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겠다, 별똥별 즐거운 동시 여행 시리즈 9
성환희 지음, 성소미.이아람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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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이들이 동시를 많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감정과 느낌과 생각을 글로 다 풀어낸 동화책도 좋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들도 좋지만 짧은 글에서 긴 여운을 느낄 수 있고 표현되지 않은 부분을 자신의 느낌과 생각으로 채워 넣을 수 있는 시라는 장르가 주는 매력을 알았으면 하거든요.
그런데 요즘 아이들 너무 바쁘죠. 시가 주는 긴 여운을 느끼기까지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 싶어요.
만화가 주는 찰나의 짜릿함과 재미를, 동시의 여운과 감동으로 이겨내기는 힘들 거란 생각이 들어요.
그럼에도 꾸준하게 동시집이 나오는 이유는 우리 아이들에게 동시가 주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고 그것을 아는 어른들이 주는 선물이 아닐까 싶네요.
 

 

 도시에서는 별이 잘 안 보이고 시골에서는 많은 별을 볼 수 있다는 그 사실 하나로 어찌 이렇게 예쁜 글이 나올까요?
시골을 좋아해서 달래골 할매집 하늘에 다 모여서 반짝이고 있는 별에게 이렇게 말을 걸 줄 아는 가슴이 몰랑몰랑한 소녀가 내 딸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때로는 교육에 대한 부드러운 질책도 합니다.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를 짧은 글로 말합니다.
잘해서 주는 게 아니라 잘하라고 주는 상하나, 말 한마디가 얼마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지 이 시가 잘 표현하고 있네요.
 


때로는 쿡~ 하고 웃음을 주는 시도 있지요.
정말 몇 줄 안되는 문장임에도 읽는 사람의 폭풍 공감을 불러일으키지요.
 

 

 


 무엇에 의해서가 아니라 별똥별의 꿈이었다고 의지를 넣어주어 표현할 수 있는 것, 종이 가득 빼곡한 문장들로 표현하지 않아도 단 몇 줄로 그려내었어도 그 안에 품은 뜻은 가볍지 않음을 나타낼 수 있는 것, 그것이 시의 묘미가 아닐까 싶네요.
의인화가 주는 공감.. 그것도 좋구요.
 

<그럴 때>는 미소가 지어지는데  슬픈, 그런 시였어요.
 할머니의 까만 얼굴과 꽃을 비유해서 다소 역설적인듯하지만 그래서 더 확실하게 느낌을 잘 표현한 시 같아요.
할머니의 까만 얼굴에 담긴 세월과 고된 노동, 그럼에도 손자 손녀를 사랑하는 마음에 힘들어도 미소가 번지는 할머니의 얼굴은 꽃보다 예쁠 수밖에요.
<고추 따기> 역시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시였어요.
매해 고추 따느라 애쓰셨던 할머니 몸에 남은 건 허리 디스크, 당뇨, 무릎관절~ 어디 그뿐이었겠어요.
고생하신 할머니가 애틋하게 그리워지는, 그리고 그걸 잘 몰랐던 것에 대한 죄스러움이 함께 느껴지는 시였답니다.
 


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는데 책 말미에 각 시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글이 있어서 더 좋았어요.

저도 시집을 챙겨읽는 편은 아니고 아직도 시라는 장르가 어렵게 여겨져요.
그나마 아이들 동시집을 읽으며 시의 재미에 빠지기도 하고 지하철을 기다리다 안전문에 쓰여있는 시 한편을 읽으면서 공감하기도 하는데요.
이 시집의 묘미는 의인화이며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표현한 부분인 것 같아요.
나무든, 별이든 우리에게 보여지는 모습이 아닌 자기의 의지가 있도록 표현한 점이 흥미로웠어요.
시를 읽을 때 느끼는 것은 똑같은 사물을 보고도 누군가는 이렇게 새롭고 신선하게 바라볼 수 있구나 하는 점이에요.
<좋겠다, 별똥별> 역시 그런 발상의 전환이 주는 시각의 다양화가 주는 재미를 맘껏 느낄 수 있는 동시집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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