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온 우리 엄마 - 동화로 배우는 다문화 이야기 즐거운 동화 여행 52
신동일 지음, 윤문영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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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희 아들반은 총 21명인데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6명이나 된답니다.

사실 다문화 가정이 점점 늘고 있다는 뉴스를 많이 접하고 다문화 가정에 대한 책들이 많이 출간이 되는 걸 보면서 정말 그런가 보다 했는데 이번에 아들반의 친구들을 보면서 더 실감하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참 의아했던 것은 다문화가정 아이들에 대한 염려되는 부분도 많고 겉으로 드러난 문제점도 많은 것처럼 들리는데 아들반 친구들을 보면 여느 아이들과 다름없이 공부하고 잘 지내는 것 같더라구요. 이제 어린 친구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버린 건지, 아니면 저희 아들반의 특별한 케이스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세상은 아직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따뜻한 시선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가문비어린이의 동화로 배우는 다문화 이야기<베트남에서 온 우리 엄마>를 읽으면서 어찌 보면 아주 현실적인 부분도 있고 마지막에 제 예상을 벗어난 결말도 있어서 흥미롭게 읽었답니다.
 

 다문화가정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생활하는 아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었어요.
이 책을 다 읽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보니 자기는 사실 반 친구 누가 다문화 가정 아이인지도 잘 모른다고 하네요.^^
제가 봐도 얼굴만 봐서는 잘 모를 정도긴 해요.
문제없이 잘 지내는 것 같아 안심이 되는 부분이네요.

이 이야기는 초등학교 교장을 지내신 할아버지와  베트남 대사관에서 근무했던 아빠, 그리고 베트남 엄마, 아빠의 첫 부인 사이의 연아 누나, 그리고 엄마의 첫 딸 비 누나, 그리고 준호가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담고 있어요.
보통은 다문화 가정 아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데 이 책은 아빠 엄마가 모두 한국인인 연아와 엄마 아빠가 모두 베트남인인 비, 그리고 베트남과 한국인 사이의 준호의 이야기를 모두 담고 있어요. 서로 자신만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 그 모두의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물론 준호가 중심이 되기는 합니다.
 

아이가 어디서든 행복하길 바라는 것은 어떤 부모든 마찬가지이겠지요.
자신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따돌림당하고 놀림당한다면 엄마는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요?
그리고 그 상황 속에 있는 아이는 또 얼마나 고통스럽고 혼란스럽고 힘들까요?
역시나 준호는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네요.
그런데 연아 누나도 준호를 위로해주지 않고 창피하다며 화를 내는데요. 준호의 일이 가족과 이웃에도 문제를 만들었어요.
학부모회까지 열려 다문화 반을 따로 만들자는 얘기까지 나오는데요. 현실에서도 이런 일들이 꽤나 일어나겠죠?
 

하지만 준호에게도 든든한 편이 되어줄 한 사람이 등장했어요.
바로 음악선생님이세요. 친구들이 튀기라는 말을 쓰자 그 말을 쓰는 것이 잘못된 거라는 것을 알려 주고 담임선생님이 해외연수로 자리를 비우자 준호네 임시 담임선생님이 되어 준호에게 큰 힘이 되어 주셨답니다.
한편 준호는 잘못된 낙서를 한터라 여러 일들이 발생하는데요. 곤란해진 순간에도 선생님은 준호의 편이 되어 주셨답니다.
아무도 내 편이 아니라고 생각될 때 누군가 든든한 내 편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심적으로 힘든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 한 분이 주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이 책을 읽으며 새삼 느끼게 되네요.
 


한국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던 비 누나는 결국 베트남으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하지만 비 누나는 가족의 화합과 학교 안에서의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게 되지요.
비누나의 예쁜 마음으로 학교에서는 서로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다문화 축제를 열기로 합니다. 준호의 엄마도 열심히 참여하지요. 특히 비 누나는 자신이 지은 시를 읽었는데요. 그 시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더라구요.
우리나라에 살고 있지만 그들에게는 그들의 문화가 있는데 그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데 인색한 것 같아요.
 

그래도 오해의 실타래들이 풀려  다문화축제도 무사히 끝나고 마지막 학급 행사로 사과의 날을 진행하기로 합니다.
용서를 구하고 화해하고 싶은 사람에게 사과 편지와 사과를 함께 전하는 건데요. 준호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연아는 가족 모두에게 사과를 하고 친구들도 준호에게 사과를 전했어요. 책 속에서 저 역시 못마땅하게 여겨졌던 엄마들도 커다란 나무를 세우고 사과 모양의 색종이에 사과의 말을 적어 달아놓았답니다.
그리고 반 친구들에게 사과를 하나씩 나누어 주시며 미안해했답니다.
어른들의  잘못된 편견 때문에 아이들도 고스란히 어른의 생각을 받아들이고 그것이 잘못인지도 모르고 행동하는 일이 참 많은데요. 어른들의 변화가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하지만 마지막 생각지 못한 반전이 있었어요.
저는 비가 필리핀으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서 다시 잘 지낼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필리핀으로 돌아가고 마네요.
우리가 좀 더 일찍 비의 마음을 보듬어 주고 타국에서의 외로움을 이해하고 더 많이 사랑해주었다면 비가 마음을 닫고 이곳을 떠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네요.


 다문화 가정 이야기가 이제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내 아이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일상적인 일이 되었는데요.
그래서 다문화 관련 책들도 많이 출간이 되고 있고  몇 권 읽어보면서 다문화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당사자들을 힘들게 하고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어요.
책 속의 아이들은 늘 따돌림과 문화 부적응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그것이 곧 현실이겠지요. 이런 상황들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이런 좋은 책을 통해 아이들의 인식이 조금씩 조금씩 변화하고 그들을 편견 없이 받아들이고 함께 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데 초석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제가 우리 아이반  친구들을  지켜보니 그 아이들도 다소 피부색이 다를 뿐이지 예쁘고 순수한 마음을 그대로 간직한 내 아이 같은 아이일  뿐이었어요.
다문화 아이들이 겪는 현실적인 문제들과 그 문제를 해결해가는 하나의 방법을 제시해 준 

<베트남에서 온 우리 엄마>는 재미와 교훈을 함께 느낄 수 있었던 좋은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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