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병법 - 손주들과 겪는 아픔과 기쁨 즐거운 동시 여행 시리즈 8
박일 지음, 박솔비.박동하.박한결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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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말 조부모 밑에서 크는 아이들이 참 많기는 한가 봅니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 정도이니 말이지요.
다행스럽게도 저는 제 아이들을 제 힘으로 키웠고 아이들의 할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좋은 점도, 나쁜 점도 함께 경험을 할 수 있었는데요.
할아버지 할머니의 조건 없는 사랑을 받는 것도 아이들에겐 좋은 일이지만, 아이들은 엄마 아빠의 품속에서 자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지요.
아이를 제 품에서 키우고 싶지 않은 부모가 어디 있을까요?
하지만 사회적으로 맞벌이가 늘어나고 할아버지 할머니 품에서 키울 수 있는 것도 참 감사한 시대가 된 것 같아요.
<손주 병법>을 읽으면서 지금  이 시대가 이런 책에 대한 공감을 불러올 정도구나 새삼 느꼈답니다.
 

자식들은 다 장성하고 부부 사이는 헛헛해질 나이에 손자 손녀의 탄생은 새로운 기쁨이자 신선한 즐거움이지요.
웃음 잃어가는 할아버지께 웃음을 드리고 삶의 즐거움이 없어진 할머니에겐 기쁨을 드리는 존재이니까요.
자식 키울 때  느꼈던 부담감과 두려움은 사라지고 그저 사랑스럽기만 한 손주들의 재롱에 아마도 할머니 할아버지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지도 모릅니다.
 


시를 읽다 보면 아이의 성장이 그려집니다.
첫울음 울던 아기가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고 공놀이도 하고 이제는 뛰기까지 하지요.
그리고 다섯 살이 되면 개구쟁이 같은 글씨도 쓰지요.
그런 아이의 모습에 할아버지는 마냥 흐뭇하시기만 합니다.
 


이 책의 시는 할아버지 작품이지만 그림들은 세 손자 손녀들의 작품이라고 해요.
그림을 꽤 잘 그리네요.
자신들의 이야기를 쓰신 할아버지의 시에 그림을 그려 넣는 손주라니... 정말 근사하지 않나요?
이 <눈금>이라는 시가 저는 참 좋았어요.
아이들이 참 이쁠 때, 아이들이 크는 걸 막고 싶을 때가 있어요.
더 이상 안 크고 이대로 머물러있었으면 하는 부모의 욕심이겠지만 그런 마음이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 아니겠어요?
눈금을 볼 때마다 그 키였을 시기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 할아버지의 말 없는 사랑법이었겠죠.
 

​손주 녀석들이 시끌시끌하게 있다가 모두 돌아가고 두 노부부만 덩그러니 남은 식탁~
수저 두 벌이 얼마나 쓸쓸하게 느껴지셨을까요?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가족들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셨을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이 먼 훗날 내 모습일 것 같아 코끝이 찡해옵니다.
 

이 글은 손주들의 글이면 참 좋겠다 싶어요.
아마도 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까, 마음이라도 그렇게 먹지 않았을까 믿고 싶은 따뜻한 시였어요.
내리사랑을 듬뿍 받은 아이들이라면 이런 마음을, 이런 고운 생각을 하고도 남았을 거라 믿고 싶네요.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사회적 문제, 꿈에 대한 이야기, 과거 역사 이야기들도 무겁지 않고 담담하게 들려주시고 있어요.
시라는 것이 때로는 긴 설명을 하지 않아도 훅~하고 마음을 칠 때가 있어요.
단어 하나에도 마음이 요동치기도 하지요.
 다양한 주제로 시를 쓰셨지만 그 모든 시들의 종착점에는 사랑하는 손자 손녀들이 있네요.
아이들의 어린 시절의 모습, 사춘기로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그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 대한 이야기도 결국은 사랑하는 손주들에게 남기고픈 것들이니까요.
할아버지의 사랑이 듬뿍 담긴 시들을 읽으며 조건 없는 사랑을 줄 수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존재 자체가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손주 손녀를 열심히 키우시고 계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읽으시면 마음의 위로가 될 것 같고,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 자라는 아이들은 그 넓고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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