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아저씨의 꽃돗자리 즐거운 동화 여행 54
조명숙 지음, 공공이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즐거운 동화 여행 <외계인 아저씨의 꽃돗자리>를 읽었어요.
책 표지에 '강화도 화문석 이야기'라고 적혀 있어서 화문석에 대한 정보 전달에 취중한 책이 아닐까 싶었는데 전혀 그런 느낌이 아니었구요.
오히려 화문석에 대해 좀 더 알고 싶고 강화도에 한 번쯤은 가고 싶어지게 만드는 책이었어요. 그만큼 강화도의 주요 문화재와 환경을 자연스럽게 동화 속에 녹여내어 부담 없이 강화도를 책으로 여행할 수 있도록 해주었답니다.
 

아빠는 세미나 참석 차 외국에 나가시고 엄마와 예지는 여름방학 동안 외갓집에 가있기로 합니다.
자동차 밖으로 펼쳐져 있는 풍경은 상상력 풍부한 예지가 상상 속으로 빠지게 하기에 충분했지요.
제가 살던 시골도 이런 풍경이었기에 그림만으로도 싱그러운 느낌을 주면서 아련하게 추억하게 하네요.
예지는 풍경을 보다가 논에서 자라는 키 큰 풀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되고 엄마는 왕골이라는 한해살이풀이며 그것으로 화문석을 짠다고 말해주셨어요.
화문석이란 말린 왕골 줄기를 여러 가지 색으로 물들인 다음 무늬를 놓으며 짠 꽃돗자리라고 합니다.
제목의 꽃돗자리가 뭘까 했는데 화문석을 꽃돗자리라고 표현한 거였네요.





예지는 외갓집에 와서 한 아저씨를 만나게 되었는데요.
예지의 이름을 지어주신 분이네요.
아저씨는 어릴 적 얼음판에서 놀다가 다쳤는데 가난해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허리가 굽으셨대요. 그런데 예지는 그 아저씨의 모습이 마치 외계인처럼 느껴지고 아저씨의 많은 능력들이 그 혹에서 나온다는 상상이 자꾸만 되었답니다.
아저씨는 퉁소라는 악기도 잘 부시고 화문석 장인이시며 침술 자격증도 있으시니까요.
하지만 아저씨의 아들 석이도 예지를 외계인이라고 부르는데요.
도시에서 온 예지가 시골 생활에 서투른 게 외계인처럼 보일 수 있듯이 나와 다른 능력을 갖고 다른 생각을 하며 살고 계신 아저씨를 예지가 외계인처럼 느낄 수도 있는 거겠지요.
 

 석이가 수영할 줄 아냐고 묻는 질문에 할 수 있다고 답해버린 예지는 방죽에 들어갔다가 그만 빠져나오지 못하고 몸이 점점 바닥으로 가라앉고 말았어요.
다행히 늦지 않게 강미가 예지를 구했고 집에 돌아와 목욕을 한 후 잠이 들었어요.
꿈속에서 예지는 그동안 상상했던 외계인을 만났고 지구를 오염되지 않게 지켜달라는 당부까지 들었지요.
예지는 점점 더 몸이 안 좋아져서 병원 신세를 져야 했지만 석이와 아저씨 덕분에 병원에서의 시간도 추억이 되었지요.
예지에게 뭔가 특별하고 잊지 못할 여름방학이 되었을 것 같아요.
사실 아이를 키우면서 시골에 사는 친인척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참 안타까웠어요.
방학이면 시골로 내려가 서울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경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이 늘 있었거든요.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런 생각이 더 드네요.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강화도의 문화재나 자연환경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합니다.
화문석은 물론이고 고인돌에 대해서도 나오는데요.
역사적 사실을 그냥 동화 속에 녹여 놓은 것이 참 맘에 들더라구요.
얼마 전 강화도로 체험학습을 다녀온 딸아이에게는 이 책은 그때를 떠올리게 해주었답니다.
반딧불이를 처음 본 것은 에버랜드에서 반딧불이 체험을 통해서였어요.
시골서 자랐지만 반딧불이 본 기억은 없었기에 아이들은 물론이고 저 역시 굉장히 신기해하고 놀라웠던 기억이 있는데요. 아이들은 아빠 머리 위에 반딧불이를 올려놓고 재미있어하던 일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답니다.
환경오염으로 점점 사라져가는 작은 생명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느껴볼 수 있었네요
 

 예지가 호랑이 등에 올라타 폭포를 지나고 계곡을 넘어 절벽을 뛰어 올라가는 상상을 하게 했던 아저씨의 호랑이 그림 화문석은 화문석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했답니다.
평생을 고생하며 화문석에 힘을 쏟은 아저씨의 작품은 그만큼 빛이 났겠지요.
예지는 그런 아저씨의 힘이 아저씨 등의 혹에서 나온다는 생각에 살짝 빌려달라고 하네요. 공부 잘해서 상 받고 싶다면서요.
아저씨 입장에서 호기심도 많고 하고 싶은 말은 해야 하는 예지가 참 이뻐 보일 것 같아요.
그 해 여름 방학은 그렇게  끝이 나고 예지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아저씨가 중요무형문화재가 되었다는 소식에 예지도 자신의 꿈을 또 한 번 다짐해 보았답니다. 

책 말미에는 강화도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부록으로 정리되어 있어요.
화문석을 만드는 과정과 화문석 제품들, 그리고 강화도의 고인돌과 매화마름 군락지에 대한 설명도 되어 있구요.
책 속에서 글자 옆에 숫자가 적혀있던 단어들도 사진들과 함께 설명되어 있어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답니다.

강화도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예지가 풀어놓은 이야기들은 강화도라는 곳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던 것 같아요.

몸이 아프신 아저씨를 애처롭고 불편하게 보는 것이 아니라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예지의 모습도 글을 읽는 독자에게 그런 마음을 갖게 하는데 충분했던 것 같아요. 

강화도에 체험을 갔던 딸아이가 자신이 보았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서인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문화재와  자연환경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이 왜 필요한가를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책이라 아이들이 읽어보면 참 좋을 책이랍니다. 아직 강화도로 가족 여행을 한 번도 안 가봤는데 이 책 들고 가보고 싶어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