊이 있게 느껴진 터라 더 여행 가서 그것의 정취를 책이 아닌 진짜로 느껴보고 싶어요. 

 

첫 번째 이야기를 만나기 전 진짜 외연도의 모습을 사진으로 만날 수 있었어요.
충청남도 보령시 오천면 외연도리에 있는 섬으로 황해 멀리 떨어져서 연기에 가린 듯 까마득한 섬이라 해서 외연도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해요.

  

혜인이에게 외연도는 해녀인 할머니와 친구 경미가 있는 곳이랍니다.
엄마가 아빠와 이혼을 하고 미용사가 된 이후 방학이 되어 할머니가 계신 외연도로 오는데요.
그곳에서 혜인이가 겪는 일들과 그것으로 인해 성장하는 혜인이의 모습을 그리고 있답니다.
늘 위축되어 있던 혜인이가 외연도의 축제에 참가하면서, 노래자랑에서는 할머니를 위한 춤을,  할머니를 대신해서 관광객들에게 해산물 판매를 하게 되는데요. 그런 일들을 통해 혜인이 마음속을 답답하게 했던 것이 쑥 내려가고 무어라 표현할 수는 없지만 시원해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리고 이제는 힘들면 힘들다고, 기쁘면 기쁘다고 표현하는 자신이 되겠다고 다짐하지요. 

 

작가는 이 동화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요?
혼자라고 생각해도 자신의 곁에는 친구도 있고 가족도 있고,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기분이 나아지지요.
다른 사람과 마음을 나누면서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자신을 사랑하게도 됩니다. 내 속의 또 다른 나와 마음을 나누어 보라는 작가의 말처럼 내 안에 숨어있는 또 다른 나를 찾아 밖으로 끄집어 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없는 이야기가 있는 아이들 참 많지요.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속의 또 다른 나에게 털어놓아 보는 건 어떨까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크리스마스 섬 이야기에요.
이 섬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무척 궁금해지네요.
크리스마스섬은 인도양의 작은 섬으로, 매년 약 1억 2,000만 마리의 홍게가 우기인 10월과 11월에 산란을 위해 이 섬으로 찾아온다고 해요.
홍게로 붉게 물들어서 크리스마스 섬인 걸까요?^^
사진으로만 봐도 엄청난 장관이네요. 

 

​크리스마스섬 이야기답게 홍게 이야기가 빠질 수 없겠죠.
왕왕이는 아이와 아이 아빠가 크리스마스섬에서 데려온 홍게랍니다.
홍게의 후계자였던 왕왕이는 친구 붉은이의 아빠의 배신으로 부모님을 잃고 간신히 목숨만 붙어있는 상태로 아이의 아빠에게 발견돼 한국까지 오게 된 거였어요.
왕왕이는 크리스마스섬으로 돌아가 붉은이 아빠의 음모를 알리고 아빠처럼 존경받는 왕이 되겠다는 다짐과 함께 크리스마스섬에 도착하게 됩니다.
작가가 직접 홍게로 뒤덮인 크리스마스섬을 보고 이 이야기를 썼는지, 사진을 보고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풍경을 보며 이 이야기를 떠올렸겠지요?
그 수많은 홍게 중에 이런 사연 갖고 있는 홍게 한 마리쯤 있지 않을까 상상해보면 우리 주변의 많은 것들에서도 비슷한 상상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이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하려면 상대방의 마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전하고 싶어 합니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마음을 나누면 상대방에게 용기와 희망을 선물할 수 있어요.
그것은 꼭 상대방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나에게도 기쁨이 되고 행복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사진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석도모랍니다.
아름답지만 또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픈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석모도는 '물이 돌아 흐르는 모퉁이' 혹은 '돌이 많은 해안 모퉁이'라는 뜻이라고 해요. 석모도 남쪽의 민머루 해수욕장의 일몰은 서해의 3대 일몰 조망지라고 하는데요.
사진으로도 그 이유를 느낄 수 있어요. 

 

석모도 이야기의 화자는 태양이랍니다.
태양의 시선으로 사람과 고라니의 관계, 감정을 그리고 있는데요.
한여름에는 덥다고, 겨울이면 춥다고 짜증을 부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맞추기 힘들다고 투정하는 태양의 속마음이 멋쩍은 미소를 짓게 하네요. 한편으로는 나무와 꽃, 산속 동물들은 못마땅하게 여기거나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고 하니 우리 인간이 감사해하지 못하는 것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태양은 엽총을 든 사냥꾼이 고라니 가족을 찾아 나선 것을 보게 됩니다.
신나게 놀고 싶고 친구도 만나고 싶은 막내 고라니와 달리 걱정스러운 엄마 아빠는 막내에게 조심하라고 신신당부를 하지만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어요.
사냥꾼이 고라니를 봤고 태양은 고라니를 지키기 위해 사냥꾼을 향해 햇살을 뜨겁게 내리쬐지만 아이를 지키기 위한 아빠의 희생을 막아내지는 못했지요.
아빠는 사냥꾼에게 끌려가고 남은 엄마와 막내와 형 고라니에게는 슬픔만 남았답니다.
태양은 수평선 아래로 내려가면서 고라니 가족을 붉은 잠옷 자락으로 덮어줍니다.
남은 가족의 슬픔은 무엇으로도 치유되기 힘들겠지만 태양이 그들을 따뜻하게 감싸고 있다는 것은 느낄 수 있겠지요.

작가는 이 이야기를 통해 부모의 희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자녀들과 마음을 나누고 싶어 하는 이유는 희생을 각오한 사랑이 있기 때문이에요.
막내 고라니가 엄마 아빠의 걱정을 조금만 이해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참았다면, 어쩌면 불행한 일은 생기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때로는 듣기 싫고 듣기 불편한 부모님의 말이라도 귀를 기울여보면 어떨까요.
슬픈 일 뒤에 후회하지 않도록 말이죠.

왜 이렇게 슬픈 이야기를 들려주셨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너무나 아름다운 광경을 보면 때로는 눈물이 나기도 하고 슬픔이 밀려오기도 하더라구요.
아이들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어른이 되니 저는 그렇더라구요.
슬프도록 아름답다는 말이 이해가 되는 나이가 되었나 봅니다.
태양이 수평선 너머로 붉게 사라져가는 모습에서 고라니의 슬픔이 더 강렬하게 느껴지는 것 같은 이야기였어요.

8곳의 섬을 배경으로 한 8개의 이야기를 모두 읽어보았는데요.
전체적으로 섬이 주는 서글픔이라고나 할까요?
그런 감정이 느껴졌어요.
섬의 본질적 외로움이랄까?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를 읽으면서 사진 속의 섬으로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싶더라구요.
그 섬에서 우리도 무언가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지금 당장 직접 갈 수는 없지만 작가들이 그려놓은 섬으로 눈을 감고 떠나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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