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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쓰는 고양이 똥꼬 ㅣ 한뼘어린이 4
서성자 지음, 장경혜 그림 / 꿈초 / 2017년 3월
평점 :
참 유쾌하고 재미있게 읽은 책 <동화 쓰는 고양이
똥꼬>랍니다.
이 책은 아주 오랜만에 아들에게 제가 읽어준 책이기도
해요.
아이들이 일찌감치 글을 읽게 되면서 어릴 적에는 많이 읽어주던
책을 스스로 읽게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우연하게 이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는데 한 번에 다 읽지는 못했어요. 짬짬이 읽어주었거든요. 그런데 아들이 뒷이야기는 궁금하면서 스스로 읽지는 않더군요. 엄마가 읽어주는 걸
듣고 싶대요. 세 차례에 걸쳐 모두 읽고 나서야 아주 재미있다고 하더군요.
아들의 반응을 보면서 더 컸지만 엄마가 읽어주는 책의 의미는 또 다르구나
싶었어요.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좋은 책 한 권씩은 읽어주어야겠다
다짐하게 만들었던 <동화 쓰는 고양이 똥꼬>랍니다.
동화작가인 주인과 함께 사는 똥꼬는 글을 읽을 수도
있고 쓸 수도 있는 신통방통한 고양이랍니다.
주인의 생활패턴을 기막히게
알고 있는데 똥꼬가 알고 있다는 것을 주인만 모를 뿐이죠.^^
엄마가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가 빗소리 같아서 듣기 좋다는 똥꼬는 엄마가 외출을 하면 컴퓨터를 켜고 엄마가 쓰다만 동화를
읽는답니다.
그리고 우리는 똥꼬가 어떻게 지금의 주인을 만나 엄마로
생각하며 살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게 되지요.
눈 내리는 한겨울 배고픈 자식을 위해 먹이를 찾아헤매다가
아기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길을 건너던 엄마 고양이는 자동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하고 맙니다.
죽은 엄마 고양이 곁을 떠나지 않고 있던 아기 고양이를 집으로 데려온 사람이 바로 지금의
엄마이지요.
지금의 엄마가 아니었으면 아기 고양이는 엄마와 함께 그대로
얼어 죽었을지도 모르죠.
엄마와 편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똥꼬는 자동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밖에 나갈 수가 없어요.
왜 안 그렇겠어요. 자동차는
엄마를 잃게 한 두려운 존재인걸요.
하지만 똥꼬도 분명 친구들과 밖에서
놀고 싶을 거예요. 그런데 그런 똥꼬를 바깥세상으로 이끌어 줄 친구가 나타납니다.
아파트 밖에서 놀고 있던 까미가 바로 그 친구였지요.
까미는 똥꼬가 아파트를 벗어나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자동차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도록
용기를 주었답니다.
물론 빼빼랑 한눈이는 똥꼬를
경계했지만요.
까미를 통해 세상 밖으로 나와 두려움을 벗어던지며 즐기던
그때, 똥꼬를 싫어하던 한눈이가 경비 아저씨한테 붙잡히고 말았어요.
경비
아저씨 입장에서는 쓰레기통을 뒤집어 놓고 시끄러운 고양이들이 반가울 리 없었겠죠.
그런 한눈이를 그냥 둘 수 없었던 똥꼬는 경비 아저씨가 한눈을 팔도록 유도를 하고 한눈이가 도망갈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었어요.
빼빼와 까미의 도움으로 한눈이는 무사히 탈출을
할 수 있었답니다.
똥꼬를 탐탁지 않아 했던 한눈이도 이제는 똥꼬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었고 서로 친구가 되었어요.
엄마가 없었던 이틀간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자동차에 대한
두려움도 떨쳐낸 똥꼬는 더러운 쓰레기통을 뒤지며 배고파했던 친구들이 생각나 비닐봉지에 사료를 담아 친구들에게
던져주었어요.
그리고 똥꼬가 경험했던 진짜 이야기들을 엄마의 동화에
조금씩 조금씩 담았답니다.
엄마 역시 똥꼬가 써넣은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자신이 그동안
고양이에 대해 너무 몰랐다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사료와 물을
챙겨 밖에 떠도는 고양이들에게 나눠주었지요.
엄마가 진짜 고양이에 대해
관심도 갖고 마음을 쓰게 된 것 같지요?
드디어 똥꼬와 엄마의 합작품 동화책이
출간되었어요.
엄마는 본인이 다 썼다고 생각하겠지만 우리는 그 이야기 중
일부는 똥꼬가 썼다는 것을 알지요?^^
동화 쓰는 고양이 똥꼬가 자신의
책에 사인도 하는 모습은 미소를 절로 불러일으킨답니다.
안타까운
길고양이들의 삶과 죽음을 무겁지 않게 담으면서 생명을 존중하고 동물을 보호해야 함을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있어요.
어쩌면 똥꼬는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고양이들을 대변하고 있으며 그래서 똥꼬의 동화는 우리를 좀
더 진지하게 그들의 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것 같아요.
재미도
있었지만 그만큼 감동도 있었고 또 현실 속의 길고양이들의 삶도 돌아보게 했던 이야기였어요.
동화 쓰는 고양이 똥꼬의 다음 작품도 기대해볼 수 있을까요?
왠지 엄마보다 더 리얼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을 것 같아 다음 이야기를 만들어도
좋을듯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