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로서 제대로 된 조력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끌고 가는 부모가 아니라 마라톤의 페이스메이커 같은
부모가 되어 아이가 달리는 길 옆에 서서 힘을 낼 수 있게 격려하고 옳은 길을 가도록 조언할 수 있는 부모가 되고
싶었죠.
그런데 그게 그리 만만하지는
않더라구요.
열정적으로 돕다 가도 어느 순간엔 니가 해~ 하고 아이에게
다 떠넘겨 버리게 되기도 하고 방법을 몰라 허둥지둥 거리다 포기하기도 일쑤~
두 아이를 10년간 키우면서도 늘 미숙한 부모의 모습이었어요.
아이가 학교에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듯이 부모님들도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은 다
똑같겠지요.
<초등 1~3학년을 위한 열두 달 학습법> 책을
보면서 그런 부모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낸 책이 나왔구나 반가운 마음이 들었답니다.
좋은 부모가 되는 육아서는 많지만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학부모를 위한 책은 드물지 싶어요.
그래서 이
책이 학교에 보내기 시작하면서 여러 부분에 대해 걱정하고 고민 많은 학부모에게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주는 것 같아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이제 막 새내기 학부모가 되신 분들에게는 더 필요한 책이 아닌가
싶네요.
학교에서 어떤 행사가 있고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를 설명하고
있으니 학교생활이 낯선 부모님들에게는 한줄기 빛과 같은 책이 아닐까요?
학교생활을 남보다 잘하기 위해서, 남과 다르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일상적인 학교생활과 학교 과제를 중심으로 아이에게 좀 더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랍니다.
그림일기를 잘 그려서 눈에 띄고 칭찬받게 해주는 책이 아니라
이왕 쓰는 일기라면 아이의 일기에 대한 편협한 사고를 확장 시키고 내가 느낀 감정을 일기로 표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부모님이 가이드 할
수 있는 팁을 알려준답니다.
실제 아이들의 글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다 흐뭇해지더라고요.
아이들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표현법을 조금만
끄집어 낼 수 있다면 일기도 그리 어렵지 않은 과제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4월이면 저희 학교도 과학 상상화 그리기 대회와
발명품 대회를 하는데요.
과학 상상화 그리기는 학생 전부가 참여하는 거라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그렸지만 발명품 대회는 자유롭게 참여하는 터라 한 번도 참여를 안 했어요.
아이가 과학에 관심이 많은 아이도 아니고 저 역시 원하지 않고 어렵게 여기는 아이를 이끌 자신이
없었거든요.
이 책을 보면서 꼭 대회에 참여를 하지 않더라도 이 대회를
주제로 이야기하고 찾아보고 하면서 교과서 밖의 과학에 관심과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교과서나 문제집의 정답 찾기 안에서는 할 수 없었던 과학적
사고를 경험할 수 있도록 과학 상상화나 발명품 대회를 잘 활용하라는 문구가 참 마음에 와 닿았네요.
상 받는 거에 집중하다 보니 정작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었구나
싶어요.
방학 때면 작성하는 체험학습
보고서~
사실 학교에서 필수인 숙제는 아니지만 방학 동안 체험학습
보고서를 작성했는데요.
일기와 별반 다르지 않는 글을 써서 조금
아쉬웠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많이
반성했네요.
뭔가 아이가 새롭게 받아들이고 익숙한 것에서도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도록 부모님이 충분히 유도할 수 있는 부분이었는데 그걸 못하고 있었더라구요.
역시나 아이들의 실제 보고서를 토대로 설명을 하고 있어 이해하기가
쉬웠네요.
의무로 쓰라고만 하니 늘 간단하고 형식적으로 썼었는데 아이의
체험이 아이의 이야기가 되어야 하고 사람들에게 재미있게 전달하는 작업이 된다면 아이도 더 적극적으로 참여를 하겠구나
싶었어요.
역시 평범한 제가 놓치고 있던 부분들이 참
많네요.



아마도 가장 관심도 많고 궁금한 부분이 사교육일
거예요.
아이를 남보다 잘 키우고 싶은 것은 부모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마음일 텐데요.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기 시작하면 그 마음이 더
구체화되면서도 집중적이 되지요.
바로 학교 점수와 등수에
말이죠.
그나마 요즈음은 등수의 의미가 없어지고 심지어 시험도 많이
없어지는 추세이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교육은 그 시장을 넓혀만 가고 있네요.
저는 아이가 4학년, 2학년이 되는 지금까지 학원을 보낸 적이 없어요.
아이가 원하지도 않았지만 저 역시 아직은 사교육에 아이를 맡기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행복한 사교육의 시작'이란 표현이 정말 신선했고
가능하긴 할까 궁금했어요.
역시 이 책이 말하는 사교육의 시작이
달랐어요.
학과 공부를 미리 배우고 시험 성적을 높이기 위한 문제 풀이
학원의 사교육이 아닌 내 아이의 독창성에 집중한, 내 아이만을 위한 맞춤교육을 의미하더라구요.
엄마의 불안으로 시작된 사교육과 정답만을 위한 선행학습에 대한 기준만 바꾸어도 행복한 사교육을 할 수
있다고 하네요.
행복과 불행은 정말 마음가짐의 한 끗 차이
같아요.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도 뭔가 현명한 엄마가 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이왕 일기 쓰는 거 남다르게 썼으면
좋겠고, 이왕 그리는 거 과학 상상화 대회에서 상이라도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을 부정할 수 없는 솔직한
마음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제 편협한 생각에 작은 파문이
시작되는 돌을 던진 것 같아요.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고, 사교육을 안
시키면서도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은 마음에 아이를 더 닦달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은 아주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목표를 주제로 삼아 이야기하고 있지만 결과가 아닌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답니다.
학교에서 하는 과제들을 남보다 잘하고 상을 받을 수
있는 꿀팁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그런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 속에서 아이가 무엇을 느끼고 배우게 할 수 있는지 그것에 중점을 두고
있거든요.
이제 막 학교에 아이를 입학시킨 부모님에게도 물론 의미 있는
책이 되겠지만 저처럼 아이를 어느 정도 키운 부모님에게도 분명 도움이 될만한 책이었어요.
'초등학교 월별 과제를 활용하여 아이의 능력을 키우는 엄마의 비법'이란 표지의 문구 그대로의 내용이
담긴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