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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사색 - 빛과 어둠의 경계에 서서
강원상 지음 / 지금이책 / 2017년 3월
평점 :
저보다 먼저 신랑이 이 책을 집어 들고 읽기 시작하더군요.
그리곤 제게 꼭 읽어보라 하더라구요.
신랑의 추천을 가득 받고 읽기
시작한 책이 바로 강원상씨의 <공감사색>이랍니다.
아이들이
있어 제시간에 TV를 볼 수 없는 저희 부부는 아이들이 모두 잠들면 컴퓨터로 JTBC 뉴스룸을 다시 보는데요.
손석희씨의 인상적인 앵커 브리핑을 참 좋아했어요. 뉴스에 알맞은 글들을 어디서 다 찾아낼까
궁금해하기도 했는데요.
이 책은 그 앵커 브리핑에 인용이 된 글의 주인공
작가 강원상씨의 기록이 담긴 책이랍니다.
혼돈의 시대를 살아내는 우리
모두가 읽어야 할 책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오는데요.
살아가는 것이
아닌 살아내야 한다는 이 시대의 서글픈 상황들이 오늘도 우리 국민들을 힘 빠지게 하고 있지만 그래서 또 힘을 내고 웃어야 하지 않나
싶네요.
사실 국정 농단 사태들을 통해 잃은 것도 많지만 얻은 것도
많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처럼 정치는 높은 분들이 알아서 하는 거고,
내가 관심을 갖는들 그들이 꼼짝이나 하겠으며 무엇을 변화시킬 수 있겠느냐 하는 다소 비관적인 태도를 취하던 사람들도 우리 하나하나가 모이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고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면 그들이 국민을 함부로 대할 수는 없다는 것을 학습했다고 생각이
됩니다.
이제는 국가가 국민이 느끼는 불행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국가에 대한 걱정은 좀 덜어놓고 요임금의 태평성대 같은 느낌을
한 번이라도 느껴보고 싶네요.
속 시원한 마지막 세 줄을 여전히
답답하게 구는 그녀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래도 그녀가 한 것이 딱
하나 있습니다.
여성은 물론 노약자와 어린이까지 다 함께 모여 촛불을
밝히며 진정한 민주주의를 완성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이 그것입니다.
세월호가 이렇게 쉽게 떠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참
안타까웠습니다.
정말 그 안에 내 가족이 있었다면 나는 과연 지금의
온전한 나를 지켜낼 수 있었을까?
그 지옥 같았을 3년을 버텨낼 수
있었을까?
세상에 대한 원망과 분노로 반 미치광이로 살아가고 있지는
않았을까?
나는 당사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최순실과 무리들'이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드는 일에 일조를 하고 절대 부지(不知)하고 불위(不爲)했음을 부인할 수 없기에 부끄러워집니다.
김재규에 대한 재평가가 수면 위로 올라온 이유를 이 책을
읽어보니 알겠네요.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것은 모르고 지나가도록 가려져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이제는 언론도 믿기 힘든 세상이다
싶어요.
사실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이 아니었기에 진보니 보수니
하는 부분도 그냥 나는 성향이 OO이다라고만 생각하고 있었지 그것이 진짜 무슨 의미인지는 크게 생각해 본적도
없었거든요.
이 책을 읽고서야 비로소 진보와 보수에 대해 제대로 정리가
되네요.
이래서 사람은 늘 배우고 책을 읽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봅니다.
"진보는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든 망하지 않는 옳은 길을
찾아야겠네요.
잊을 수 없는, 잊어서도 안되는 세월호 참사
이 글을 읽으니 많은 비밀을 간직한 채 수면 위로 떠오른 세월호가
진실을 모두 알려주고 벌받을 자들에게 벌을 내려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세상을 등지고 떠나버린 꽃 같은 아이들이 다시 돌아올 수는 없겠지만 말이죠.
오바마 퇴임식을 보면서 그가 대통령 당선 당시 젊은
대통령으로서 굉장히 멋스러웠는지 기억이 났고 퇴임식에서의 늘어버린 흰머리와 주름들이 얼마나 그를 더 멋진 사람으로 보이게 했는가를, 완벽히
반대되는 모습을 보여준 그녀와 비교되면서 알 수 있었죠.
예뻐지고
젊어지는 것이 참으로 수치스러운 모습이었답니다.
빛나는 사람은 어느
자리에서건 빛이 난다는 말을 꼭 기억하고 싶네요.
참 슬펐던 지난날이었지만 그 안에서도 눈물 나게 아름다웠던
일들이 많았던 지난 시간들이었네요.
그들은 우리를 절망에 빠지게 하고
의욕을 상실하게 했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민주화의 의미를 찾아내고 평화롭게 역사를 만들어가는 훌륭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었지요.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왜 그리 그토록 발 한 짝 떼는 것을
두려워했는지 부끄럽기만 했답니다.
너무 쉽고 편하게 결과의 달콤한 맛을
본 것 같아 차벽의 꽃을 뗐을 소녀들에게 너무나 미안해집니다.
이
책을 덮으며 곤히 생각해 봅니다.
내가 얼마나 주체적이지 못했고 적당히
무관심했으며 참으로 모르고 살았는가, 뉴스를 통해 흘러나오는 일말의 사건들을 보면서 그저 잘 해결되기를 바랐던 것뿐, 행동하지 못했음을 반성하게
됩니다.
이 책의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으로 다가와 깊이 있게 와
박히네요.
내가 가진 주권, 표 하나가 만들어낼 수 있는 것들의 힘이라는
것이 결코 작지 않음을 다시금 깨달으며 더 이상 수수방관자가 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