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이와 마법의 매직카드 즐거운 동화 여행 59
한예찬 지음, 김민혜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우리 딸아이가 참 좋아하는 시리즈가 몇 개 있어요.
 딸아이를 키우면서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 반면에 감성적이기보다는 이성적인 아이란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제가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던 것은 세상을 좀 더 따뜻하게 바라보고 감성이 풍부한 아이였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기 때문이었는데요.
책을 많이 읽는 것과 감성적이 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 것 같아요.^^
그래서 딸아이가 이 시리즈를 좋아했을 때 내심 반가운 마음이 들었답니다.
아이에게 소녀감성이 있다는 확인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서연이와 마법의 팔찌>를 처음 만나고 다른 시리즈에 대한 갈증이 있던 딸아이에게 다른 책들도 선물해주고 특히 신간인 <서연이와 마법의 매직카드>를 만나고는 어찌나 반가워하던지요.
 

집에 있는 책을 모아 보며 아이는 앞으로도 이 시리즈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네요.^^

이 책의 재미는 실제의 장소가 그대로 등장해서 뭔가 판타지이지만 현실감이 느껴진다는 것에 있어요.
서연이에게 늘 놀라운 경험을 하게 해주는 장소인 헤이리 프로방스가 그렇답니다.^^
사고 싶은 게 많은 십 대 소녀인 서연이는 헤이리에 새로 생긴 '해피 틴스'를 가보고 난 후 갖고 싶은 게 더 많아졌어요.
딸아이는 이 책을 읽고는 서연이처럼  친구랑 이것저것 구경하고 직접 사기도 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얼른 더 컸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아직 이런 경험이 없어서 서연이처럼 해보고 싶었던 모양이에요.^^
사고 싶은 건 많았지만 용돈은 한정되어 있던 서연이는 고민고민하다 있는 돈을 다 털어 인디언 핑크 백팩을 사게 됩니다.
가은이는 서연이보다 돈이 더 많아서 이것저것 더 구매를 했는데요. 그런 가은이가 서연이는 부러웠지요.
 

엄마한테 용돈을 올려달라고 말해봤지만 엄마는 도리어 화만 내고 서연이는 얼른 돈을 벌고 싶어졌어요.
예전에는 아이들 책에서 보기 힘들었던 단어였던 '금수저'라는 단어를 이 책에서 만나게 되니 이젠 정말 빠르게 현실이 책에 반영이 되는구나 싶네요.
돈을 벌고 싶었던 서연이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게 되고 나이에 상관이 적은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하게 됩니다.
하루에 두 시간 전단지를 나누어 주고 받은 돈은 만 원~
학원까지 빠지고 서연이는 3일간 알바를 했는데 사람들의 냉대와 무시를 느낀 터라 돈 벌기가 쉽지 않음을 깨닫게 되지요.
게다가 서연이는 비가 온다고, 힘들다고 알바를 나가지 않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돈을 번다는 것에는 그에 따른 책임도 주어진다는 것을 서연이를 통해 아이들이 느낄 수 있었겠지요.
 

3일간 일하고 받은 아르바이트비를 들고 혼자 해피 틴스에 가서 쇼핑을 하고 난 서연이는 오랜만에 헤이리 판타지 랜드를 갔는데요. 그곳에서 또 신비로운 일이 일어나겠지요?
 이번에는 판타지 랜드에서 어떠한 일들이 서연이에게 일어날지 궁금해지는데요.
'매직카드 룸'이라는 체험방에서 만난 로봇 골디가 서연이의 부자가 되고 싶은 소원을 알아내어 매직카드를 선물해주게 됩니다.
그 카드는 하루에 만 원씩 자동으로 충전이 되는 체크카드라고 하는데 좋을 것 같기도 하지만 벌써 불안한 이 마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서연이가 빙수 가게에서 카드를 써보니 결제가 되네요.
이제는 용돈을 받지 않아도, 힘들게 아르바이트를 안 해도 매직카드 덕분에 용돈을 편하게 쓸 수 있게 되었어요.
 

