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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눈 건이와 요술 거울 ㅣ 두뼘어린이 2
김미애 지음, 권송이 그림 / 꿈초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책 속에서는 정말 상상이상의 일들이 다 일어날 수
있지요. 그리고 책을 읽으면 그 상상 속에 내가 있을 수 있고 상상 속 주인공들도 직접 만날 수 있어요.
책을 읽는 재미는 그런 거 아니겠어요?
그래서 재미있는 책을 만나면 그 안으로 쏙 들어가서 푹 빠지는 아이들을 보면 참
흐뭇해지지요.
꿈꾸는 초승달의 두뼘어린이 시리즈 두번째
이야기<까막눈 건이와 요술 거울>도 아이들을 즐거운 상상 속으로 빠지게 하는 책이랍니다.
글자를 까먹은 건이가 책 속에 있던 요술 거울과 만나 글자를 다시 기억하게 되고 싫어하던 책을 다시
좋아하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는데요.
건이를 통해서 아이들의 진짜 마음도
들여다볼 수 있어 부모님들이 읽어도 참 좋아요.
건이는 받아쓰기도 책읽기도 할 수
없었어요.
글자를 정말로 까먹었거든요.
1학년 때는 전 과목 만점도 받던 건이가 왜 글자를 까먹었을까요? 뒤에 그 이유가 나오는데 참
안타깝더라고요.
아마 건이뿐만 아니라 같은 이유로 책을 멀리하게 된
친구들이 현실에도 많을 거라 생각이 되네요.
우선 저부터
반성모드~~~^^
건이는 우연히 한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었어요.
할아버지 때문에 학원 차도 놓치고 학원도 못 가고 할아버지의
구릿한 냄새가 나는 보따리도 집까지 들어다 드려야 했지요.
그래도
할아버지가 신기한 나무막대 하나를 선물로 주시네요.
처음에는 평범한 나무
막대기로 생각했지만 할아버지가 막대기를 잡아당길 때마다 쑥쑥 늘어났고 나무 끝에서는 반짝거리는 줄이 나왔어요.
자꾸자꾸 늘어나는 낚싯대를 들고 집에 돌아왔는데요.
물론 엄마에게 학원을 빼먹어 혼이 났지만 낚싯대는 건이에게 재미있는 일을 만들어
주었답니다.
낚싯대가 낚아 올린 것은 백설공주 책 속의 요술
거울이었어요.
요술 거울은 책 속으로 다시 넣어달라고 했지만 책벌레들이
글씨를 먹어치워 책 속 세상이 바뀌고 엉망이 되어 책안으로 돌아갈 수가 없는 거였죠.
책벌레들은 어디서 생겨난 걸까요?
요술 거울은 건이가 책을 처박아 두고 보지도 않고 정리도 안 해서 책벌레가 꼬인 거라고
하네요.
물론 그렇게 된 과정에는 엄마의 잘못도 있는
걸로^^
요술 거울은 건이를 따라다니며 곤란하게 만들고는
했어요.
요술 거울 때문에 엄마한테 혼 나서 건이는 요술 거울이 빨리 책
속으로 돌아가길 원했어요.
요술 거울은 건이가 책의 빈 곳을 채워줘야
돌아갈 수 있다고 했는데, 문제는 건이가 글을 모른다는 것이지요.
요술 거울은 건이가 받아쓰기에서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고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도와주었어요.
그러자 건이도
마음을 열고 요술 거울이 책 속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돕기로 합니다.
먼저
책을 탈탈 털어 책 벌레를 털어내고 책벌레가 먹어치운 글자들을 메우기로 하는데요.
글자를 잊어버린 건이는 요술 거울이 알려주는 대로 글씨를 쓰기
시작합니다.
건이는 거울이 한번 써준 글자는 잊어버리지
않았어요.
마치 처음 글자를 배우는 것처럼 신나고
재미있었죠.
덩달아 이야기에도 푹 빠지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제 혼자서도 글을 읽을 수 있게
되었지요.
건이는 책에 빠진 글자를 모두 채워 넣었고 요술 거울은
아쉬움을 남기고 책 속으로 사라졌어요.
이제 글을 읽을 수 있게 된 건이는 그동안 엄마가 써서
냉장고에 붙여놓았던 쪽지들을 읽어봅니다.
글을 읽지 못했고 엄마에게 화가
나서 그냥 버렸던 쪽지들이었어요.
쪽지들을 읽으면서 엄마의 마음도 알게
되어 기분도 좋아진 건이에요.
어느 겨울날, 대청소하다 다시 만난 낚싯대를 보고
건이는 지난봄의 기억이 떠올랐어요.
그리고 낚싯대를 휘둘러 요술 거울을
낚았네요.^^
둘 사이에 또 즐거운 일들이
일어나겠지요?^^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엄마인 제가 많이 반성을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아이들이 크면서 점점 아이의 학업에 도움이 되는 책들을
먼저 권하게 되고, 그런 책을 많이 읽어주기를 은근히 바랬던 것 같아요.
책이 주는 단순한 즐거움을 아이가 느끼는 것보다는 책을
통해 많은 지식을 쌓기를 바라면서 그런 책들을 사주게 되고 읽게 했던 것이 아이에게 책을 읽는 즐거움을 빼앗는 거라고는 생각
못했거든요.
이 책에서 건이의 엄마가 늘 책 선물만 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는 책만 읽게 했기에 건이가 책도 글자도 다 싫다고 하면서 글자도 까먹고 좋아하는 이야기도 잊어버리게 되는데요.
좋아하는 책을 읽으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건이에게 과연
어떤 책이 더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책을 읽는 것에 목적을 두기 시작하면 그것이 책을
읽는 즐거움을 빼앗는 첫걸음 같아요.
아이가 책을 좋아하고 읽기를 바라면서 오히려 아이가 책을
싫어하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