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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철이와 해바라기 세상 바꾸기 ㅣ 즐거운 동시 여행 시리즈 11
신현득 지음, 신경순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7년 1월
평점 :
가문비 어린이에서는 꾸준하게 동시집이
나오네요.
사실 점점 아이들이 동시를 읽고 동시를 직접 써보는 일이
드물어지는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동시를 통해 아이들 마음이
말랑말랑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점점 아이들이 자극적인
것들에 노출이 되다 보니 동시 같은 건 재미없어하는데 그 표현들이 가진 아름다움과 따뜻함을 적어도 초등시절에는 갖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이렇게 꾸준하게 동시집을 세상에 내어놓는 가문비 어린이에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3학년 아들의 국어 첫 단원에도 동시가 등장하던데 동시도 많이 읽어두면 학교 수업에도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은 각 시마다 소재가 다른 것이 아니라 용철이와
해바라기가 몸을 바꾸면서 겪는 다양한 상황들을 동시에 담고 있는데요.
구성이 좀 특별하죠?
해바라기가 된 용철이와 용철이가 된 해바라기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서로에게 동화되어
나도 한 번쯤 내가 아닌 다른 그 무엇이 되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답니다.
서로를 부러워하던 용철이와 해바라기는 몸을 바꾸게 되는데요.
그다음 벌어질 일들이 궁금해지는걸요.
사람이 된 해바라기가 가장 하고 싶었던 건
뭘까요?^^
걸을 수도 있고 뛸 수도 있다는 거, 움직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변화가 아니었을까요?
해바라기는 늘 그 자리 그곳에 있어야
했으니까요.
무엇을 해도 모든 것이 처음인 용철이가 된 해바라기는 옷
입는 것도, 누워서 자는 것도, 세수도, 밥 먹는 것도 다 처음이고 신기했어요.
그럼 해바라기가 된 용철이는
어땠을까요?
이렇게 오래 서있기는 처음이긴 하지만 어쩐지 다리가 아프지는
않네요.
높다란 키로 여기저기 둘러보고 바람에 이리 흔들 저리
흔들...
용철이는 이제부터 해바라기 공부를
시작해봅니다.
영철이가 된 해바라기는 나름 잘 적응하고 잘 지내는 것
같아요. 수학도 100점을 맞고 뭐든 잘 먹고 씨름도 잘하지요.
꽃에
물을 주는 건 너무나 당연하게 행복하고 청소는 또 얼마나 잘하는지요.
모든 것이 신기하고 또 열심인 용철이가 된 해바라기의 모습이랍니다.
해바라기가 된 용철이는 또 어찌
지내고 있을까요?
해바라기가 된 용철이는 이제야 햇빛을 듬뿍 먹고산다는
것을 알게 되고, 햇빛으로 녹말을 만들며 자급자족한다는 것도 알게 되지요. 해바라기가 이만큼 키가 큰 이유도 저절로 알게 되고 사람과 동물을
숨 쉴 수 있게 산소를 만드는 것도 초록나라라는 것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식물도 그리움과 소망과 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해님 닮은 꽃이라서 해님의 특별 사랑을 받는 줄 아는
해바라기가 된 용철이... 하지만 해님은 나를 닮았다고 더 사랑하지 않는다며 온갖 생명의 어머니기 때문에 모두 똑같이 사랑한다는 <해님
손은 골고루>란 시도 기억에 남아요.
시를 읽으면서 인간과 자연을
오묘하게 비교하면서 인간의 부족함과 오만함, 자연의 위대함과 겸손함을 대비시킨 부분들이 있었어요. 인간의 전쟁에 대한 이야기와 욕심쟁이가 없는
초록나라에 대한 이야기가 그러했죠.
하지만 또 동시에 서로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부분까지도 시로 풀어내서 이래저래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네요.
서로가 이제 서로일 때로 돌아가야 할 시간임을 깨달은 둘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갑니다.
해바라기로서 지내본 용철이도, 사람이 되어
본 해바라기도 많은 것들을 배웠겠지요?
배우고 나서야 비로소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 거예요.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우리
모두 참 평화롭고 행복할 수 있을 텐데..
늘 자기 생각만 하는 사람들
때문에 세상이 시끄럽고 고통스러워 보이는 것 같아요.
이 책은
같은 주제로 엮어진 연작시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연작 동화시집'이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동시이면서 동화적 요소를 가지고 있네요.
이 동시들이 더 재미있게 다가왔던 이유도 하나의 스토리를 읽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일
거예요.
운율이 있는 동화를 읽는 기분으로 읽다 보니 더 흥미롭고
뒷얘기가 궁금하고 했었네요.^^
담겨있는 주제도 깊이가 있고 울림이 있어
울 친구들이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