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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4반 소원 쪽지함 ㅣ 한뼘어린이 3
김경희 지음, 이주현 그림 / 꿈초 / 2017년 2월
평점 :
현실과 동화적 세계가 자연스럽게 결합되어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한뼘어린이 3번째 이야기 <2학년 4반 소원 쪽지함>이랍니다.
제목만 딱 보고 아이들의 지극히 현실적 이야기를 담고 있겠거니 했는데 의외로 눈의 여왕이
등장하며 동생들을 찾아 얼음왕국으로 들어가는 내용이 나와서 훨씬 더 풍부한 이야깃거리가 있는 책이었어요.
저학년들이 읽기에 딱 좋은 문고랍니다.
주한이네 반 교실 한쪽에는 작고 앙증맞은 쪽지함이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일 년에 딱 한번 생일을 맞은 아이가 소원을 적어 쪽지함에 넣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소문이 돌았답니다.
진짜 소원대로 선물을 받은 친구의 이야기까지 듣고 나니 한 달 뒤에 있을 생일에 어떤 소원을 빌어야
할지 주한이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죠.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다 그렇지
않겠어요?^^
어떤 소원을 빌어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는 주한이의 표정
좀 보세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갖고 싶은 것도 많은데 단 하나의
소원을 빌어야 한다니 얼마나 고민이 되고 머릿속이 복잡할까요?
주한이는 방학 중에 놀아달라는 동생을 떨어뜨려놓기 위해
장난을 좀 치다가 생일 선물로 뭐든 그리면 뚝딱 나타나는 요술 색연필을 선물로 받기로 마음먹게 됩니다.
다른 친구들은 현실적인 선물이라 소원이 이루어졌는데 주한이의 이 앙큼한 소원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생일 당일, 역시나 요술 색연필은 어디에서도 볼 수가 없었죠.
주한이의 상심이 컸을 것 같아요.
기대 많이 했을
텐데~^^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쪽지함의 소원을 적은 쪽지를 선생님께서
부모님께 알려드려 소원이 이루어지는 거라고 듣게 되자 자신의 소원이 날아간 것 만같 아 주한이는 속상했고 친구들의 축하와 선물로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았죠. 집에 돌아와 친구들이 준 생일 선물이 든
봉투를 열어보기 전까지는요.^^
언제 저 요술 색연필이 이 봉투 안에 들어가게 된
걸까요?
여튼 저 색연필로 아이스크림을 그리자 진짜 나타나고, 가지고
싶은 장난감과 먹고 싶은 것도 그리기만 하면 진짜가 되어 짠하고 나타났어요. 소원이 이루어졌네요.^^
외할아버지 제사 때문에 외삼촌 댁에서 모두 모인 날,
주한이는 동생들을 돌봐야 했는데요.
놀아달라 칭얼거리는 동생들에게 나비도
그려주고 잠자리도 그려주었죠.
그러다가 사촌동생 율빈이가 주한이의 요술
색연필로 퍼즐 판에 낙서를 했고 퍼즐 판이 갈라지면서 황금색 마차를 끄는 말이 나타나 두 동생을 순식간에 데려가버렸고 주한이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퍼즐 판 속으로 뛰어 들어갔어요.
양말도 신지 않은 맨발에 반팔
차림이었지만 추운 줄도 모르고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세상의 마차 바퀴 흔적을 따라 뛰기 시작했답니다.
하지만 내리는 눈이 바퀴의 흔적을 지워버렸고 두려움에 울기 시작한 주한이에게 까마귀가 나타나 눈의
여왕이 얼음궁전에 있으며 거기에 가려면 바바야 할머니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알려주었어요.
바바야 할머니는 무거운 절구를 타고 다니는 숲 속의
마녀인데 착한 아이는 괴롭히지 않는대요.
동생들을 구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주한이를 위해 바바야 할머니는 주한이와 함께 절구를 타고 얼음궁전으로 날아갔고 얼음궁전에 데려다주었어요.
그리고 얼음 궁전을 지키는 괴물들을 물리칠 수 있도록 쉽게 꺼지지 않는 횃불을 선물로
주셨지요.
바바야 할머니는 횃불에 마법 주문까지 걸어 더 강력하게 만들어
주었고 소중한 것들을 잘 지키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가셨답니다.
주한이를
향해 다가오는 괴물들을 횃불로 공격하며 궁전 안으로 들어갔고 그 안에서 동생들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답니다.
동생들을 데리고 가려는 찰나 눈의 여왕이 나타나 이곳은
하루 종일 신나게 놀아도 되고 좋아하는 게임도 실컷 할 수 있는 아이들의 천국이니 이곳에 남아있어도 좋다고 했어요. 하지만 주한이는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다며 집에 돌아가겠다고 했지요.
그러자 눈의 여왕은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황금마차로 데려다주었고 아이들은 그 마차에서 잠이 들고 말았답니다.
생각보다 눈의 여왕이 너무 쉽게 아이들을 보내줘서 조금 싱거운 느낌이 들기는
했어요.
극적인 느낌이 조금 부족했다고나 할까요?^^ 눈의 여왕이 더
강력하게 뭔가를 할 줄 알았거든요.^^
잠에서 깬 주한이는 집으로 무사히
돌아왔음을 깨달았겠죠?
그런 다음 요술 색연필을 어떻게
했을까요?^^
스케치북에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그려 넣었어요. 그리고
요술 색연필을 과감히 휴지통에 버렸지요.
주한이네 가족에게 이제는
행복이 가득한 날들이 이어질 거예요. 요술 색연필 때문이 아니라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은 주한이의 행동과 생각이 달라졌기
때문이겠죠.
다만 휴지통에 버렸다고 하니 왠지 그 뒤에 이야기가 이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저뿐일까요?^^
사람들은 누구나 바라는 것이 있고 소원이 있고 희망이 있지요. 그것들은 내 힘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있고 도저히 내 힘으로는 불가능 한 것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때로는 지니의 요술램프처럼 소원을 들어주는 무언가가 나에게 있었으면
하는 상상을 하게 되는데요.
<2학년 4반의 소원 쪽지함>은
아이들의 그런 작은 바램을 재미있게 풀어낸 책이 아닌가 싶어요.
그러면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한번 더 생각해 보게 하는 교훈도 잊지 않지요.
새 학기를 시작해 설렘 반, 긴장 반 속에 지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 책 소개해 주고
싶네요.
"잘 할 수 있어, 가족이 너의 뒤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