정말 매일매일 매직카드에는 만 원씩 충전이 되었고 그 돈으로 콘서트도 가고 옷도 사고 친구들에게 한턱을 쏘기도 하며 서연이는 돈 쓰는 재미를 느끼고 있었는데요. 그러면 그럴수록 친구들이나 엄마에게 거짓말이 늘고 감사했던 매직카드의 만 원도 적게만 느껴졌지요. 그러다 어느 날, 엄마에게 숨겨두었던 옷을 들키고 마는데요. 임기응변으로 잘 무마되긴 했지만 서연이의 일탈이 점점 걱정스러워지네요.
게다가 판타지 랜드의 골디를 찾아 평생 동안 매직카드로 받을 돈을 한꺼번에 받을 수 없냐고 묻는데요.
골디는 가능은 하지만 위험 부담이 크다고, 그 돈이 서연이를 망칠 수도 있고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다고 경고를 하지요. 하지만 지금 서연이에게 그 소리가 귀에 들어올까요? 돈이 주는 쾌락이 두 귀를 막고 있었을 테니까요.
 

서연이는 결국 매직카드 대신에 매직 펜을 받아 로또 복권을 사서 그 펜으로 마킹을 하고 1등에 당첨을 하게 됩니다.
한 번에 큰 돈을 받게 된 거죠.
큰 돈이 생겨 행복할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지만 서연이에게는 불행한 일만 생기기 시작했어요.
학교에서 친구들은 서연이를 최로또라고 불렀고 친구들은 돈을 쓸 때만 서연이를 친구인양 대했지요.
집에 돌아오니 엄마는 혜미 언니와 이모가 로또 당첨금 반을 달라고 했다며 줄 생각이 없으면 연락도 하지 말라고 했다는 거예요.
학교의 못된 아이들은 서연이에게 돈을 가져오라고 협박하고 다시 같이 살려고 했던 아빠와도 함께 살 수 없게 되었답니다.
행복하기 위해 받은 큰 돈이 서연이와 가족에게 불행의 씨앗이 되고 말았어요.
 

서연이는 판타지 랜드의 골디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하지요.
골디는 돈의 잘못이 아니라 돈을 사랑하고 쾌락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욕망이 문제라고 하네요.
아빠와 이모와 혜미 언니를 되찾고 싶은 서연이에게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다시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거라 말해줍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번 책의 결말은 조금 아쉬웠어요. 이 책이 갖는 주제의 무거움을 살짝 건드리다 발을 뺀듯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돈이 행복의 전부가 될 수 없다는 것, 돈이 행복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것, 행복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하는 좀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했으면 좋으련만 뭔가 돈이 많이 있으면 친구, 가족 모두를 잃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만 툭 던져놓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지금 무척이나 괴로운 상태였을 서연이가 판타지 랜드에 또 찾아올 거라며, 또 다른 즐거운 모험이 날 기다리고 있겠지? 기대하는 모습은 지금까지 잘 이끌어온 이야기에 김을 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이 주는 즐거움은 누구나 한 번쯤 꿈꾸고 바라는 일들, 지극히 현실적인 소원들이 마법처럼 이루어지고 그것이 가져다주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는 건데요.
10대 소녀의 풋풋한 현실을 느낄 수 있고 그 안에서 주인공과 자신과의 동질감을 느끼며 몰입할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랍니다.
딸아이도 그 부분을 좋아하고 만화 같은 삽화도 마음에 든다고 해요.
가족의 소중함, 진정한 행복, 현명한 소비, 노력 없는 돈이 가져오는 대가, 이 책이 던져주는 주제는 다양한데요.
그 주제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은 독자의 몫이겠지요.
이 책을 덮으며 그 이후에 서연이와 그 주변의 사람들에게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지 궁금증이 더해집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