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이와 마법의 팔찌 - 한예찬 작가의 마법 판타지 동화 즐거운 동화 여행 53
한예찬 지음, 김민혜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소녀들의 감성을 뒤흔들만한 마법 판타지 동화 <서연이와 마법의 팔찌>에요.
동화이면서 그림이 만화 같은 느낌이라 딸아이가 너무 좋아하더라구요.
이 책을 읽고 곧바로 <서연이와 마법 시리즈>를 다 읽고 싶다고 고양이 눈을 하고 저를 쳐다보는 아이를 보니 곧 몇 권 사줘야 할 것 같아요.
저도 이 책을 함께 읽어보니 지금 딸아이 나이에 딱 맞는 주제에다 내용도 여아들의 마음에 꼭 드는 스타일이라 좋아할 만하더라고요.
 

6학년인 서연이는 요즘 화장품에 관심이 많아요.
졸리 걸스에서 산 틴트와 엄마의 화장품을 몰래 발라보다가 엄마한테 걸려서 혼이 나고 말지요.
처음으로 산 틴트도 빼앗기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짜증스러웠지요.
지금 딸아이의 변화를 느끼고 있는 터라 이 책에 공감도 많이 되었네요.
 친구들과 더 가까워지는 시기가 이맘때쯤인 것 같은데 아마도 어른스럽게 행동하고 싶지만 부모님들은 이해를 해주지 않고 친구들은 공감을 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역시나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위로도 받고 화장하고 지우는 방법도 배우는 서연이.. 친구들이 좋을 수 밖에요.

 

서연이는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헤이리 판타지 랜드가 생각났어요.
비가 오고 안개가 끼는 날에만 볼 수 있는 헤이리 판타지 랜드에 가기 위해 학원도 빠진 서연이는 그곳에서 <레이디 월드>라는 공간에 가게 되었어요.
거기서 삐삐 아가씨라는 언니가 머리도 만져주고 메이크업도 해주었지요.
예뻐지기는 했지만 뭔가 어색하게 느껴지던 서연이에게 삐삐 아가씨는 팔찌가 들어있는 조그만 보석 상자를 내밀었는데요.
이 팔찌를 끼면 24살의 아가씨가 되고 팔찌를 빼면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된다고 하네요.
팔찌를 끼고 24살이 되면 어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는 이야기도 덧붙였지요.
 

팔찌를 끼고 아가씨의 삶을 몰래몰래 살게 되는 서연이는 어른이 되면 하고 싶은 것들이 있었어요.
화장도 실컷 하고 예쁜 옷도 다 사 입고 남자친구랑 데이트도 하고 영화도 실컷 보고 싶었지요.
그런데 그런 일들이 팔찌를 끼면 다 가능해졌어요.
특히나 멋진 남자친구도 금세 만나게 되었네요.
남자친구와 놀이공원에 놀러 가기로 한 날, 서연이는 예쁜 옷을 샀고 화장도 예쁘게 했어요.
준수는 그런 서연이를 보고 공주 같다고 했지요.
조금 오글오글하긴 한데 딸아이 나이에 이런 로맨스 읽는 게 재미나기는 하지요.^^
하지만 어른의 삶을 사는 게 만만치 않았던 것은 엄마에게 거짓말을 해야 할 상황들이 많이 생기고 엄마와의 트러블도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결국 화장하고 어른의 옷을 사고했던 일들을 엄마에게 들키고 말아요.
 

 집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엄마와의 약속을 어기고 어른으로 변신한 후에 남자친구를 만났던 서연이는 집에 가서 엄마를 마주하기 두려워 가출을 하고 맙니다.
그리고 숙식이 제공되는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지요.
어른이 되어 행복하고 즐겁기만 할 줄 알았던 서연이가 어른이 된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게 되는데요. 식당에서 손님들 때문에 힘들기도 했고 다정했던 준수에게 일방적인 헤어짐을 통보받기도 했지요.
아이들은 잘 모르죠. 어른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책임질 일들이 많은지 말이죠.
아무리 얘기해줘도 저희 아이들도 지금의 행복을 잘 모르더라구요.

 

설상가상으로 팔찌의 마법이 사라져 팔찌를 빼도 더 이상 6학년의 서연으로 돌아가지 않았어요.
그 사실에 놀란 서연이는 헤이리 판타지 랜드에 가서 삐삐 아가씨를 찾았고 이 사실에 대해 말했지요.
마법의 팔찌를 일주일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마법이 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이제 하네요.
바로 그때 사촌 언니가 전화를 걸어왔고 어른의 모습으로 언니를 만나기로 합니다.
언니에게 어른이 되어 좋기만 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고 맘껏 화장을 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나중엔 귀찮아지기까지 했다고 말했어요. 엄마한테 간섭받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어서 팔찌를 빼지 않은 것이 지금은 너무 후회가 된다며 울음을 쏟아내기도 했어요.
그런데 어린 시절의 소중함을 깨닫고 눈물을 쏟던 서연이의 팔찌가 다시 반짝이며 마법을 되찾았네요. 새로운 깨달음 때문에 흘린 눈물이 하느님을 감동시켰기 때문이래요.
6학년으로 되돌아오자 더 이상 필요 없다고 여긴 팔찌는 삐삐 아가씨에게 돌려주고 판타지 랜드를 빠져나오는 서연이는 스스로 마음이 많이 자랐다고 생각했답니다.

아이들은 지금이 가장 이쁠 때라는 것을 믿지 않아요. 화장을 하지 않아야 더 빛이 난다는 말도 믿지 않지요.
어른들이 이런 말을 해도 못하게 하려는 술수라고만 생각하는데 정말 서연이처럼 어른으로  잠시 살아보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어른이 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속내를 재미있고 신선하게 잘 그려낸 책이었어요.
뭔가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만큼 이야기를 그림을 그려내듯 읽기 수월하게 풀어놓은 것 같아 저 역시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었네요.
역시 판타지는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다 좋아하는 장르 같아요. 꿈꾸던 세상을 상상으로라도 만나볼 수 있으니까요.
서연이가 어떤 어른이 될지 기대가 되면서 또 다른 서연이를 만나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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